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 특히 자동차 튜닝을 하는 사람들이 요즘 제법 많다.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것일 뿐이지만 직접 차에 손을 대는 이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사연들이 많다. 나 역시 아주 초보적인 튜닝을 한 상태인데 기초 작업만 했을 뿐인데도 제법 돈이 들어갔다.

"이번에 스테빌을 갈았는데 얼마가 들었어" 라던가 "새로 바꾼 댐퍼가 꽤 마음에 드는 데 예산은 대충 이 정도"라고 이야기하면 10명 중에 9명은 '왜 저런 걸 할까?'라는 반응이다. 그리고 지금 있는 차에 계속 돈을 들이느니 차라리 한 단계 위의 차를 사는 것이 어떠냐고 진심어린 충고들은 해 준다.

하지만 튜닝을 하는 사람은 911 터보를 가져다줘도 또 손을 댄다. 더 이상 올라갈 것이 없을 것같지만 말이다. 요란번쩍한 외관에 신경을 쓰는 이들과 달리 성능에 신경을 쓰는 튜닝 마니아들에게는 현재의 차종이 무엇이냐는 큰 문제가 아니다. 즉 지금 가지고 있는 차를 어떻게 하면 내 운전스타일에 맞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다. 아무리 정통 스포츠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의 운전 습관에 맞는 세팅을 해서 출고하지는 않는다.

튜닝은 애초에 나온 차를 내 스타일에 맞게 변화를 주는 긍정적인 작업이라고 봐야 한다.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위험한 도구인 자동차를 내 운전습관에 맞게 변화시킨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운전 습관에 관계없이 무조건 고출력 위주로 세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출력이 높아지면 그만큼의 안전 대책(브레이킹, 서스펜션, 타이어 등)이 있어야 하는 데 특히 젊은 오너들은 출력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종종 사고가 나기도 하는 것이다.

또 하나 튜닝을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한 대의 차를 내 운전스타일에 맞게 변화시키는 과정 그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튜닝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운전 상황에 따라 내 의도대로 따라와주는 녀석을 보면 기특한 마음이 든다. 운동선수가 꾸준한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길러나가듯이 자동차 역시 꾸준한 튜닝 작업을 통해 강해지는 것이다.

다만 튜닝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현재 나의 차의 상태와 운전 스타일이다. 그래야 현재 내 운전 스타일에 차가 따라와 주지 못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고 그 부분에 대한 보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 스타일도 모르고 하는 튜닝은 말 그대로 묻지마 식이 되어 원래의 운전 스타일마저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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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내 차의 역사(역사라고 해 봐야 두 대뿐이지만)를 돌이켜보면 평범함 속의 이방인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첫차인 액센트는 1.3이 대세인 흐름에 1.5를 구입해 타고 다녔고 두 번째 차인 아반테XD는 1.5나 1.6이 대세인 흐름에 2.0을 타고 다녔다. 가만 보면 내 성격하고도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데 세상의 큰 틀에서 적극적으로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일탈을 꿈꾸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0년여를 운전을 하는 동안 초반기 그러니까 액센트를 타던 시절에는 자동차는 자동차 이상의 무엇도 아니었다. 단지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도구이거나 애인과의 둘만의 시간을 위한 소도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주였고 자동차 자체에 대한 관심도 전혀 없어서 오랜만에 들른 카센터에서 “어, 이거 바꿔야 하는데..”라고 말하면 선뜻 바꾸는 전형적인 소시민이었다.

