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참 답답한 기사가 난 것을 보았다. 원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세상을 쉽게 살려는 사람들이 갈 수록 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기사에 대해 여자들을 욕할 수도 있고 나름대로의 변호를 할 수도 있겠지만 문득 결혼이라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감상적인 사랑에 의존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위의 사례에서 과연 여자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상대방의 재력만을 보고 선뜻 몸을 내 주고 결혼까지 한다면 이 역시 스스로의 감정과 상대방에 대한 사기가 아닌가? 물론 법적으로 감정을 속인 것을 사기로 처벌할 수는 없겠지만 가지고 있는 재산을 속인 것보다 난 감정을 속인 것이 더 큰 죄라고 생각된다.

저 여자들도 남자를 만나는 동안에는 어떻게든 결혼을 하려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만들어서 상대방의 환심을 샀을텐데 그런 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한국 여자들은 돈만 많으면 된다.' 라는 말이 더 이상 우스개소리가 아닌 것도 씁쓸하다. 내 주변에는 어려운 생활을 둘이서 극복해나가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후배들이 제법 있다. 그 녀석들을 보면 세상엔 아직 순수한 사랑이라는 것이 남아있기는 한가보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 세태는 참 결혼에 대해 가뜩이나 회의적인 내게 사람보는 시각을 더 어둡게 하는 것 같아 아쉽다. 위 기사의 압권은 글의 말미에 나온다.

한 이혼전문 변호사는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강남에 집이나 빌딩이 있다는 식으로 과시하며 나이차가 많이 나는 여성에 접근하는 남자는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에게 속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요즘의 모습 아닌가? 서로 악의적인 목적으로 만나는 것이니 누가 누구 탓을 할 수 있을까? 답답한 세상이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롱이를 보내고 난 후  (2) 2009.03.16
강아지를 하늘로 보냈습니다  (4) 2009.03.13
법륜스님의 답변  (4) 2009.02.26
여자들에게 아쉬운 점  (4) 2009.02.23
이외수 선생님을 만난 어느 저녁  (2) 2009.02.22
질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입사한 지 4개월 된 신입직원입니다. 아침에 회사를 가려고 하면 너무 괴롭고 눈물이 날 정도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계속 눈물이 나고 집에 올 때도 그냥 자신이 처량하기도 하고 가슴도 답답하고 너무 아프고 그래서 눈물도 나고 그럽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회사를 그만두고 한 1년 정도 외국에서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하다가 돌아와서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습니다. 주위에 그렇게 말씀드리면, “지금 네가 신입직원이라서 그렇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버텨봐라, 요즘 같이 취업 안 되는 시기에 다시 들어가기도 힘들고, 여자로서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 괜찮다 버텨보라” 고 하시는데, 저는 하루 하루가 너무 괴롭고, 그래서 너무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습니다. “답은 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 그렇게도 말씀하시는데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법륜스님의 대답

다른 사람들은 좋은 직장 취직했다고 다 좋아할지 모르지만, 부모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 저러다가 어느 날 직장에서 옥상에 올라가서 떨어져 죽거나 이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예요. “정승도 저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이런 말이 있죠? 남이 좋은 직장이다, 대기업이다, 그러는 것이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거예요. 남이 뭐 소고기가 맛있다, 돼지고기가 맛있다, 그게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 안 먹는 사람에게 그게 무슨 상관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정 괴로우면 그만 둬야지 왜 인생을 자꾸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아요. 내일 아침에 회사에 가서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그만 두고 그냥 오세요.

그러고 나서 무슨 미련이 남느냐 한번 보세요. 미련이 남으면 왜 미련이 남을까를 생각해보세요. 돈? 돈이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 파출부를 해서 벌면 되지. “파출부 하기는 좀 체면이 안 서잖아요.” 그럼 청소부 하면 되지 않느냐. “청소부는 체면이 더 안 서잖아요.” 이렇게 자기를 점검을 해 보세요. 그렇게 점검을 해보면 그래도 여기가 낫겠다. 청소하는 것보다 이게 낫고, 파출부보다는 이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회사를 다니세요.

품도 주고, 돈도 많이 주는데, 그 정도 고생 안하고 어떻게 다니겠어요. 그러니까 정말 천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높은 대우를 해 준다고 하더라도, 난 이건 싫다, 이렇게 딱 생각이 들면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울 필요가 뭐가 있어요. 질질 짜고 운다는 건 뭐에요? 그만 두려니까 아깝고, 하기는 힘들고, 그 뿌리가 뭐에요? 욕심이에요.

