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엔씨의 블레이드엔소울과 R2를 비교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요즘 MMORPG는 사실 우리 게임이 아닌 WOW가 거의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어 이제는 국산 게임이 좀 그 벽을 넘어서 도약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게임은 블레이드엔소울이다.



다만 사람인지라 언제 오픈이 될 지도 모르는 게임을 막연하게 기다리자니 아쉬운 점도 많고 해서 다른 게임은 무엇이 있나 돌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역시 엔씨의 아이온이다. 이제 오픈베타가 일주일 남아있는 아이온은 그동안 WOW를 오래해서 그런지 왠지 WOW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기본적으로 천족과 마족이라는 적대 세력을 구성해둔 것이 얼라이언스와 호드로 양분되어 있는 WOW의 개념과 유사하고 직업 체계라던가 인터페이스도 낯설지 않다.

물론 아직 정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해본 입장이 아니니 단언을 하기는 어렵지만 아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WOW유저들을 끌어들이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오픈 베타의 시기가 하필이면 WOW의 확장팩 오픈 시기와 부딪히는 것도 아이온에게는 불리한 점이다. 그럼에도 현재 아이온 오베를 신청하는 사람의 숫자는 매우 많아 서버를 증설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생긴 마지막 서버(이후 추가가 예상되지만) 역시 천족은 마감되었다.




나도 일단 이 서버에 캐릭을 하나 만들어두긴 했는데 아이온의 캐릭터 생성창은 제법 흥미롭다. 마치 게임 디자이너가 되어 캐릭터 디자인을 하듯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데 초반 신규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제법 쓸만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나면 오히려 귀찮은 작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이들을 위해 기본 세팅과 랜덤 세팅을 두고 있기는 하다)


일단 종족과 직업을 고른다. 여기까지는 다른 게임과 별 차이가 없다.

본격적인 캐릭터 디자인 창이 열린다. 우측에 보면 꽤 상세한 옵션이 보인다. 왼쪽 구체는 이미 만들어진 세팅이다.

기본 세팅 상에서도 이렇게 변화를 줄 수가 있다. 무조건 미남미녀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취향대로 만들 수 있다.

재밌는 것 여성 캐릭터의 경우 3사이즈의 조절이 가능한데 이거 여성단체의 지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장시간에 걸쳐 캐릭터를 만들고 나면 초기 화면에 캐릭터가 나타난다. 아직 정식 오베가 아니라 플레이는 불가능하다.

정식 게임의 오픈까지 게이머들에게 제법 많은 흥미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아이온이 과연 유료화 서비스 개시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모을지는 아직 내다보기 어렵다. 앞서 말한 것처럼 WOW와 유사한 구성으로 인한 WOW유저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개인적인 생각이지만)고 그렇고 가장 큰 경쟁상대는 역시 자사의 게임인 블레이드엔소울이다.

나 역시 두 게임이 동시에 유료화를 한다면 블레이드엔소울 쪽에 마음이 가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만 본다면 아이온은 자칫 기존의 MMORPG유저의 유입에도 실패하고 그나마 모아둔 유저 역시 블레이드엔소울이라는 대작으로 빠져나갈 위험성을 감수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뭔가 다른 게임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이온이 던질 승부수는 무엇일지 제법 궁금해진다.

그리고 끝으로 아이온 혹은 블레이드엔소울의 결정적인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 엔씨가 보여준 심난한 행동들이다. 이미 많은 유저들에게 불만을 들을만큼 들은 그래서 유저들이 엔씨 게임에 대해 시큰둥한 이 분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향후 이 두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지 않을까 싶다.

PS) 아이온도 그렇고 블레이드엔소울도 그렇고 여성 캐릭터의 디자인은 아무리 봐도 오버스러운 면이 많다. 여성 캐릭터는 헐벗을 수록 방어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래서는 눈요기 이상의 게임은 만들 수 없다. WOW가 왜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가? 캐릭터가 멋지고 예뻐서가 아니다. 그점을 엔씨는 깨달아야 한다.

MMORPG, 복잡한 단어 같다면 그냥 잊어버리면 된다. 다중 사용자 어쩌고 해봐야 이해도 잘 안 된다.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참조)  쉽게 말해서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즐기는 롤플레잉 게임이고 국내 게임 역사의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리니지와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WOW를 생각하면 된다. WOW를 제법 오랜 시간 즐기는 입장에서 게임 콘텐츠가 조금 지루해질 무렵이면 다른 대체할만한 게임이 있는지 뒤적이게 된다.

