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유로 정작 내 문제들을 방관하며 지낸 지도 제법 시간이 흘러갔다. 12월에 접어들면서 많은 것들이 말 그대로 초기화되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해서 아예 한 두 발 물러서서 마치 다른 사람의 인생인양 지내도 보았지만 역시나 그런 일상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잊기 위해 과음한 후의 두통처럼 결국은 좀 더 큰 괴로움으로 다가올 뿐이다. 2008년 참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이 많았던 한 해인데 정작 이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버린 것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내 삶의 주체가 아닌 보조 역할만을 했기때문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아무튼 그 동안 놓고 지내던 일들을 다시 하나씩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놓아야할 시간이다.

- 달리기는 이제 5Km를 넘어섰다. 하루 기준 거리를 5Km로 잡고 단기 목표는 10Km 단거리 마라톤을 완주할 정도로 키우는 것

- 제법 오래 놓고 있던 일어책을 다시 보는 것. 어느 정도 일본에 가서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정도는 되지만 역시 어설프다. 생활 회화 중심이다 보니 문법이 약하고...내년 능력시험 2급을 목표로 공부를 해야 겠다.

- 밀린 책들. 후배가 준 책도 아직 제대로 읽지 못했고 요즘 다시 읽고 있는 헤세의 저작들도 읽는 속도가 제법 더디다. 헤세를 마무리하고 다시 니체로 돌아갈 생각이다. 이 역시 원점으로의 회귀다.

- 사진은 억지로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데 마음이 조급해서일까 선뜻 카메라를 들고 나가지 못한다. 사진의 경우는 좀 더 여유를 두고 파인더를 안정된 마음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 역시 제법 오래 멀리 했던 음악들, 클래식으로 음악에 입문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잡식성이 되어 버렸는데..처음 음악을 접할 당시의 피아노곡 위주로 다시 정리를 해야겠다. 우선은 쇼팽..

몇 가지 안 되는 일 같지만 이것들을 제대로 소화하기에도 제법 굳은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우선 해야할 것은 어수선한 책상 정리와 하루의 시작을 플래너로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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