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혼자서 어디를 가지 못 하는 아니 잘 가려하지 않는 게으른 속성을 가지고 있는 탓에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그렇게 많은 곳을 다니지는 못 했다. 그렇지만 2009년 겨울 아마 이 계절을 시작으로 제법 많은 곳들을 다녔는데 평소 지명조차 낯선 곳들도 많았고 이름만 들어본 곳들도 많았다.

통영은 서울에서 가자면 꽤나 먼 여정인데 차를 몰고 직접 내려가 보니 참 와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무언가 사람 냄새가 많이 풍기는 곳이었다. 물론 상업적인 냄새도 곳곳에 숨어 지나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사전에 무엇을 보고 싶다는 것을 정하고 가면 알찬 여행이 될만한 장소다.

이날의 하늘은 어찌나 맑았는지 말 그대로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조금은 쌀쌀한 기운도 없진 않았지만 남쪽 지방이어서인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정도의 날씨는 아니었지 싶다.

Nikon D300, AF-S 17-5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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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밤의 꿈 같은것
그냥 인정해 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가 지금 지고 있다고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몸짓

거기에 걸어 두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 손을 놓아야 할때
어찌할바를 모르겠지

봄밤의 꽃잎이 흩날리듯 사랑이 아직도 눈앞에 있는데
니 마음은 길을 잃겠지.
그냥 떨어지는 꽃잎을 맞고 서 있거라.
별수 없단다
소나기처럼 꽃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삼일쯤 밥을 삼킬수도 없겠지
웃어도 눈물이 베어 나오겠지.
세상의 모든거리, 세상의 모든 음식,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지만 얘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
그곳에서 니가 걸어 나올수가 있단다.

시간의 힘을 빌리고 나면
사랑한 날의 , 이별한 날의 풍경만 떠오르겠지
사람은 그립지 않고
그날의 하늘과 그날의 공기, 그날의 꽃향기만
니 가슴에 남을거야

그러니 사랑한 만큼 남김없이 아파해라.
그게 사랑에 대한 예의란다.
비겁하게 피하지마라
사랑했음에 변명을 만들지마라.
그냥 한 시절이 가고 ,너는 또 한 시절을 맞을뿐

사랑했음에 순수했으니
너는 아름답고 너는 자랑스럽다.

-서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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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원이라는 표현은 반드시 일제의 흔적은 아니라고 한다.

뒤늦게나마 찾아간 그곳은 그말의 어원이나 설왕설래하는 이야기들을 차치하고라도

내 마음 속에 숨겨진 정원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D300, AF-S 35mm f/1.8 ISO800 B&W Conve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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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생은 하나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 다른 길을 갈 수 없게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질 지를 결정하는 밑그림이 된다.

일단 하나의 길을 선택하고나면 그 길을 나아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숱한 갈림길을 거쳐야 하고 결국 처음 내가 고민했던 두 가지의 선택은 아득하게 멀어져버린다. 세상의 사람 수 만큼이나 많은 인생들이 존재하지만 그 어느 하나 같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원초적인 질문인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이것은 '잘 산다'의 정의를 어떤 식으로 내리느냐에 따라 즉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물음이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 '잘 산다'의 정의를 내리자면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서 그 날을 돌아봤을 때 '미소'가 지어지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Nikon F5, AF-S 17-35mm f/2.8, Fuji RDP III,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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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흑백사진은 비 오는 날이 제격이다. 무언가 아스라한 그러면서도 고독한 이미지는 흑백이 아니면 좀처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때로는 흑백 자체가 주는 인상이 너무 강해 이미지 전체의 분위기를 무겁게 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구도나 노출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사진은 훨씬 우울한 분위기가 나버렸다. 사진은 그 장면을 찍는 순간의 사진가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시 내 기분이 이랬을까? 게다가 사용한 필름은 네오팬 50. 주미크론을 선택한 상황에서 네오팬은 적절한 선택은 아니었던 셈이다. 생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이 되어 버렸다.

우울한 날에 우울한 사진가와 우울한 필름..이런 조합이 만들어낸 사진은 어쩔 수 없는 우울한 컨셉인 셈이다. 사진이 정직하다가는 것은 이런 면이 아닐까.. 감정을 그대로 실어주니까..

Leica M6, Summicron 35mm f/2.0, Fuji Neopan,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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