예전에는 고도리나 포커 같은 보드 게임류가 제법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온라인 게임의 추세는 역시 MMORPG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다는 점과 장비나 레벨 업그레이드를 통한 외모와 능력치의 변경 그리고 무엇보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통한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리니지 이후 수 많은 리니지 류의 게임들이 제작되었고 또 그렇게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엔씨소프트 설립 초기에 인터뷰를 위해 방문했었던 허름한 사무실은 삼성동에 거대한 빌딩으로 변모했고 김택진 사장은 대한민국의 신화를 창조한 인물 중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것도 온라인 게임이 이제는 하나의 거대 콘텐츠 사업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아무튼 많은 제작사들이 리니지나 WOW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하나의 게임에 사용자들이 집중하는 이유 중의 하나인 커뮤니티의 탈퇴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길드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 길드 내의 연대감이 하나의 게임에서 다른 게임으로 쉽사리 건너가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내 입장에서도 WOW의 콘텐츠가 슬슬 지루해지고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건 접속만 하면 온라인 친구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쉽게 WOW를 그만두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제법 관심을 끌만한 국산 게임이 2개가 눈에 띈다. 하나는 엔씨소프트 의 블레이드앤소울(http://games.plaync.co.kr/bladeandsoul/)이고 다른 하나는 한게임의 R2(http://r2.hangame.com/)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직 서비스 이전 단계라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지만 R2는 이미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R2가 새삼스럽게 요즘 다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기존의 유료 서버에 추가로 무료 서버가 오픈 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R2가 사용자층에 제법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스팟공성전이라 불리는 길드간 대규모 전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리니지에서 유래했다고도 할 수 있는 공성전 시스템은 역시 순위 경쟁에 민감한 국내외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최근에는 중국 사용자들과 대규모 국가 대항 공성전을 주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R2의 무료서버 오픈은 조금은 위험 요소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보통 오픈베타 시기에 많은 사용자들이 몰리다가 유료화가 시작되면 그만큼의 많은 사용자들이 이탈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요즘 특성이고 보면 R2의 무료서버 오픈은 신규 가입자 확보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내려져 있는 상황에서 과연 새로운 게임의 개발에서 볼 수 있는 신규 사용자 유입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즉 단순히 무료 서버만 오픈해서는 이미 서비스가 진행 중인 게임의 경우 큰 장점은 없다. R2가 그에 대한 대책으로 들고 나온 것은 콘솔 게임 마니아들에게 낯익은 파이널판타지의 매터리얼 시스템이다. 이름을 다른 것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오히려 기존의 파판 유저들의 관심을 한 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적인 고뇌가 눈에 보이는 부분이다. 파판의 매터리얼 시스템은 기존의 파판 마니아들에게도 제법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R2의 매터리얼 시스템 역시 만만치가 않다. 제작사 스스로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으니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제법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에서 보면 시스템이 어려운 게임은 나름대로 인기가 있다. 그만큼 천차만별의 능력치를 가진 캐릭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R2 업데이트 성공 여부도 그래서 매터리얼 시스템을 기존 사용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아무튼 게이머 입장에서는 기존의 게임들이 업그레이드 되고 새로 개발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한게임의 이후 행보를 기대해본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라는 온라인 게임이 있습니다. 3년 전인가 처음 국내에 소개된 게임인데 지금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잘 나가는 온라인 게임으로 손 꼽히고 있습니다. 흔히 WOW라고 불리는 이 게임은 제가 해 본 온라인 MMORPG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성을 극대화한 것이 장점으로 혼자놀기도 비교적 나쁘진 않지만 다른 캐릭터와 함께 게임을 진행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죠.

갑자기 왠 게임이야기를 하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즐거운 연말연시 휴일을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안타까운 부분입니다만...OTL

아무튼 현재의 웹 환경은 커뮤니티 그리고 그 커뮤니티 안의 '공유'라는 개념이 기본이 된 듯합니다. 이 점은 물론 부작용도 꽤나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개인간 네트워크의 구축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웹이 아니었더라면 정말 만날 수도 없었을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생긴 것이죠.

