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고 있는 것 아니 생각하기 꺼려하고 모른 척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내일도 내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점이 아닐까. 시간처럼 불확정적인 존재가 없는 데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내일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조차도 없다면 살아가는 목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데 그렇다면 현재는 무엇일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는 데 그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은 아무도 할 수 없다. 오히려 현재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일 수도 있는 것인데도 희망이라는 단어에 모든 것을 걸고 오늘을 살아간다. 그리고 미래를 보는 오늘은 힘겹고 지치더라도 참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 누구의 논리일까? 당연히 내일도 하루가 열린다는 것을 우리는 왜 확신하고 있는 것일까? 정작 중요한 것은 눈을 뜨고 있는 지금, 오감이 세상을 느끼고 있는 지금인데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고되더라도 참고 견디라는 것은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물론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그리고 한 인간의 생이라는 것이 거대한 조직체계의 일부분으로서의 역할 이상은 아니지만 길게는 100년이라는 시간(시간의 기준은 대체 또 누가 만들어놓은 것인가)을 그 틀에 맞추어야 가며 살아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죽음은 늘 살아있는 존재와 함께 한다. 생과 사가 교차하는 것이 살아있는 존재의 숙명이고 어느 순간 생이 사가 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야 하는 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죽음을 마치 남의 일인양 멀리하고 있다. 내일 이 시간에도 여전히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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