그러니까 그걸 내려놔야 돼요. 그래서 내일 직장에 가서 “안녕히 계십시오. 그동안에 감사했습니다. 나같이 능력도 없고 실력도 없는 사람을 이렇게 좋은 직장에 넣어주시고 돌봐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사를 쫙 다니세요.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 그러면,

“아무리 좋은 음식도 제 입에 안 맞으면 좋은 음식이 아니듯이, 다 좋은 직장이라고 하지만 저는 제가 바라는 인생에 이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 달에 십 만원을 벌든 오 만원을 벌든 무료로 봉사하든 어디 가서 파출부를 하든 어디 가서 청소부를 하든 그래도 저는 그게 더 제 취향에 맞습니다.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이건 내 취향에 안 맞기 때문에 저는 그만둘 수밖에 없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원하는 사람 뽑아서, 훌륭한 사람 뽑아서 회사를 잘 경영하십시오.” 하고 그만 두면 돼요.

그거 뭐 별 것도 아닌데 아침에 울고, 가서 울고, 저녁에 울고, 그럴 하등의 가치가 없다 이 말이에요. 그건 어떤 사람이 나보고 “스님 이 담배 좋으니까 한 대 피우세요.” 피우니까 목구멍도 따갑고 눈에 눈물도 나. 그래도 좋다니까 또 피우고 또 눈물 찔끔찔끔 흘리고 켁켁 거리고, 그러고 또 피우고, 안 피우려니까 너무 좋다는데 그만 두려니 아깝고, 피우려니 목구멍 따갑고, 그와 똑같은 거예요. 그게 좋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이에요.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만 두십시오. 그거 일부러 기도할 것도 없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만 못 둘 때 그게 뭐냐를 빨리 살펴봐야 됩니다. 왜 그만 못 두는가, 무엇이 걸리는가 이걸 살펴보세요. 근데 그게 돈이다 그러면, 돈을 벌려면 그 정도 수모를 감수해야 됩니다. 공짜는 없어요. 내가 돈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그 정도 대가는 지불해야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제일 좋기는 저런 박복한 사람은 문경에 와서 백일출가 하는 코스가 있습니다. 백일 들어와서 다 버리고, 명예고 이름이고 전부 버리고 들어와서, 그냥 새벽부터 일어나서 기도하고 청소하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노가다 하고, 저녁에 고단한 몸으로 그저 눈을 감으면 벌써 일어날 시간이 되고, 이렇게 한 백일 쯤 살면서 복을 지어야 지혜가 좀 열립니다.

백일 해도 안 되면 또 백일 더하고 그래도 안 되면 백일 더하고 한 1년쯤 하면 눈이 열립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3년을 해야 눈이 열립니다. 그러면 3년이 늦은 것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평생을 헤매는 것에 비해서 3년을 먼저 복을 짓고 딱 출발하면 훨씬 인생이 빠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에 가서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모레 백일출가 입재를 하세요. 이게 제일 좋은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알겠습니다” 하고 탁 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되면 자기를 살펴야 됩니다. 왜 내가 좋은 길을 두고 망설일까.

상담하는 분 중에 이런 분이 있거든요.

“스님 못살겠어요”
“왜?”
“우리 남편이 바람을 피웠어요.”
“그래?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라.”

이러면

“애가 있는데 어떻게 끝내요?” 그래요.
“그럼 살아라.”
“바람피우는 남자하고 어떻게 살아요?”

밤새도록 얘기해도 끝이 안 납니다. 아시겠어요? 이게 욕심이에요. 이게.

그러니 인생관이 분명해야 돼요.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살려면 맞추고 존중해야 돼요. 맞추기 싫으면 어떻게 해야 된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래야 됩니다.

회사 다니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돼요. 다니기 싫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요. 울 필요가 없어. 아무 가치 없는 짓이야. 열흘을 울고 한 달을 울어도 아무 해결책이 안 나. 그러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말고 “안녕히 계십시오” 하든지, 그렇게 못 할 처지거든 마음을 확 돌이켜서 파출부 하는 것하고 비교하고, 청소부 하는 것하고 비교하고, 막노동 하는 것하고 비교해서 “야~ 그래도 막노동 하면 하루 5만원밖에 안 주는데, 오늘 일당이 7만원 생겼다” 이렇게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니면 돼요.

