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려운 시기에.." 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은 것 같다. 3포니 5포니 해서 이 땅의 남녀가 결혼은 그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로 생각하게 된 요즘. 다른 이유없이 오직 서로에 대한 마음만으로 한 가정을 만들게 됐다. 어려서부터 내 꿈이랄까.. 항상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던 것은 내 가정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세파에 시달리는 동안 절실하게 느껴왔다.

그리고 지금 길 위에서 만나 길을 함께 걷던 이와 남은 생을 또 같이 걸어가게 되었다. 우리 둘을 이어지게 해 준 곳이 이 블로그이고 이 블로그를 통해 인연이 된 장소에서 우리 둘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서로의 마음 속에서 그려 본다.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경제적인 것이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이 요즘의 풍조지만 우리 둘에게는 그저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 간의 관계의 시작이자 끝은 '나눔'이 아닐까. 도란도란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다면 세상살이야 다 고만고만한 것 아닐까.

우리는 서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가장 가까이 있어주었다. 이거면 된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힘들 때 그리고 가장 기쁠 때 곁에서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으면 된다. 삶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일도 아니고 삶을 너무 쉽게 생각할 일도 아니다. 그저 두 사람이 충실되게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세상과 맞서 나가면 되는 것. 

그녀를 알게된 지 햇수로 4년이 되었고 연애를 시작한 지 만 1년이 되었고 앞으로 살아온 날들보다 더 많은 날들을 함께 하게 되었다.


봄이 오는 소식은 입춘대길이 붙어 있는 몇몇 대문을 지나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24절기가 지난 것만으로 '봄'을 단정짓기에는 이른 요즘이다. 행여 봄을 알려주는 다른 소식이라도 있을까 싶어 우체통을 들여다보지만 되려 지난 겨울의 흔적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손사래를 치게 된다. 계절만 놓고 보자면 내게는 봄보다는 겨울이 더 애착이 가는 계절이지만 봄은 그 어정쩡한 날씨와 분위기를 잊게해 줄 '시작'이라는 의미가 강한 까닭에 그 계절을 기다리는 마음 또한 없지는 않다.

이젠 주변에서 우체통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워졌는데 이런 모양으로 우체통을 재활용하고 있으니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면에서는 칭찬해줄 만하지만 왠지 모를 어색함은 좀처럼 감추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북한산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은 내게는 여러가지 인연이 많은 길인데 혼자 한 번을 걷고 아내가 될 이와 한 번을 걷고 오늘 또 한 번을 걷는다. 길이 있어 걷는다는 의미 이상의 의미. 이 길이 내게 주는 각별함은 그런 것이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서 아직 태양의 열기가 땅을 다 녹이지 못하는 시간인 까닭에 난간 그림자가 걸쳐진 곳에는 지난 새벽의 서리가 그대로 남아 아직 겨울이 건재함을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 겨울이 이제 끝물에 접어 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듯 완전한 끝과 완전한 시작이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끝이 동시에 시작이고 시작이 동시에 끝인 경우가 우리네 삶 전체를 이끈다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지 않을까. 그 자연스러운 흐름. 이어짐 속을 걷는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일이다.

이 '위험' 표지판은 누가 누구에게 경고를 하는 것일까? 사람에게 머리가 부딪히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것일까. 나무에게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는 것일까? 이해의 시작은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것이다. 내게 던지는 중요한 말이기도 하다. 가끔 내 기분에 취해 나를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는 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겨울은 아직 이렇게 산의 곳곳에 남아있다. 눈의 흔적을 서울에서 찾기는 이제는 어려워진 탓에 이 정도의 서리라도 반가운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올 겨울에는 눈 위를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걸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본격적인 봄이 오기 전에 춘설이라도 내려주기를 바라지만 속절없는 일기예보는 비소식만을 전하고 있으니 다음 계절을 기약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낮이 가까워오니 완연한 봄날씨다. 입고 간 겉옷은 이미 배낭에 넣었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죽 뻗은 길을 걷는다. 길이란 참 묘한 것이어서 정해진 틀을 따라 가야하는 상황에서도 늘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길을 벗어난 다른 길은 어떨까 라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도 없지는 않지만 이미 만들어진 길만을 걷기에도 인생은 짧다.

참 오랜만에 여유롭게 돌아본 북한산둘레길이다. 모처럼 새벽같이 일어나 짐을 꾸리고 집을 나섰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면서 제대로 걸을 시간이 없었는데도 다시 찾은 길은 여전히 예전의 모습을 하고 돌아온 나를 반겨주었다. 자연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이 아닐까 싶다. 언제고 돌아가 그 품에 안길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인간의 이기심때문에 그 자연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말이다.

