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역시 '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모아온 내 사진들은 눈풍경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편 생각해보면 겨울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눈'을 좋아하기 때문에 겨울이라는 계절에 좀 더 애착을 갖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번 겨울에는 눈을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물론 작년 초겨울 지리산행에서 눈 덮인 산의 장관을 미리 보기도 했고 눈보라에 몸조차 가누기 힘든 한라산 정상에 올라 원없이 눈 속에 파묻히기도 했지만 역시나 눈에 대한 갈증은 좀처럼 가시지를 않는다.

그리고 벌써 해가 바뀌어 1월인데 여전히 눈 소식은 없다. 물론 눈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서 아쉬움이 맴도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요즘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상청 예보를 들여다봐도 달라진 것은 없고 이렇게 1월이 지나고 나면 곧 입춘인데 괜시리 조바심마저 나는 걸 보면 어지간히 눈 내리는 풍경에 대한 그리움이 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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