자, 그러니 남 말 듣지 말고 자기가 결정해서 사세요. 스님 근데 결정이 안 되는데요. 그러면 동전에다가. A,B 딱 써가지고 던져가지고 가버리면 돼. 그 뭐 인생이 별거라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요. 인생 그렇게 고민할 가치가 없어요. 그냥 살면 돼요. 아무렇게나 가 아니에요. 아무렇게나 라고 이해하면 안 돼요. 그냥 가볍게 가면 돼요. 세상 살이는 아주 단순합니다. 근데 세상이 복잡한 건 뭐에요? 머릿속이 복잡하지 세상이 복잡한 것이 아니에요.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아지를 하늘로 보냈습니다  (4) 2009.03.13
쉽게 살려는 여자들, 결혼이란?  (6) 2009.03.11
여자들에게 아쉬운 점  (4) 2009.02.23
이외수 선생님을 만난 어느 저녁  (2) 2009.02.22
첫사랑  (0) 2009.02.19

이성으로서의 여자를 만날 때 늘 아쉬운 점은 확실한 대답을 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다보니 20대 처럼 서로를 관찰하고 탐색하는 것도 어쩐지 어색하다. 물론 그렇다고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다짜고자 "우리 사귈래요?"라고 묻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서로를 아는 사이인 경우라면 어정쩡하게 만나는 것보다는 뭔가 서로의 관계를 정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인데 이런 내 생각과 여자들의 생각은 또 다른 모양이다.

몇 년 전 마음에 들었던 아가씨에게 장문의 연애편지를 보내고도 아직까지 대답을 듣지 못했고...그 이후에도 비슷한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역시 확답을 얻지는 못했다. 연인 관계가 싫다면 그냥 "아니오"라고 답해주면 되는데 그 대답을 주지 않고 결국 본의 아니게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 버리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차피 연락을 끊을 거라면 "저 댁한테 관심없거든요!" 라고 말해주면 차라리 시원할텐데 말이다. 연애보다는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운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고 "조금 더 시간을 달라"던가 뭔가 반응이 있어야할텐데 일단 말을 꺼내고나면 이후로 감감 무소식이다.

물론 한편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반응인 여자들이라면 애초에 시작을 안 하는 것이 낫다는 반증도 되니 전혀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뭔가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다.

내 생각이 틀린 것일까?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쉽게 살려는 여자들, 결혼이란?  (6) 2009.03.11
법륜스님의 답변  (4) 2009.02.26
이외수 선생님을 만난 어느 저녁  (2) 2009.02.22
첫사랑  (0) 2009.02.19
소통은 관계의 기본이다  (4) 2009.02.19


감성마을로 가는 길이 아직 남아있는 눈때문에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감성마을 입구가 아직 비포장인 곳들이 제법 있다보니 잔뜩 차체를 낮춰둔 내차로는 바닥을 쓸고다니다시피 지나야만 했다. 범퍼 도색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외수 선생님과의 대화는 40분 정도 이어졌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적겠지만 확실히 특이한 분이라는 점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 '특이함'을 얻기까지의 그분의 삶은 상당히 고단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사인을 받을 책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칼'을 골랐다. 내가 '소설가 이외수'를 알게된 책이다보니 아무래도 제일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사인과 낙관. 낙관을 찍는 위치가 정해져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쓰고 낙관을 찍어줘도 못 믿는 사람들이 많아. 요즘은 사인도 인쇄해서 나눠주냐고 하더라고"라는 말이 공감이 간다.

"사모님 이름도 같이 넣어주면 반찬이 달라질텐데" 라는 선생님의 말에 "저 아직 결혼 안 했습니다."

잠시 침묵...

오히려 왜 결혼을 안 했는지 혹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없이 짧게 흐른 그 침묵이 반가웠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답변  (4) 2009.02.26
여자들에게 아쉬운 점  (4) 2009.02.23
첫사랑  (0) 2009.02.19
소통은 관계의 기본이다  (4) 2009.02.19
남녀이야기  (4) 2009.02.18

첫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했기 때문이다..라는 글을 읽었다. 참 공감이 많이 간다. 특히 내 경우에는 더 그런 느낌이 강하니 말이다. 김제동이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자는 첫사랑을 기억에 남기고 남자는 첫사랑을 가슴에 남긴다."는 말 역시 내겐 각별하다.

지난 사랑을 추억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평생 누군가를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행복한 일이 아닐까라고 스스로 위로를 해 본다. 그러고보면 그 이후 난 깊은 사랑을 해 본 적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랑이라는 감정을 잊었을지도...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일어의 '初戀' 역시 내가 좋아하는 단어 중의 하나고 영어의 First Love도 느낌이 참 좋다. 다른 나라의 말들도 제법 멋드러진 표현이 아닐까 하는데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한 탓에 더 이상 적을 말이 없는 것이 아쉽다. 혹시 다른 외국어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답글로 소개해주시면 좋겠다.

일어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적자면 내가 좋아하는 단어는 初戀이외에도 冬月이 있다. 후유츠키라고 읽는데..오죽하면 이 성을 가진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면 두 단어 모두 조금은 쓸쓸하다. 내 인생의 주제는 늘 이런 것 같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자들에게 아쉬운 점  (4) 2009.02.23
이외수 선생님을 만난 어느 저녁  (2) 2009.02.22
소통은 관계의 기본이다  (4) 2009.02.19
남녀이야기  (4) 2009.02.18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 소식에...  (2) 2009.02.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