오늘 걸음은 오랜 친구와 함께 했다. 한 때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 했던 사진. 그리고 그 사진을 만들어주었던 카메라. 아마도 그 기억때문에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무겁기만한 이 녀석을 손에서 놓지 못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사람이 두 눈을 뜨고 바라보는 세상과 가장 비슷하다는 35mm 렌즈... 두 친구 덕에 좀 더 행복했던 걸음이었다. 


Nikon D700, AF 35mm f/2.0D, iPhone 5S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역시 '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모아온 내 사진들은 눈풍경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편 생각해보면 겨울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눈'을 좋아하기 때문에 겨울이라는 계절에 좀 더 애착을 갖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번 겨울에는 눈을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물론 작년 초겨울 지리산행에서 눈 덮인 산의 장관을 미리 보기도 했고 눈보라에 몸조차 가누기 힘든 한라산 정상에 올라 원없이 눈 속에 파묻히기도 했지만 역시나 눈에 대한 갈증은 좀처럼 가시지를 않는다.

그리고 벌써 해가 바뀌어 1월인데 여전히 눈 소식은 없다. 물론 눈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서 아쉬움이 맴도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요즘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상청 예보를 들여다봐도 달라진 것은 없고 이렇게 1월이 지나고 나면 곧 입춘인데 괜시리 조바심마저 나는 걸 보면 어지간히 눈 내리는 풍경에 대한 그리움이 큰 모양이다.


구두 밑창이 가로로 죽 갈라졌다. 두 번째다. 5년만에 밑창이 두 번이나 갈라졌으니 열심히 구두를 신고 다닌 까닭이리라. 밑창은 더 이상 쓸 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그래도 가죽은 멀쩡하니 매장으로 가 수리를 부탁했다. 점원은 한참 구두를 들여다보더니 밑창을 교체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고 더 이상은 불가능하단다. 비용이 5만 원이 드니 잘 생각해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고보니 일전에 밑창을 교체한 비용까지 하면 조금 더 보태어 구두 한 켤레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나는 수리를 맡겼다. 새 구두를 신어보고 싶은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익숙한 것을 쉽게 버릴 수 없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주일에 지나 내 손에 들어온 구두는 밑창이 이렇게 변해있었다. 겨울에 대비하라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정든 녀석을 되살렸으니 그것으로 됐다. 이번 밑창마저 갈라져버리면 그때는 정말 이 녀석과 이별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동네 구두방에서 뭔가 조치가 가능할 수도 있기를 바래본다.

우리네 구두는 보통 폴리우레탄으로 만들어진 밑창을 쓰는데 이 소재는 잘 쓰면 3년 그렇지 않으면 2년이면 수명이 다 한단다. 다른 소재를 쓴다면 좀 더 버틸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물어보니 그런 것은 없다고 한다. 아쉬운 부분이다. 

언젠가부터 주변에 오래 두고 진득하니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좋은 녀석을 하나 장만해 10년 아니 그 이상을 곁에 두고 마치 내 몸의 일부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말이다. 

가만히 내가 가진 것들을 뒤젹여보니 9년이 넘은 카메라가방과 8년이 조금 넘은 시계가 그나마 오래된 것이고 어지간한 것들은 비교적 최근의 물건이다. 일상의 진득함을 물건에서 찾는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낡고 손때 묻은 물건에 남아있는 한 사람의 삶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는 분명 아쉬운 일이다.

항상 내 곁에서 내가 무슨 일이라도 하려할 때 가장 먼저 내 손에 들려지는 그런 물건은 이미 나 자신의 일부와도 같은 존재다. 그리고 그런 물건들은 세상의 경제적인 가치로 측정할 수 없는 그런 존재다. 가능하면 그런 물건들을 많이 남기고 싶은데 무소유와는 거리가 먼 이런 생각이 드는 걸보면 나도 한참 멀었구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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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행을 준비는 꾸준히 해왔지만 오늘 걸음이 올겨울의 첫 눈꽃산행이 될 줄은 몰랐다. 밤 사이 눈이 내렸다는 소식에 대수롭지 않게 '아이젠만 챙겨 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나선 길이었는데 산은 이미 눈으로 가득 덮여 있었다. 그동안 작은 산들은 여러 곳을 다녔지만 큰 산은 오랜만이었기에 느낌이 남달랐고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포근했던 겨울 지리산행이었다.


지리산. 3개의 도에 걸쳐있고 백두대간의 종착점인 우리나라 명산 중의 한 곳이다. 우리가 택한 길은 백무동에서 출발해 한신계곡을 따라 올라가 세석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길이었다. 


백무동에서 거리만으로 볼 때는 천왕봉까지 큰 무리없이 다다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산행을 시작하고 나니 만만한 길이 아니었다. 


동서울터미날과 백무동터미날을 잇는 버스 시간표다. 17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산불방지기간으로 세석대피소가 한 달간 문을 닫기 때문에 백무동쪽으로 산행은 불가능하다. 원래 세석대피소의 폐쇄는 15일부터였는데 어쩐 일인지 이틀이 연장되었고 덕분에 계곡 풍광이 좋은 길로 오를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었다.