그러던 중 자동차가 그 자체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동호회에 가입하면서다. 아반테를 타고 있으니 아반테 동호회에는 당연히 가입을 했고 막연하게 괜찮아 보이던 (외양) 투스카니 동호회에 가입을 했다. 그리고 게시판을 뒤적이던 나는 유난히 관심을 끄는 페이지를 찾게 되었다. 다름 아닌 “튜닝”게시판이다. 이전까지 튜닝이라 하면 머플러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음을 몰고다니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생각했었다. 고작 이동수단인 차에 돈을 들이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자동차 튜닝에 빠지는 사람들은 왜 그런 지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해 보지 않고서는 말을 말자”라는 생활신조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그 다음부터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창에 “튜닝”을 치고 하나 둘 자료를 읽어나갔고 내 차종인 아반테 그리고 투스카니 동호회에 올라오는 수 많은 튜닝 스토리를 보면서 지식을 쌓아갔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시행착오가 있는 법이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사진을 시작할 때 겪었던 실수를 또 한 번 반복하게 되었다. 사진이나 자동차나 공통적인 것을 꼽으라면 외양에 대한 투자와 중복투자다. 외양에 대한 투자는 사실 투자라고 하기도 뭐한 퍼포먼스와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이고 중복투자는 자신의 능력이나 소질에 맞지 않는 장비를 여러 번 교체하는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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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그렇지만 차도 예방정비가 중요하다. 몸도 비교적 나아지고 있어서 정기검사도 받을 겸 하루를 날을 잡아 그동안 미뤄두었던 정비를 몰아서 받았다.

- 엔진오일 교체
- 타이어 교체
- 휠 얼라이먼트

3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면 내 기준에서는 역시 타이어고 그 다음이 얼라이먼트다. 흔히들 타이어에 대해서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 데 운전대를 잡고 도로로 나가면 내 목숨을 의지할 것은 사실 타이어가 전부다. 내 기준이라고 말한 것은 아무래도 광폭 타이어다 보니 일반 카센터에서 구할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은 엔진오일을 갈기로 하고 며칠 전 구입해둔 프로피카 FS를 챙겼다. 점도는 5W30. 기존에 쓰던 모빌 1을 빼내고 갈아주었는데 확실히 소음이 줄었다. 급격하게 RPM을 올리는 스타일인 내게 모빌1은 다소 거친 소음은 꽤나 매력적이었는 데 프로피카는 그런 면은 거의 없다. 엔진이 너무 조용해진 것이 오히려 불만이랄까..가속성능은 모빌1에 비해 빠르다. 다만 거친 숨소리가 약해져 변속시점마다의 터프함은 사라진 점이 아쉽다. 같은 PAO계열인 모빌 1의 경우는 악셀을 강하게 밟아주면 "아 악셀을 제대로 밟네?"라고 바로 거친 반응이 오는 데 이 녀석은 "밟냐?" 라는 반응이다. 조용한 성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인 오일이 아닐까 한다. PAO & Ester 계열의 오일이어서 튜닝 차량에 적합한 오일이라 하겠다.

* 엔진오일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조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다음은 타이어 교체다. V8RS 세 짝에 이름모를 녀석 하나를 얹고 다닌 지도 1년이 됐다. 어덯게 보면 목숨을 걸고 운전을 한 것이 아닌가. V8RS의 경우는 꽤나 만족스러운 성능(소음을 제외하면)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기로 생각하고 샾에 전화를 걸었는 데 애석하게도 물건이 없단다. 그렇다면 대안은 금호 SPT다. V8RS에 비해 5천원이 더 나가는 이 녀석은 예전에 V8RS와 고민을 하다가 외모(?)가 마음에 안 들어 미루어두었던 녀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격적인 레이싱을 하는 것도 아닌 마당에 초고성능 타이어를 고르는 것은 사치고 적당한 선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긴다면 권할만한 녀석이다. V8RS와 굳이 비교를 하자면 노면을 좀 더 잘 잡아준다고 할까..그런 면에서 소음은 더 커지고 코너링은 좋아진다. 배수성능이 좋다고 하는 데 빗길은 다녀봐야 알 것같다. 흔히 타이어를 평가할 대 눈길 주행 성능 운운하는 분들이 많은 데..눈 올 때는 차를 두고 다니는 것이 최고다. 스노우 타이어나 체인이 아닌 이상 어떤 타이어도 제대로 된 조향성능을 날 수 없다.