네트워크의 성장기인 현재는 단점보다는 이런 장점이 좀 더 부각되고는 있지만 머지 않은 장래에는 이 네트워크의 부작용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실과 네트워크의 부조화를 인지한 개인들이 이 갭을 메꾸려고 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각기동대의 주 테마 중의 하나이기도 한 네트워크와 인간의 문제죠. 그리고 이 문제는 이제까지 인류가 겪었던 어떠한 문제보다도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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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성공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과시’다. 다른 사람보다 높은 점수와 아이디 앞에 붙는 아이콘 등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줌으로써 현실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유달리 ‘승부욕’이 강한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잘 맞아 떨어진 게임이라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이 어떠한 모습을 띠고 있을까? 국내 MMORPG의 선두주자격인 리니지 1의 경우 아이템을 장착한다해도 플레이어의 외양이 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리니지 II로 접어들면서 3D와 함께 착용하는 아이템에 따라서 플레이어의 외모가 달라진다. 고급 아이템을 장비할수록 그 차이는 커지며 좋은 아이템을 장비한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에 비해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게임을 이제 막 시작했는데 화려한 장비로 치장한 다른 플레이어를 보면 당연히 부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한 한 사용자는 “레벨 1부터 시작해서 언제 저 정도 장비를 맞출까 하는 생각에 막막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온라인 게임은 이른바 ‘만랩(더 이상 레벨이 올라가지 않는 최종 레벨)’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게는 몇 달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레벨이 낮을 때 게임을 하다 레벨이 높은 다른 사용자에게 PK(Player Killing)를 당하게 되면 장비를 맞추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고 밝힌 다른 게이머는 “한 서버에서 지존급으로 불리고 싶은 욕구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인다.

여기서 게이머들이 선택한 지름길이 바로 현금 거래다. 흔히 ‘현거래’ 라고 불리며 온라인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게임 머니, 아이템, 계정 등의 거래를 부르는 말이다.

경제학의 대원칙의 하나인 ‘수요공급의 법칙’은 온라인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게임 내에서 보다 좋은 장비를 착용하고 싶은 마음에 현금 거래 사이트를 찾은 사용자들은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게임 머니나 아이템을 구입하게 된다. 인기 있는 게임, 인기 있는 서버일수록 가격은 비싸다.

이런 추세에 아예 이를 하나의 직업으로까지 선택한 사람들도 있다. 한 달에 200만 원 정도는 넘게 번다고 밝힌 한 게이머는 “PC방에서 먹고 자고 생활을 하기 때문에 생활비도 사실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며 “하루 종일 앵벌(게임 머니를 벌기 위해 아이템 파밍 등의 작업을 하는 일)을 하다보면 피곤하지만 수입이 좋아서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니지 II의 경우 중국인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것도 온라인 게임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웬만한 중국 대기업에 다니는 것보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한다. 몇몇 PC방은 아예 PC 몇 대를 이 ‘앵벌용’으로 돌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WoW는 이와 같은 아이템 거래를 막기 위한 방어책으로 아이템에 대한 귀속 시스템-일단 착용한 아이템은 다른 게이머에게 전달할 수 없다-을 채용하기도 했지만 아이템이 아닌 게임 머니의 거래는 막을 수가 없는 현실이다.

온라인 게임의 이런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도 보편적인 하나의 현상이 되어 있음에도 실질적인 사회의 대책은 극히 미흡한 상태다.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연중행사처럼 문제점을 지적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할 때만 잠시 관심을 가질 뿐 금방 잊고 만다. 온라인 세상도 우리 현실 사회의 반영이다. ‘점차 나아지겠지’라는 안이한 생각만으로 넘겨버리기에는 이제 어려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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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법의 개정으로 이제 계정의 현금 거래는 원천적으로 차단되었습니다. 물론 법 시행 후 얼마 간이라는 전제를 저 나름대로 붙여봅니다만...랭킹 시스템은 한국 사람들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것같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온 말이고 유난히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모으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의 현거래 1,2 위 사이트가 모두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점은 참 여러가지의 의미가 있는데요. 작년 한 해 국내 게임시장에서 현거래 규모가 1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외국계 기업이 국내 게임의 아이템 거래를 중개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고 이에 대한 법규제는 전혀 없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애들 코 뭍은 돈'이라는 말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대책 마련을 촉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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