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달리기를 시작하고나니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안 하고 살았는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에는 제법 힘이 많이 들었다. 요즘에는 그나마 조금씩 적응이 되어 가는지 체력도 나아지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동네에는 운동장이랄까..아무튼 제법 잘 관리된 육상 트랙과 운동 기구 그리고 산책로가 있는 공원이 있는데 그나마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운동을 하다보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트랙을 거꾸로 달린다
이분들은 일단 특징이 제법 운동을 하기 위한 복장도 잘 갖추고 있어 하루이틀 나온 분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분명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게 되어 있는 트랙을 거꾸로 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과 계속 얼굴을 마주치게 되는데 왜 거꾸로 달리는지 도통 이해가 안 간다. 문제는 이분들은 눈이 마주치면 밝게 웃는다는 점인데 힘들어 죽겠는데 같이 웃어주기는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진한 화장에 선글라스
대부분 가벼운 체육복 차림인 것이 보통인데 간혹 옆에만 가도 제법 강한 향이 나는 진한 화장을 한 분들이 있다. 이분들의 특징은 또 진한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는 점인데 운동 시간이 보통 아침인만큼 그렇게 강한 햇빛도 없음에도 뭐랄까 멋을 내러 운동장에 나온 것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이분들은 대개 걷기 운동만 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비슷한 부류로 정장 비슷한 차림으로 운동하러 오는 남자분들도 있다. 진한 화장과 만나기 위해 온 것인지 알 길은 없다.

트랙에 각종 오물을
트랙을 달리다보면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인데 굳이 트랙에 침을 뱉는 분들이 있다. 결국 고스란히 다른 이들이 그것을 밟게 되는데 이건 근본적인 가정 교육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데..이미 장년들이니 고치기는 틀렸다. 이보다 더 한 것은 한 손으로 한 쪽 코를 막고 시원하게 푸는 분들...집에서도 그럴까

운동은 무슨
분명 운동복 차림인데 벤티나 정자에 앉아 담배만 줄창 피다가 사라지는 분들. 동네 친목을 다지기 위해 나온 것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트랙을 달리거나 운동을 하다보면 담배연기는 진짜 고통스러운 부분 중의 하나다. 나 역시 담배를 피긴 하지만 운동장에서는 자제를 해야하지 않을까

친애하는 동민 여러분
끝으로 운동장이 제법 크다보니 각종 행사가 빈번한데 특히 유치원 행사가 많다. 얼마 전에는 유치원 사생 대회가 있었는데 유치원 아이들을 앞에 앉혀두고 무슨 모임 회장 소개부터 시작해서 후원회 회장 등등 이름도 생각이 안 나는 각종 조직의 장들을 거창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벌써 유세를 하는 것인지..이분들의 특징은 소개가 끝나면 잠시 머물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시작하기  (0) 2008.11.26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나다  (0) 2008.11.24
살림하기  (4) 2008.11.10
사진으로 말하는 사랑 스타일  (4) 2008.11.02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4) 2008.11.01
어머니가 3박 4일간 나들이(?)를 가시면서 집안 일을 전담하게 됐다. 가끔 반나절 정도 자리를 비우셨을 때는 집안 일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거나 번잡하다거나 하지 않았는데 온전히 하루의 집안 일을 다 해보니 이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노령으로 기력이 쇠한 강아지 관리가 가장 신경이 쓰이는데 밥을 억지로 입에 밀어넣어줘야 하는 탓에 아침내내 개와 씨름을 했다. 개 입장에서는 늘 밥 주던 어머니가 아니고 왠 녀석이 자기 입을 벌리고 밥을 밀어넣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고 내 입장에서도 싫다고 버티는 녀석에게 밥을 먹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대충 오전 설거지를 마치고 나면 벌써 점심시간이다. 점심이야 식구들이 없으니 강아지 간식거리 하나 먹이고 밀린 빨래를 한다. 딸랑 네 식구인데 빨래거리가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세제조절도 해야하고 빨래 종류별 세탁도 해야 하니 이것도 제법 만만치가 않다. 세탁이 종료되었다고 울어대서 가 보니 빨래들이 물에 둥둥 떠 있는 경우는 대체 무엇인지..