2시간 정도 주행 만으로 타이어 성능을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별로 예쁘지 않은 외모와는 달리 비교적 좋은 성능을 뽑아주는 타이어다. 어차피 서스 작업이 들어가 있는 차라 승차감은 별 의미가 없지만 V8RS보다는 승차감은 좋다는 생각이 드는 데 굳이 승차감을 추구하는 스타일은 아닌 지라 실질적인 코너링이나 가속, 고속 영역에서의 테스트를 좀 더 해봐야할 것같다.

휠 얼라이먼트까지 마치고 자동차 정기검사를 하러 갔으니 지적사항이 나올 것이 없었다. 기사님 왈 "차에 돈 좀 쓰셨네요" 이게 칭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아무튼 합격. 직접 가면 2-3만원이면 해결되는 정기검사인 데 이제까지 대행을 불렀다는 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검 후 각 영역별로 진단내역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으므로 왠만하면 정기검사는 직접 가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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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간의 병치레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간사해서 일을 하지 못 하고 누워만 있을 때는 뭔가 해야 한다는 충동을 느끼면서도 막상 본업으로 돌아오고 나니 아무 것도 안 하고 누워 있던 시간이 그리워 질때도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모처럼 먼지 가득 덮힌 차도 깔끔하게 닦아주고 오랜만에 악셀에 힘을 넣어도 봤다. 역시 달릴 수 있는 시간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간이라고 으쓱해보지만 주유소에 들러 '5만원 어치요'를 외치고 나니 다시금 현실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리터당 1768원...

이렇듯 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은 짧은 찰라의 순간을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미소도 지어봤다가 쓴웃음도 지어 보는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악셀을 밟는 순간에도 폭발적인 가속에 M3이 안 부럽다가도 막상 멀리서 보이는 스포츠카들을 보면 금세 의기소침해지니 말이다.

아무튼 인생은 그래서 잔재미가 있다. 모든 것들이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르겠다. 바라는 것들과 현실과의 괴리. 그것이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오랜만에 엔진오일을 주문했다. 반년마다 느끼는 또 한 번의 유쾌한 시간이다. 이번 녀석은 어떤 달리기를 내게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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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오전 중에 시간이 나서 트렁크에 묵혀두고 있던 엔진오일을 교환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0W40에서 5W30으로 복귀했다. 0W40은 우리나라에서 별로 쓸만한 오일이 아니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뭐든지 "해보고 말을 하자.."라는 주의인지라..

아무튼 결론은 5W30이 내 운전 스타일에는 조금 더 어울린다는 결론이 났다.

급가속으로 바로 레드존까지 RPM을 쳐버리는 스타일이다 보니 역시 초반 가속에는 5W가 나은 것같다..

 
다른 것들은 그렇게 부러운 것이 없는 데.. 단 하나 성능 좋은 차들은 참 부럽다.

내가 원하는 대로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 차를 찾아보면 영락없이 소위 말하는 슈퍼카들...

그나마 마음에 드는 녀석도 4천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니..

지금 차도 2,000cc출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느끼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속도는 일종의 마약이고 도수 높은 술이다. 달리고 있는 동안에는 일상의 소소함은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잊을 것들이 그리 많았는지..꽤나 달려보았다. 거칠게 회전하는 엔진룸이 터질 정도로...

좀 더 달렸으면 좋겠지만 차도 나도 심장이 터질 것같아 속도를 줄여본다...

그래도 이 정도 따라와주는 녀석이 대견하기도 하다..



좀 더 빨리 달렸으면...
 
가슴에 남아있는 슬픔이 조금이나마 사라져버렸을텐데..

감정이란 그렇게 덧없는 것인 지도 모를 일이다..



내년에는 쿠페를 장만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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