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인 팀 버너스리는 1999년 시맨틱웹(Semantic Web)이라는 개념을 제창한다. 하지만 이후 이 시맨틱웹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져 갔다. 그리고 7년이 지난 2006년 하반기 시맨틱웹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개념이 부각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지배할 기술로 급격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현재의 웹은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클릭해 화면에 띄우고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해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가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웹 사이트에 접속을 하더라도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링크를 클릭해야 하며 그전까지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는 말 그대로 수동적인 모습을 띠고 있으며 이것이 현재의 인터넷의 모습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바다에 쌓여가는 정보의 양은 이미 어떤 정보가 정말 내게 필요한 정보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졌고 정보는 많지만 그 정보에 이르는 길은 좀 더 복잡해져만 가고 있다. 즉 어디엔가 내게 필요한 정보는 분명히 있지만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버너스리는 시맨틱웹의 정의를 '사람과 컴퓨터의 협력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즉 내가 어떤 정보를 원할 때 컴퓨터가 ‘나’라는 사람의 상태에 맞는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컴퓨터는 사용자의 신상명세는 물론 현재의 기후, 교통상황, 통장잔고까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팀 오라일리가 2004년에 주장한 웹 2.0과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웹 2.0은 특정한 기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트렌드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구체적인 기술이라는 측면에서는 시맨틱웹을 언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시맨틱웹에서 이러한 개인화를 구성하고 정보를 분석하며 최적화를 담당하는 '에이전트'라는 소프트웨어가 존재하며 시맨틱웹 환경 하에서 문서에 포함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단어와 관계들로 구성된 일종의 사전인 온톨로지(ontology)가 등장하게 된다. 선택은 인간의 몫이지만 선택에 이르는 과정을 컴퓨터가 담당하는 것이 시맨틱웹의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ETRI가 시맨틱웹 기반의 온톨로지 추론기능이 내장된 엔진인 ‘보쌈(Bossam)’을 개발했다. ERTI 측은 “이번 보쌈의 개발로 지능형 로봇, 디지털 홈, 이동통신의 LBS, 차세대 PC 등 차세대 성장동력분야의 지능형 서비스, 상황이해 및 판단, 지능정보 검색 분야서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온톨로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혀 세계적인 시맨틱웹 기술 경쟁에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동통신사인 SKT도 지난 5일 “미래통신 기반 기술 확보를 위해 100억 원가량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까지 시맨틱웹 기반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혀 국내 업계들 간의 시맨틱웹을 둘러 싼 기술 선점 경쟁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SKT는 이번 시맨틱웹을 자사의 서비스 전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방대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SKT의 이번 투자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제 웹은 더 이상 모니터 안의 브라우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TV로 휴대폰으로 자동차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 그 자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시맨틱웹, 이제 그 본격적인 막이 오른 만큼 앞으로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 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시맨틱웹에 대한 제목을 어떻게 달아야 할 지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기사화됐던 제목은 데스크에서 손을 본 것이라 영 마음에 안 들었는데...지금 이렇게 달고 보니 또 마음에 안 드는군요..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ETRI의 '보쌈'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고요..(이 보쌈은..검색으로 찾으시기는 어려울 겁니다..왠만해서는 전부 보쌈정식..이 나와버리니까요)

사실 시맨틱웹, 유비쿼터스, 웹 2,0...중심을 잡기가 아직은 애매한 영역입니다. 좋은 의견들 있으시면 나눠봤으면 좋겠네요..


이동통신사들의 멤버십 카드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가 줄어들게 되면 자연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드는 데도 소비자들의 별 다른 저항 없이 하나 둘 서비스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 얼마 전 TV에도 방송된 것처럼 그네들의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 명목으로 제공하는 멤버십 유지비용은 작년 한 해 2,200여억 원에 이를 만큼 큰 금액이어서 이통사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줄이자니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하고 유지하자니 비용부담은 큰 골칫거리의 하나였다.


이통사들의 이런 고민은 의외의 장소에서 그것도 쉽게 풀려 나갔다. 전국의 동네빵집들이 2005년 10월 SKT를 상대로 소위 ‘빵집 전쟁’을 벌였고 올해 2월 SKT는 빵집들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의 대형 제과점 체인의 멤버십 카드 할인율을 20%에서 절반인 10%로 축소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조치는 겉으로 보기에는 SKT가 빵집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동네빵집들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를 계기로 기존에 제공되던 멤버십 서비스를 절반으로 줄여버린 것이다. “빵집 전쟁”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특이하게도 SKT가 승리를 거두고 전쟁에 개입도 하지 않은 소비자가 피해를 본 모양이 되었다.

지난 6월 서울시극장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SKT·KTF·LGT 등 이동통신사의 영화관람료 할인제도와 관련, 할인요금 중 그동안 극장 측이 부담해 온 금액을 더 이상 부담할 수 없다는 내용을 재확인했다. 이창무 협회장은 "최근 할인요금을 1000원으로 인하하되 450원은 극장이 부담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회원사의 뜻을 모은 결과 이대로는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결국 7월이 되면서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카드로 더 이상 서울에 있는 극장에서 할인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이동통신사와 극장들 간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작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빠진 이상한 싸움이 다시 벌어진 셈이다.


“극장 전쟁”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멤버십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니 말 그대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통사의 멤버십 서비스는 이통사가 자사의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약속이다. 이것을 고객의 동의도 얻지 않고 ‘협상이 잘 안 되어 멤버십을 축소한다’고 하는 태도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서의 기본을 잃은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한편 이통사와 멤버십 계약을 맺고 멤버십 비용에 해당하는 2천원을 관람료로 인상해 소비자들에게 떠넘긴 극장들도 만약 이통사들과의 제휴가 종결되면 당연히 이전의 관람료로 환원을 시켜야 자신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빵집 전쟁', '극장 전쟁'으로 불리며 실제적인 피해자는 빠진 채 이통사와 제휴사간 벌어진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근본적으로 이통사의 무분별한 가입자 유치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오늘처럼 성장하게 된 것은 이통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둬들인 수익을 가입자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인식이 아쉽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