이래저래 난리를 겪고 집안 청소를 시작하면 이게 또 끝이 없다. 제법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청소도 하고 가구재배치도 한 것 같은데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강아지는 간식달라 화장실 간다 재촉하니 그냥 청소기에 매달고 집안 청소를 한다. 그러면 어느 새 오후 느즈막..

슬슬 식구들이 돌아올테니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데 밥은 할 줄 알아도 반찬이 문제다. 결국 어제는 포기하고 피자를 시켰는데 오늘이 문제다. 동생은 알아서 먹고 들어오라고 하면 되고 깐깐한 아버지 식사가 문젠데..

아무튼 살림이라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집안 일 하랴 직장 다니랴 하는 요즘 아내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말에 퍼져서 TV앞에 앉아 있는 남편이 미워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나다  (0) 2008.11.24
아침 운동 유감  (4) 2008.11.17
사진으로 말하는 사랑 스타일  (4) 2008.11.02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4) 2008.11.01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하자  (2) 2008.10.31

Fallen angel님 블로그를 보다가 재미있는 것이 있어서 한 번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사진을 몇 가지 고르면 그에 맞는 사랑 스타일과 작가를 찾아준다는 것인데 사실 짧은 테스트인지라 신뢰도 100%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재미는 있는 것 같네요

올림푸스 뮤 - 사진으로 말하는 당신의 사랑 스타일은?


제 성향은 어딜 가도 변하는 게 없네요.....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사랑.. 그렇겠죠..내 여자에게는 따뜻할테니..

다만 추천 카메라는 왠지 안 맞는 듯 하군요..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운동 유감  (4) 2008.11.17
살림하기  (4) 2008.11.10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4) 2008.11.01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하자  (2) 2008.10.31
한 3일 정도 떠나봅니다  (4) 2008.10.28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아는 친구가 이 말을 하기에 무슨 소리인가 물어보니 조석의 '마음의 소리'에 나오는 문구란다.

표현이 재밌다고 하기보다는 참 마음에 와 닿는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이 어떤들... 내 여자에게는 따뜻할 수 있는 남자.. 그런 남자면 되는 것이 아닐까..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림하기  (4) 2008.11.10
사진으로 말하는 사랑 스타일  (4) 2008.11.02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하자  (2) 2008.10.31
한 3일 정도 떠나봅니다  (4) 2008.10.28
인생의 반전점을 찾아  (2) 2008.10.27
언제 어디서고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해야한다.


나는 아직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외자로 된 이름인지 두글자로 된 이름인지조차 나는 알지못한다.

나는 아직 그녀의 얼굴을 모른다. 이미 어디선가 스치듯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가끔 길을 걷다 문득 눈이 마주쳐 한참을 서로 바라보다 지나갔던 이가 그녀일지도 모른다.

장난스런 농담에 살짝 두볼을 붉히며 돌아서는 그 얼굴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나는 아직 그녀의 눈빛을 모른다. 흩어진 앞머리결 사이로 살짝 비치곤 하는 눈망울을 본 적이 없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 미간을 찌뿌린 채 먼 하늘을 응시하는 그녀의 눈빛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심각한 표정으로 때로는 새침한 표정으로 있다가도 내 말에 살짝 눈웃음 짓는 그 눈가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나는 아직 그녀의 따스함을 모른다. 무척이나 쌀쌀하던 어느 겨울 내 주머니에 가득 들어있는 그녀의 체온을 아직 알지 못 한다.

일상에 지치고 삶에 노곤해질 때 내 어깨를 꼭 안아주는 그녀의 품을 나는 알지 못 한다.


언제 어디서고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해야한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그녀이지만 언제라도 내 앞에 그녀가 서 있을 때

한눈에 그녀가 내가 이제껏 찾아 다니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