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고 있는 것 아니 생각하기 꺼려하고 모른 척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내일도 내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점이 아닐까. 시간처럼 불확정적인 존재가 없는 데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내일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조차도 없다면 살아가는 목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데 그렇다면 현재는 무엇일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는 데 그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은 아무도 할 수 없다. 오히려 현재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일 수도 있는 것인데도 희망이라는 단어에 모든 것을 걸고 오늘을 살아간다. 그리고 미래를 보는 오늘은 힘겹고 지치더라도 참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 누구의 논리일까? 당연히 내일도 하루가 열린다는 것을 우리는 왜 확신하고 있는 것일까? 정작 중요한 것은 눈을 뜨고 있는 지금, 오감이 세상을 느끼고 있는 지금인데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고되더라도 참고 견디라는 것은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물론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그리고 한 인간의 생이라는 것이 거대한 조직체계의 일부분으로서의 역할 이상은 아니지만 길게는 100년이라는 시간(시간의 기준은 대체 또 누가 만들어놓은 것인가)을 그 틀에 맞추어야 가며 살아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죽음은 늘 살아있는 존재와 함께 한다. 생과 사가 교차하는 것이 살아있는 존재의 숙명이고 어느 순간 생이 사가 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야 하는 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죽음을 마치 남의 일인양 멀리하고 있다. 내일 이 시간에도 여전히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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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이 휑하니 허전하다. 계절을 타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데 말이다.

뭔가를 잊기 위해선 또 다른 무엇인가에 집중해야 하는 데...

어쩌면 잊는다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재를 살고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데

지난 흔적들을 자꾸만 뒤적이는 것은 현재에 대한 불만일까

아니면 미래에 대한 불안일까?

이래저래 감상적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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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어도 느끼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시간과 공간에 대해 각자가 가지는 고유한 징표와 같은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서도 길이란 그리고 시간이란 어느 정도의 각인이 찍혀져 있어서인지 오랜만에 과거의 기억이 남아 있는 거리를 걷다 보면 시간, 그리고 공간은 어느 새 과거의 그것으로 돌아가버린다.

인생이란 결국 알 수 없는 미래와 그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현재를 위해 사는 것이겠지만 어차피 인간이 기억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과거뿐이다. 현재라고 느끼는 것도 찰라 후에는 과거에 지나지 않고 미래라고 느끼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어쩌면 인간은 과거를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것이 진실이 아닐까..

사진은 그리고 그 과거의 단편조각이다...

Leica M6, Summicron 35mm f/2.0 asph, Kodak EBX,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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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을 보고 난 후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래 전에 본 나비효과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는 것이었다. 나비효과가 특별한 인상을 주는 것은 누구나 한 번정도는 생각했음직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잘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자체의 설정이나 묘사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와 닿지는 않았지만 '선택의 순간에서 다른 길을 택했을 경우'에 대해 극단적인 이야기 전개를 끌어냄으로써 얼마나 현재의 선택이 중요한 지를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미련이 남은 이들이라면 감상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내 경우는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 누구나 자기의 경우가 가장 그럴 것이라고 주장을 할테고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그 순간에 내가 그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내 인생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아쉬운 순간들은 역시 사람과의 만남의 순간, 진로 선택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말 1분 뒤의 미래라도 알 수 있었다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없는 선택을 살아오면서 참 많이 했다. 제도의 탓이라면 제도의 탓이겠지만 이공계에서 문과로의 전환과 같은 극적인 반전은 내 인생 자체를 바꾸어 놓은 경우이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금 더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과 첫사랑을 덧없이 떠난 보낸 기억 역시 내 인생의 근본부터 변화한 경우라 하겠다.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직 없는 것을 보면 미래의 어느 날에도 타임머신이라는 기계는 발명되지 않을 것같다. 아니면 가까운 어느 날 인류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지도 모를 일이고..

그렇게 시간을 되돌이키는 것은 상상 속이나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큰 법이고 미련과 후회가 많이 남는 법이다. 가장 후회하지 않는 길은 지금 살아있는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진리이지만 사람이라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존재는 그보다는 향수에 빠져 과거를 돌아보는 데 더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인생은 알다가도 모를 그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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