세석길의 시작. 산 아래에는 눈의 흔적을 볼 수 없었고 오히려 늦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지리산은 소위 '큰 산'이다. 이런저런 경로로 해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크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말 겸손하게 많은 준비를 해야 산 자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턱대고 덤벼들어서는 산은 쉽게 길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석과 장터목 갈림길. 이곳에서 우리는 세석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 들었는데 천천히 걸으며 주변의 경치들을 즐기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저무는 가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왼쪽 길로 가면 마치 설악산의 오색약수길을 연상시키는 계단길을 만나게 되는데(물론 오색의 계단에는 미치지 못 한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등산보다는 하산 루트로 권해본다. 


그리고 도착한 세석대피소. 군데군데 녹지 않은 눈의 흔적들이 보인다. 입산통제가 이틀 연장됐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까닭인지 이날 대피소에 머문 사람은 우리 두 명과 남성 등산객 두 명 이렇게 4명이 전부였다. 대피소가 이렇게 텅텅 비는 경우도 있나 싶었고 덕분에 여유있게 쉴 수 있겠다 했는데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우렁찬 코고는 소리가 온 방에 울려퍼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세석을 벗어나 조금 걸으면 이제 사방이 눈밭이다. 한겨울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풍경들이 사방에 가득 했다. 눈이 온전히 자리잡기 전이어서 굳이 아이젠이 없어도 그럭저럭 다닐만하긴 했지만 오늘 이후로 이곳을 찾는다면 아이젠은 초반부터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세석에서 장터목에 이르는 길은 풍광이 참 멋드러졌다. 1박 장소를 바로 장터목으로 잡지 않고 세석으로 잡은 것도 이 경치를 놓치기 아깝다는 그녀의 판단이었고 덕분에 이른 설산의 풍경을 온몸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멀리 촛대봉이 보이고 풍경을 만끽하는 등산객의 모습이 보인다. 11월 중순에 이런 눈밭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얼마 안 있으면 사방이 눈으로 덮일 날이 오겠지만 시간을 앞서 이런 풍경 속에 빠져보는 것도 꽤 매력적인 경험이 아닐까 싶다. 세석에서 장터목에 이르는 길은 역시나 사람이 많지 않았다.


지리산의 매력은 무엇보다 마치 벨벳을 늘어놓은 듯 산자락이 겹겹이 펼쳐져 있는 이런 모습이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산자락이 이어지고 또 이어져 장관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진으로 담아내기에 풍경이 워낙 압도적인 것이냐 사진 실력이 부족한 것이냐면 당연 후자일테지만 한참을 서서 바라보던 이 풍경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산행 내내 남아있었다.


멀리 보이는 낮은 봉우리들은 눈이 녹아 가을산이지만 내쪽으로 가까워질 수록 봉우리들이 높아지면서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겨울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이 모습은 요즘이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다. 여름을 뺀 3개의 계절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아래에서부터 위로 변화하는 그래프처럼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눈 사이사이로 때이른 눈에 놀란 푸른 잎새들이 보인다. 한겨울이 오면 이 약간의 푸름마저 사라져버릴텐데 참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녀는 오늘 날씨가 도왔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 생각해보니 초입부터 장터목에 이르기까지 쨍한 날씨였고 능선길에서 마주하는 바람도 그리 강하지 않아 경치를 진득히 감상할 수 있었으니 운이 좋았다기보다는 산이 도와주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한발한발 내딛는 걸음마다 눈 밟는 소리가 조용한 겨울산에 잔잔하게 퍼진다. 오고가는 이들이 거의 없으니 정말 여유를 가지고 산의 면면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갑자기 내린 눈에도 이런 멋진 설경이 펼쳐지니 정말 제대로 눈이 내린다면 이 풍경이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라는 기대도 한껏 해 본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여기도 이른 눈에 놀란 나무들이 보인다. 몇몇은 내린 눈을 그대로 받아들여 눈꽃을 피우고 있고 몇몇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내린 눈을 털어내 원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계절과 또 하나의 계절이 맞물리며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이라는 존재를 볼 수 있게 해 주고 있었다.


문명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온전히 생존본능만 가지고 버텨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함께 하는 이가 있어 힘겨움보다는 따뜻함으로 지낼 수 있었던 이틀이 아니었나 싶다. 지리산 초행인 나를 챙겨가며 열심히 걸어준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장터목 대피소에 다다르니 이제야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취사장을 가득 메운 산객들. 무엇이 이들이 이 높은 곳까지 사서 고생을 하며 오르도록 만들었을까. 산의 부름. 그 이상의 다른 대답은 생각나지 않았다. 몸 어느 한 구석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의 고통을 감내하며 산을 오르는 것은 그 부름을 들은 사람의 몫이다.


Panasonic L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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