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의사에서 전업 블로거가 된 해외 블로거의 기사가 블로고스피어를 제법 달구었다. 사실 블로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아, 직장 관두고 집에서 글 쓰면서 먹고 살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파워블로거들 중에서 과연 "전업 블로거를 하시겠어요?" 라는 질문에 "네"라고 바로 대답할만한 분들이 얼마나 될까? 이미 수 많은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통해서 '수익'을 내기를 원하고 있고 그에 맞추어 수 많은 '돈 벌게 해주는"모델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 '확실한' 보장은 없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애드센스다.

내 블로그에도 애드센스를 달아두었는데 그래도 제법 오랜 시간 붙여주는 것은 "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100$가 채워질까?"라는 오기에서 달아둔 것이다. 현재 추세라면 아마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달나라에 직접 가서 토끼가 없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올 시점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이 이번에 새롭게 런칭할 블로거뉴스 AD에 대해서도 블로거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오간다. 기본적인 개념은 애드센스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차이라면 노출만으로 수익이 난다는 점인데 만약 이대로 구현이 된다면 일일 트래픽이 제법되는 블로거라면 애드센스의 수표를 기다리느라 세월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블로거들 간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많은 이들이 꿈꾸던 '전업 블로거'가 양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분명 다음의 네티즌에 대한 정책은 네이버와는 다르다. 얼마 전 아고라 파동에서도 보였지만 네이버에 비해서는 네티즌들에게 개방적인 포털이다. 그런 면에서만 본다면 블로거뉴스 AD의 수익모델로서의 가능성은 그렇게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과연 그렇게 노출만 했을 때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 다음의 입장에서 수지타산이 맞을까 하는 점이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다음의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여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알려진 대로 노출 자체가 수익이라면 블로거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볼 장사는 아니지만 다음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장사가 아닐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지금도 넘쳐나는 낚시글이 한층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노출 = 돈"이라는 공식(이 공식은 만고의 진리기는 하다) 이라면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제목이나 태그가 양산될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조회수가 높은 글이나 트래픽이 많은 블로그들은 대체로 유익한 콘텐츠거나 그러한 콘텐츠들을 생산해내고 있는 곳인데 조회수만 올리면 된다는 사고가 만연되면 싸이월드 조회수 높이기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앞서 말한 블로거들 사이에 빈부의 격차가 생겨버리면 어느 날 우호적이었던 지인의 블로그에 있던 내 블로그 링크가 갑자기 사라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음의 블로거뉴스 AD는 다음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을 창조하고 이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회사 입장에서 볼때)일지도 모르지만 전체 블로거스피어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병폐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음이 이 모델을 어떻게 구상하고 풀어나갈지 관심이 끌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다음이 신경써야 할 것은 당장 블로거들의 수익을 어떻게 올려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합리적인 방법으로 그 수익이 나도록 함으로써 블로거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블로거뉴스 AD에 바라는 핵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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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고 나서 애드클릭스 베타 테스트를 해보라는 메일을 받았다. 구글 애드센스와 사실상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단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디자인은 아무래도 국내 회사가 만든 것이라 깔끔하기는 하다.

좋은 글이란 내용도 좋아야 하지만 읽는 동안 문장이 술술 넘어가야 좋은 글이다. 거기에 번뜩이는 재치와 촌철살인의 문장들이 사용되면 금상첨화다. 그런 면에서 내가 이곳에 쓰는 글들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 기자라는 직업을 첫 직업으로 택한 탓이라고 변명하자니 궁색하기만 하다. 눈 뜨고 있는 동안 내내 글만 썼을 텐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글이 너무 딱딱하다. 논문을 쓰는 것도 아니고..이래서는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괴롭다.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 참 많은 분들이 있지만 맛깔스럽고 쫀득쫀득한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블로고스피어의 수많은 블로그들을 내가 모두 돌아본 것은 아니어서 다분히 주관적인 면이 강하기는 하지만 내 나름대로 좋은 블로그들을 10개 정도 골라보았다. 해당 블로그가 어떤 글을 담고 있는지 블로거가 어떤 분인지는 전혀 소개하지 않겠다. 직접 가서 읽어 보고 느끼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주: 순서는 무작위다)

1 산나님 블로그

2 레이니돌님 블로그

3 라디오키즈님 블로그

4 웹초보님 블로그

5 솔라리스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무튼 썬도그님 블로그

6 이승환님 블로그

7 이뉴이트님(발음이 이게 맞는지..;) 블로그

8 두호리님 블로그

9 블로그라띠님 블로그

10 이정환님 블로그

사실 적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위 블로그들은 적어도 하루에 한번 정도는 내가 구경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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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글을 포스팅하고 링크에 링크를 타고 제법 많은 곳을 더 돌아다녔습니다. 정말 주옥같은..어느 글 하나 놓치기 아까운 블로그들이 참 눈에 많이 보였습니다. 모토코의 말대로.."네트는 광대하군요"

스타크래프트가 우리나라에서 전후후무한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래더시스템"의 도입이라고 늘 생각했었다. 한국인 특유의 순위 욕구에 부합하는 이 시스템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어느 나라건 순위에 대한 집착은 있겠지만 유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이 '순위'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한데 지금 이글을 읽는 순간에도 어딘가의 게시판에는 '1등' 혹은 '1빠'라는 답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도 1등 위주의 교육 시스템 때문이 아닌가 하지만 말이다.

