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연탄을 보기가 쉽지 않다. 내게 연탄은 뭐랄까 아날로그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직접 불을 붙여줘야 하고 타 들어가는지 지켜봐줘야 한다.

까맣던 놈이 안간힘을 내 다 타고 나면 하얗게 질려버린다.

삶도 별반 다를 바 없지 않나...

불과 10년 전의 사진인데... 이젠 거리에서 이런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아날로그와 낡은 책장이 향에 취해 있기엔 말이다...

F3/T, MF 35mm f/1.4,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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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겨울을 좋아하는 내게 바다는 늘 가장 좋은 벗이자 피사체가 된다.

백사장에 밀려드는 파도를 보고 있자면 세상사 번거로움이 참 하찮게 느껴진다.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은 존재일 뿐인데...

이번 겨울에도 어딘가의 바다로 떠나야 할 것 같다.

Nikon F3hp, MF 105mm f/1.8, RDP III,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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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비에 대한 기초 지식

시작하며

원래는 F3에 대한 이야기를 바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어야 앞으로 진행되는 내용을 좀 더 이해가 빨리 될 것같다는 생각에서 사진 및 장비에 대해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먼저 적고 시작할까 한다.

가능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장비들을 평가하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니콘과 라이카를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주관적인 생각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는 점은 미리 알린다. 전체 브랜드를 모두 소개하기보다는 내가 주력 기종으로 사용하고 있는 니콘 장비를 위주로 소개하면서 다른 장비들의 경우 직접 사용해본 경우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1. 니콘 카메라의 계보 (바디편)

각 카메라 제조사들은 자사의 제품들에 독특한 식별 기호를 붙이고 있다. 아마도 가장 흔하게 알려진 것은 캐논의 EOS시리즈일 것이고 니콘의 경우 F, 라이카의 경우 R과 M처럼 고유의 식별 기호를 가지고 있다.

니콘의 ‘F'라는 호칭은 니콘 장비 라인업에서 플래그십 기종을 부르는 말로 1959년 F가 처음 등장한 이래 F2, F3, F4, F5에 이어 F6에 이르는 총 6개의 큰 흐름을 가지고 있다. 캐논이 EOS-1Vhs를 끝으로 은염식 카메라(흔히 말하는 필름 카메라)를 단종시킨 것에 비해 니콘은 F6를 출시함으로써 은염식의 명맥을 아직 유지하고는 있지만 디지털이라는 큰 흐름을 거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니콘 카메라는 이 6가지 시리즈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F뒤에 오는 숫자가 한 자리인 경우만을 플래그십으로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F80, F90, F100 등의 바디는 소위 프로페셔널 기종이라기보다는 준프로급(외국에서는 Mid-range급으로도 표시한다) 장비나 일반용 장비로 이해하면 된다. 물론 장비에 따라 사진의 ‘질’이 원천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니콘 라인업은 디지털로 넘어와도 은염식과 비슷한 호칭을 사용한다. ‘F’ 대신 ‘D’라는 기호가 붙고 이 D뒤에 붙는 숫자가 한 자리인 경우는 플래그십, 그렇지 않은 경우는 준프로나 일반용 기종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즉 D1, D2는 전자에 D100, D200 등은 후자에 해당한다.

그러면 니콘 은염식 카메라의 전체적인 라인업을 살펴보자. 전에 적은 것처럼 이 글들은 어쩌면 내가 평생 작업을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내용이라 오늘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정도로 적어 나가고 있다.

1) Nikon F 시리즈

(1) Nikon F2

Nikon F2/T 버전. 니콘의 T버전은 유난히 고정 마니아 층이 많기로 유명하다


니콘의 전설의 시작은 F2라고 해도 괜찮을 것같다. 니콘의 F2는 1971년 초기 모델이 출시됐다. 이후 바로 F2 Photomic이 등장해서 77년 단종됐고 F2 Photomic S가 73년 출시되어 76년에 단종됐다. 동호인 사이에서는 ‘망치 대용’으로 써도 충분하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F2는 단단하다. 스페셜 버전으로 F2/T (T는 앞으로 계속 등장하는 데 Titanium의 약자다), F2H(H는 High Speed의 약자) 등이 있다.

