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지난 애니메이션 아니 엄밀히 말하면 OVA인 Kite Liberator는 그동안 후속작을 기다려왔던 우메츠 야스오미 감독의 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작품이다. 우메츠 야스오미 감독은 일본 OVA계의 거장 중의 한 명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지금은 중년층이 된 분들이 기억하시는 케산의 애니메이터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KITE라는 희대의 걸작을 만들어낸다.

물론 KITE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말들은 선정적이다는 것. 하지만 애초에 카이트는 성인용으로 나온 OVA라는 점. 그것도 등급 X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얌전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이야 인터넷만 되면 언제 어디서고 포르노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지만 카이트가 나온 1998년에는 그래도 충격적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우메츠 야스오미는 카이트와 이어지는 메조 포르테에 이어 지난 해 Kite Liberator를 발표했다. 물론 TV시리즈로 메조가 방송되기는 했지만 TV라는 매체의 특성을 감안하면 우메츠 감독 마음대로의 영상을 펼칠 수는 없었지 않나 싶다. 1998년판 카이트는 지금 와서 보면 조금 촌스러운 구석도 없지 않지만 여전히 대단한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소 어둡고 우울한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이어진 메조 포르테는 확실히 밝아진 분위기와 좀 더 양지(?) 쪽으로 걸어나온 모습을 보여주었고 두 작품 모두 성인들이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카이트나 메조 포르테의 극단적인 잔인성이나 선정성을 비판할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의 장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얌전한 편이 아닌가 하고 우메츠 감독의 변호를 해 본다.

메조 포르테 이후 8년 만에 나온 작품인 Kite Liberator는 이전의 작품에 비해 뭔가 제법 심오해진 느낌을 준다. 이제 1화가 나온 상태니 앞으로 어떤 전개가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언어의 폭력성이나 장면의 폭력성은 여전하지만 좀 더 순화된 느낌이다. 에로틱한 장면을 기대했다면 이번에는 전혀 없다. 사실 전작인 카이트나 메조 포르테를 본 분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작품의 전개상 섹스신은 사실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물론 카이트의 경우는 좀 더 의미의 부여가 되긴 하지만 메조 포르테에 와서는 실제적으로 그 의미는 반감했고 아마도 이어지는 작품인 Kite Liberator에서는 그 의미가 더 축소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이것이 우메츠 감독의 어떤 의도인지는 2편 이후에 알게 되지 싶다. "내 작품을 섹스신을 보기 위해서라면 보지 마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지 말이다. 그런 면에서 TV판인 메조가 시사하는 바는 제법 크지 싶다. 물론 카이트를 생각하고 메조를 본 사람들은 다소 실망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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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러니까 12월 13일은 블리치 3기 극장판이 일본 전국에서 상영을 개시한 날이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오늘을 무척이나 기다렸을텐데 나 역시 블리치 3기와 '공의경계'는 무척 기다려온 작품이기도 하다. 일단 블리치가 어떤 애니메이션인가 하면..



블리치》(BLEACH)는 쿠보 타이토(久保 大人)의 만화이다. 일본 슈에이샤의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 중이며, 제50회 쇼가쿠칸 만화상 소년부문을 수상했다. 일본에는 34권까지 발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TV 도쿄에서 방영중. 스튜디오 피에로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출처: 위키백과

소개는 이렇고 내용 자체는 워낙에 소개들이 많이 되어 있어서 별도로 여기에 적을 것은 없지 싶다. 2001년부터 연재된 만화니 무척이나 장수하는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만화로 일단 한 작품이 나오면 그것이 TV나 영화로 재제작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블리치 역시 극장판의 경우 이번 3기, TV판의 경우도 여전히 방송이 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내가 블리치를 제법 재미있게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용이 뻔하다는 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누군가 위기에 닥치면 주인공이나 다른 누군가가 간발의 차이로 그를 구해낸다. 장면을 보다가 "아, 이쯤에서 이치고가 구하러 오겠구나'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게 무슨 재미냐고 하겠지만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없이 그냥 화면에 펼쳐지는대로 즐기면 된다는 점은 요즘 같은 복선과 암시가 난무하는 세상에서는 오히려 산뜻하다.

거의 무적의 주인공(마치 드래곤볼의 손오공 같다고나 할까)이 시원시원하게 악의 무리(?)를 제압한다. 모든 요소들은 주인공에게 유리하고 악당들은 반드시 패한다. 이것이 블리치의 통쾌한 점이고 이 단순한 스토리 구조 덕분에 블리치를 보는 맛이 난다. 긴장감이나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상당히 재미없는(?) 축에 들겠지만 그런 작품들은 워낙에 많으니 적어도 블리치를 볼 때만은 그냥 화면에 펼쳐지는대로 보면 된다.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끔은 이런 황당하고 시원시원한 액션물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아무튼 블리치도 블리치지만 공의경계는 언제나 되야 구해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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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자와 카즈토 감독의 데뷔작인 단편 애니인 희극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들 느끼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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