야후!의 블로그 랭킹 시스템은 그런 면에서 블로거들에게 제법 관심을 끌만하다. 물론 블로그의 순위라는 것이 다분히 주관적인 면이 강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말이다. 아무튼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 알게된 블로그 검색창에 내 블로그를 넣어보았고 썩 마음에 드는 성적은 아니지만(한때 올블로그에서 Top 100안에도 들었었는데..라는 허영심도 한몫했다) '순위라는 게 이런 거군'하고 뱃지 달기 소스가 있길래 내 블로그에 심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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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블로그에 뱃지를 달고 나니 묘한 결과가 나왔다. 스크린샷에도 보이지만 집계일이 1970년이다. 글 수와 최종수집일도 이해가 안 가는 날짜다. 뭔가 이상해서 홈페이지로 접속해 조회를 해보니 또 제대로 나온다. 야후에 문의를 해 둔 상태지만 아직 답변은 없다. 어디서 이상이 생겼을까? 정답은 야후만 알고 있을 일이다. 야후에 문의를 하면서 뱃지를 심어둔 것을 알려두었기 때문에 당분간 달아놓아야겠다. 궁금하신 분은 이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순위뱃지를 클릭해보시면 된다.

이 블로그를 만든 것이 2006년 9월 8일이니 얼마 안 있으면 만 2년이 된다. 그리고 2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조회수 30만을 넘어섰다. 파워블로거분들께는 큰 의미가 있는 조회수는 아니겠지만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일반인이 된 지금 내게는 과분할 정도의 방문객 수랄까...(물론 봇들도 제법 되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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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방문자 수를 살펴보니 오히려 이전에 기자 생활을 할 때보다 요즘이 더 많은데 반면 댓글이나 방명록은 적은 걸로 보아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은 과묵한 분들이거나 아니면 소심한 분들이 아닐까 하는 추리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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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러는 얼마 전까지는 네이버가 선두였는데 올해 들어 다음이 가장 많았다. 역시 올블로그로부터의 유입도 많았고..조금 특이했던 것은 MSN의 검색에 제법 걸린다는 점..

아무튼 30만이라는 조회수가 실제 방문객이던 검색봇이건 내게는 작지만 큰 의미를 준다. 즉

'아직 혼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바다가 있기에 언제 어디서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에

행복한 것이 아닐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과거의 지인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았다. 러브레터의 마지막 장면 같은 우연을 기대하기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 싶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한때 상당히 유행했던 아이러브스쿨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진 친구나 옛 연인을 다시 찾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못 잊는 첫사랑을 만나 감격에 젖은 나머지 불륜의 시초가 되었던 웃지 못할 기억도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개인화된 공간(블로그, 미니홈피)이 아주 보편적인 것이 된 때에는 'A'군 이라는 이니셜만 가지고도 그 사람이 누군지 금방 찾아내고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의 행적(?)이 파헤쳐질 정도니 하루하루의 행동거지와 글쓰기에 신중하지 않으면 세상살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정치판에 뛰어들 꿈을 꾸는 인재라면 어려서부터 개인 블로그를 꾸리고 유명 블로거가 되지 않으면 네티즌들의 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은 물론이고 어설펐던 포스팅으로 인해 뒤통수를 맞을 각오도 해야 한다.

기술 발달의 고도화될수록 개개인의 존재는 점점 더 모래알이 되어 가지만 그 모래알 하나하나가 너무도 뚜렷한 테두리를 가지고 있어 어디서든 쉽게 구별될 수 있다. 극도로 고립화된 개인들이 네트워크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면접촉이 아닌 대키보드접촉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 연계는 시간은 물론 공간도 초월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어진 고립자들은 더 이상 은둔자가 아닌 오피니언리더가 되고 있는 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니 말이다.

네트워크의 최종적인 집결지는 어디일까? 아직까지 거대 자본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 터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네티즌들의 모습이지만 언젠가는 인터넷 자본가들로부터 독립적인 그들만의 거점을 확보할 것이고 신분의 차이가 없이 모두가 다 평등한 하나의 아이디로 존재하는 그 속에서 어떤 혁명적인 사건이 일어날지 지금으로서는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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