유난히 겨울을 좋아하는 내게 바다는 늘 가장 좋은 벗이자 피사체가 된다.

백사장에 밀려드는 파도를 보고 있자면 세상사 번거로움이 참 하찮게 느껴진다.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은 존재일 뿐인데...

이번 겨울에도 어딘가의 바다로 떠나야 할 것 같다.

Nikon F3hp, MF 105mm f/1.8, RDP III,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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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님 요청에 오랜만에 인사동 폴더를 뒤적여봤습니다.

이 가게가 아직도 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늦은 밤 이곳에서 느꼈던 감정은 제법 정감어린 것이이서 올려봅니다.

역시 필름은 아스티아로 보편적인 슬라이드와는 색감이 사뭇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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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real City,
under the brown fog of a winter dawn,
a crowd flowed over London Bridge, so many
I had not thoght death had undone so many


T.S 엘리엇의 황무지 중 60행부터 63행까지다.

문득 바쁜 일상 중에 발걸음을 멈추고 거리를 바라보면 이제까지 느낄 수 없었던 공허함이

내 주위를 가득 메운다. 거리, 흔적, 사람들이 만들고간 궤적

테두리조차 선명하지 않은 인간군상들의 모습 속에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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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새로 생긴 습관이 있다. 바로 달리기다. 본격적으로 몸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운동은 꾸준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집 근처의 트랙을 달리기 시작했다.

트랙은 400미터 타원형인데 처음 달리기 시작한 곳에서 한 바퀴를 돌면 애초의 자리로 돌아온다. 문득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인데 무슨 이유로 이 반복적인 달리기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같은 트랙이라고 해도 한발한발 내딛는 순간순간은 전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뜻 보기에는 같은 자리에서 출발해 결국은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매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순간인 셈이다.

이제까지는 나는 반복적인 일상에 회의를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 반복적인 일상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다른 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제사 깨달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단 1초를 살아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돌아온 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Contax Aria, Distagon 35mm f/2.8, Ilford XP2,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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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정리하러 떠난 여행은 오히려 잊혀져가던 기억을 또렷하게 되살아나게 했다.

사실 정리라는 것 자체가 이미 모순된 일이지 싶다. 내가 무슨 권리로 추억을 함부로 지울 수 있을까...

비 내리는 바다 먼 곳을 바라보며 답을 찾아보았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울림뿐..

결국 모든 것은 나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을 뿐이다.

기억은 또렷하게 되살아났지만 그 때 그 시간과 공간 속을 함께 하던 사람은 이제 없다.

만질 수 없는 데 느낄 수 없는 데 바라볼 수 없는 데도..

기억만이 또렷하다는 것은 참 견디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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