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삶은 아주 작은 점으로 표상화될 뿐이다. 여기저기 치이고 아웅다웅하는 모습들이 그저 작은 점들의 부딪힘으로 비출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네들의 삶은 그 점에 집중되어 있어 보다 큰 의미를 찾지 못하곤 한다..


한 걸음만...한 걸음만 물러서서 바라보면 될 것을 오히려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진실을 발견하셨습니까?


D300, AF-S 17-5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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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날의 그 순간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오기 마련인데 때로는 나만의 감정이 아닌 다른 이의 감정도 이입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물론 그와 충분한 교감이 이루어져 있다면 말이다. 이렇게 사진이라는 작업은 혼자만의 작업이기도 하면서 종종 함께 나누는 작업이 되기도 하는데 그점에서 역시 매력적이라고 할까..

Nikon D300, AF-S 17-5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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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가면 무인카페인 "5월의 꽃"이 있습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아마 일전에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마 주말이라면 자리가 없어서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도 상의 위치는 여기가 되겠습니다. 주소가 자세히 나와있으니 네비게이션에 살짝 찍으시면 됩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내려간 주인장께서 2년을 준비해 오픈한 곳입니다. 참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이곳을 만들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싶기도 합니다. 입구 쪽에 요금함이 있으니 성의껏 내시면 됩니다.



어지간한 카페 못지 않게 분위기도 좋고 각종 마실거리와 과자도 있습니다. 당연히 자기가 마신 식기는 알아서 설거지를 해야 하지요. 공간이 아주 넓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동행과 함께 방문했다면 주변의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이야기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싶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웬 아줌마 부대가 거의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회사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좀 어수선했었네요.





4박 5일은 제주를 다 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물론 관광지 위주로 다닌다면 적당할 수도 있겠지만 관광지도에 나오지 않는 제주 그 자체를 느끼려면 적어도 한 달 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SLR로 찍은 사진은 일단 라이트룸에 넣어두었는데 시간이 나면 슬슬 편집을 해볼 예정이고 핸드폰으로 짧게 남긴 스케치를 먼저 적어본다.

아시아나 에어버스. 이 녀석은 유독 작아서 시골 버스 수준이었다. 비행누님은 두 분.


마라도로 건너가기 전의 대합실. 저 입구의 문은 좌우로 열어야 한다. 당기면 안 열린다.


4박 5일동안 고생한 포르테. 강판이 말 그대로 종이 수준이었던 것이 아쉬웠던 점


마라도로 가기 전 항구의 모습


대한민국 국가기준점의 하나인 마라도


대한민국 최남단 편의점. GS25..무엇이건 마라도에 있으면 대한민국 최남단이다.


마라도 왕복에 이용했던 모슬포 호. 새우깡을 노리는 갈매기와의 한 판.


역시나 맑은 마라도 해안의 바다








나는 아직 지리산에 가본 적이 없다. 애초에 산행이라는 것을 그렇게 즐기지 않는데, 아마도 군 시절 산악 구보를 통해 지겨우리만큼 산을 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수 많은 산행 서적이 나와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이혜영의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일단 제목부터 눈에 들어온다.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둘레를 걷는다'는 것이 제법 신선해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손에 드니 제법 묵직하다. 사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인쇄 품질을 고려해 종이를 쓰다보니 책이 무거워진 것 같다. 몇 장을 들춰보니 흔히 볼 수 있는 여행 서적과 다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마치 오래 전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같은 느낌이랄까 글씨들이 빼곡하게 지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니 여행 서적이면 좀 여유있게 편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읽어보기로 했고 얼마 후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월간지와 일간지 기자를 거친 까닭인지 문체가 참 정갈하다. 반면 한편에서 생각하면 어디 빈틈을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어 독자는 저자의 생각에 푹 빠져들어갈 수밖에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문학 전공자답게 유려한 문체와 맛깔스러운 문장을 적어 가면서도 기자의 직업 정신이 몸에 익숙해서인지 배경 자료(지리, 설화, 교통편 등)가 제법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보통 요즘의 여행서들이 시각적인 데에 치중하거나 젊은 독자들을 끌기 위해 다소 파격적인 내용의 글을 적어나가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정통 여행 서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통 여행 서적은 다분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 지루함을 해소시키는 것은 온전히 저자의 필력에 달려 있는데 이혜영 씨는 그런 면에서 작가의 자질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어떤 지역을 안내하는 여행 도우미라는 느낌보다는 저자가 직접 그 길을 걷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저자의 느낌을 가감없이 적어 내려간 기행문에 가까운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요즘은 오히려 이런 류의 책이 보다 독자들의 마음에 와 닿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분명히 여행 서적을 보기는 했는 데 책을 덮고 나면 뭘 읽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책들이 쏟아지는 요즘이니 말이다.

저자는 한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포인트' 장소를 지정해 그곳에 가보기를 권하고 있다. 아마도 저자 자신이 느꼈건 그 감정을 독자들과 공유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왜 지리산을 찾아 그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둘레길을 걸었을까? 저자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주변과의 넉넉한 교감을 권장하는,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지리산길 걷기는 여행자와 여행자의 관계를 평등하게 조작했다."는 점이 아닐까.

산을 오르면 누군가는 위에 있고 누군가는 아래에 있지만 길을 걸으면 우리는 늘 같은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신선한 책을 읽었다. 이헤영 작가의 감각을 다른 책을 통해 또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책 뒷 장에 고이 담겨 있는 손수건은 저자의 유쾌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같다. 땀을 흘리며 자기가 걸어본 길을 똑같이 걸어보라고 그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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