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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은 비 오는 날이 제격이다. 무언가 아스라한 그러면서도 고독한 이미지는 흑백이 아니면 좀처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때로는 흑백 자체가 주는 인상이 너무 강해 이미지 전체의 분위기를 무겁게 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구도나 노출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사진은 훨씬 우울한 분위기가 나버렸다. 사진은 그 장면을 찍는 순간의 사진가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시 내 기분이 이랬을까? 게다가 사용한 필름은 네오팬 50. 주미크론을 선택한 상황에서 네오팬은 적절한 선택은 아니었던 셈이다. 생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이 되어 버렸다.

우울한 날에 우울한 사진가와 우울한 필름..이런 조합이 만들어낸 사진은 어쩔 수 없는 우울한 컨셉인 셈이다. 사진이 정직하다가는 것은 이런 면이 아닐까.. 감정을 그대로 실어주니까..

Leica M6, Summicron 35mm f/2.0, Fuji Neopan,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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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바람이 되어 하늘에 서 본다. 하늘 아래 사람 사는 이야기는 하루하루 그렇게도 많은 사연과 오욕칠정 속에서 번잡하기만 하다. 자연은 늘 같은 자리에서 조용히 시간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찾는데 우리네 삶은 왜 이다지도 어려울까...

지금 이 시간 지금 이 공간에 같이 살아가게 된 것만 해도 큰 인연인데 그 인연에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짧은 인생이 참 소중한 순간순간으로 기억될 텐데 실제 현실의 삶은 각박하기만 하다...

내가 타고난 복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나 스스로 그런 기회를 찾아보려고 하지 않아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유난히 정에 약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인 내게 세상이 준 것은 아직까지는 사람이라는 존재의 불안정한 모습 뿐이다.

인생이란 스스로 그 길을 찾고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인데 주어진 길만 고집하며 그 길의 울퉁불퉁함을 탓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할 시간이 된 것 같다.


Canon Eos-1Vhs, EF 28-70mm f/2.8L, Kodak Supra 100,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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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지나면...무엇인가 지금과는 다른 그래서 지금의 나를 잊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조금씩 빛에 가까워질 수록 어제 걸어온 길과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다르지 않음을 느낄 뿐...

그래도 헛된 희망은 남아..저 모퉁이를 돌면 그래도 다른 뭔가가 있겠지...라고 중얼거려본다.

신이 남긴 가장 큰 고통인 희망..

오늘도 그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 것...

Nikon F5, MF 55mm f/2.8 Macro, Fuji RDP III,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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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계절 중에 가을은 가장 청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계절이지 싶다.

물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지만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아련한 시기는

사진을 찍기에 무척이나 유쾌한 시기이기도 하다.

필름은 디지털이 구현해낼 수 없는 독특한 색감을 보여준다. 그때그때의 상황 혹은

빛의 흐름이나 사진가의 의도에 따라 적절하게 필름을 바꿔주면 좀 더 사진가의 의도를

이미지에 반영할 수 있다. 아직은 디지털이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Nikon F5, AF-S 17-35mm f/2.8, Fuji Astia,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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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어딘가로 향하고 늘 어딘가를 바라본다. 그들의 시선은 때로는 교차하기도 하지만 마주치기 보다는 엇갈림이 익숙한 것은 아직은 수줍음이 많은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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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일.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용기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


그 아이를 기다리던 날 인사동 ...

Nikon D200, AF-S 17-55mm f/2.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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