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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바람이 되어 하늘에 서 본다. 하늘 아래 사람 사는 이야기는 하루하루 그렇게도 많은 사연과 오욕칠정 속에서 번잡하기만 하다. 자연은 늘 같은 자리에서 조용히 시간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찾는데 우리네 삶은 왜 이다지도 어려울까...

지금 이 시간 지금 이 공간에 같이 살아가게 된 것만 해도 큰 인연인데 그 인연에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짧은 인생이 참 소중한 순간순간으로 기억될 텐데 실제 현실의 삶은 각박하기만 하다...

내가 타고난 복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나 스스로 그런 기회를 찾아보려고 하지 않아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유난히 정에 약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인 내게 세상이 준 것은 아직까지는 사람이라는 존재의 불안정한 모습 뿐이다.

인생이란 스스로 그 길을 찾고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인데 주어진 길만 고집하며 그 길의 울퉁불퉁함을 탓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할 시간이 된 것 같다.


Canon Eos-1Vhs, EF 28-70mm f/2.8L, Kodak Supra 100,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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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가는 길이라는 말은 맞지 않겠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니 말이다. 이곳은 문경새재의 3관문 그러니까 서울로 진입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아 2관문까지라도 가보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올라와야만 했던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그 옛날 선비들이 과거길로 이용했던 그길을 걷는 기분은 남달랐다.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인간들을 위한 아니 인간들 위주로 자연이 변화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많이 걷지는 못했지만 밟히는 흙의 느낌은 그저 나라는 사람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마음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은 여행이어서 물어물어 가야했고 짐을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점이 불편이라면 불편이었지만 차가 없음으로 인해 느낄 수 있었던 또 다른 자유로움이 함께 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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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약수에서 출발하여 대청봉으로 가는 길은 여러 코스 중에서 가장 무난한 코스라고 한다. 그러나 무난하다는 것이 비교적 오르기 쉽도록 배려가 되어 있다는 점이지 결코 그 코스 자체가 만만하지는 않다. 위의 계단만 보고 '이 정도야?'하고 살짝 무시를 하며 올랐던 대청봉은 그리 쉽게 사람의 도전에 응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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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봉에 올랐다. 비바람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바람이 몹시도 세차게 불어

  안경 너머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곳에 올랐다. 마지 못해 오른 것이 아니라 올라가야 했기에 올랐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난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이제 내가 가야할 길을 분명히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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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는 곧은 절벽(絶壁)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規定)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向)하여 떨어진다는 의미(意味)도 없이
계절(季節)과 주야(晝夜)를 가리지 않고
고매(高邁)한 정신(精神)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金盞花)도 인가(人家)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瀑布)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瞬間)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幅)도 없이
떨어진다.

김수영 '폭포'


D300, AF-S 17-5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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