(2) Nikon F3

F3의 셔터음은 아직도 많은 영화에서 사진을 찍을 때 효과음으로 사용할 정도다

니콘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치게 된 기종이 F3다. F3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상세하게 적을 생각이고 간단하게 역사만을 보자면 프로토타입이 1974년에 처음 등장했고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1980년이다. 이후 F3HP, F3/T, F3/P 등의 버전이 있고 최후로 생산된 버전은 1997년 F3H다.

(3) Nikon F4

배터리팩을 기준으로 s, e로 나뉜 F4, 역시 고정 마니아층이 많은 바디

F4는 기존의 금속성 느낌을 지우고 처음으로 전체를 검은색으로 도장한 바디로 이러한 디자인 형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980년 F4를 시작으로 F4s, F4e의 추가 기종이 발매됐으며 아직도 꾸준히 현역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기종이다. F4s와 F4e의 차이는 배터리팩에 있으며 High Speed Battery Pack MB-21을 채택한 것이 F4e다.

(4) Nikon F5

니콘 플래그십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F5, 내게도 정이 많이 들었던 기종이다

현대적인 카메라의 완성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F5를 끝으로 사실상 니콘의 은염식 카메라 계보는 끝이 난다. 물론 2004년 출시된 F6가 있지만 이미 불어 온 디지털 바람에 크게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F5는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전 세계 사진가들의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여전히 명성을 떨치고 있는 기종이다. 이전 버전들과는 달리 F5는 추가적인 수정 버전은 없고 50주년 기념 바디만 존재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로 기억된다. 캐논 RF 기종인 QL-17이라는 재밌는 카메라로 사진반에 들어가면서부터 사진에 입문했으니 사진과 함께 살아온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요즘은 이런저런 핑계로 카메라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지만 다시 예전처럼 기약도 없는 출사를 떠나야 한다고 최면을 끊임없이 걸고 있는 중이다.


내 사진인생의 서막을 알린 캐논 G3 QL17


그동안 흔히 말하는 ‘장비병’에 걸려서 이런저런 장비들을 참 많이도 써봤다. 예전에 있던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사용했던 장비들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들을 올려두었는데 그 홈페이지가 문을 닫고 나니 허전한 느낌도 있고 혹시라도 내가 사용해본 장비에 대해 조금이라도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이곳에 다시 적어볼까 한다.

도박을 취미로 삼으면 한 순간에 쪽박을 차지만 사진을 취미로 하면 평생 서서히 망한다는 농담도 있지만 사실 이 장비병에 걸리면 헤어나기 어려운 면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나 플래그십으로 꼽히는 바디(카메라 본체를 바디라고 부른다)나 렌즈에 대한 동호인들의 집념은 무서울 정도여서 한 달 혹은 몇 달치 월급이 날아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사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만을 말하자면 사진을 보고 선예도가 어떻다느니 공간감이 어떻다느니 하는 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사진 자체보다 기술적인 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습관적인 발언이지만 사진보다 장비가 우선시되는 것은 아무래도 앞뒤가 바뀐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뭔가 새로운 장비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갑자기 눈이 밝아지는 걸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장비병 환자라는 걸 느낄 수밖에 없다.

사진장비를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순전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순서도 없이 적어가려고 한다. 한 가지 기준을 세우자면 그것은 메이커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사진장비 메이커가 있지만 그것들을 전부 다루기에는 무엇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크고...

장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것들도 함께 적어갈 생각이다. 첫 번째로 다룰 장비는 니콘의 명기 중의 명기로 꼽히는 F3 시리즈다. 내가 사용해본 F3hp, F3P, F3T 세 가지에 대한 이야기로 어쩌면 평생 작업이 될 지도 모르는 사진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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