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연탄을 보기가 쉽지 않다. 내게 연탄은 뭐랄까 아날로그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직접 불을 붙여줘야 하고 타 들어가는지 지켜봐줘야 한다.

까맣던 놈이 안간힘을 내 다 타고 나면 하얗게 질려버린다.

삶도 별반 다를 바 없지 않나...

불과 10년 전의 사진인데... 이젠 거리에서 이런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아날로그와 낡은 책장이 향에 취해 있기엔 말이다...

F3/T, MF 35mm f/1.4, LS40
 

 

'사진 이야기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인사동 거리  (0) 2012.03.18
사랑..해 본 적 있어?  (4) 2012.02.09
8월, 고양이, 아르바이트  (0) 2011.08.04
신촌역  (0) 2011.06.12
철탑 뒤로 비친 달을 그리며  (0) 2011.06.06



누구나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느낌은 아니다.

각자의 살아온 길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 수 있는 것은

사람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존재다.

사람이 가장 슬픈 존재다..


Nikon, F3hp, MF 105mm f/1.8, Fuji RDP III, LS-40


'사진 이야기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탑 뒤로 비친 달을 그리며  (0) 2011.06.06
고해소에서  (0) 2011.04.01
성토마스아퀴나스 성당  (0) 2009.12.15
부안성당  (2) 2009.12.15
비상정지버튼  (0) 2009.12.14


마음 붙일 곳이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큰 힘이 된다. 그 대상이 자기자신의 내면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취미생활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우리네 일상은 지극히 평범해서 각자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에서 보면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것이 또한 인생이 아닌가.


매일매일이 다르게 느껴지지만 결국은 하나의 연장선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 어디에 마음을 붙이고 살아가야 할까는 개인에게 있어서 참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 많이 든다. 그만큼 요즘 내 삶이 다소 붕 뜬 것같은 느낌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방황이라는 표현이 적합할런지는 모르겠지만 내 짧은 인생을 돌이켜보면 안정된 시기보다는 주변을 떠돌던 시기가 많았고 무엇 하나에 내 모두를 집중한 기억도 많지 않다.

어느 새 세월은 이렇게 흘러버렸다. 단조로운 일상에 적응아닌 적응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문득 세상 속에 내 모습이라는 것이 어디쯤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있는 지조차 잊어가고 있는 것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유서 즉 遺書 란 단어의 의미 그대로 남기는 글이다. 내가 지금 유서를 쓴다면 '젊은 나이에 무슨 허튼수작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일이어서 당장 오늘 혹은 내일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했을 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것보다는 미리 한 장 정도 적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유서를 한 번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군 시절 대간첩 작전이 진행되었을 때 소대원들을 데리고 작전에 들어가기 전 적었던 기억이 있다. 수색대라는 특성상 오로지 전진만이 있는 상황에서 실탄으로 무장한 채 작전에 투입될 당시는 나름대로 비장했던 것 같다. 그때 어떤 내용을 적었는지 애석하게도 전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유치한 내용이었지 싶다.

소위를 단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기에 나름대로 어설픈 국가관이 담겨 있었을 수도 있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숫총각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어떤 내용이었건 처음으로 적은 유서와 머리카락을 담은 봉투는 어디론가 보내졌고 이후 소식을 알 길이 없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언제고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삶이라는 이면은 늘 죽음이라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그래서는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왔을 때 당황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어? 아직 준비를 못했는데 다음에 오시면 안 될까요?"라고  이야기한다고 통할 노릇도 아니니...삶의 끝은 결국 죽음이고 이 또한 순차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전혀 어색한 일은 아니다.

유서를 적는다는 것은 그래서 생을 마무리하는 의미라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준비하는 작은 작업이다. 지금 인생을 얼마나 정리해두고 있는지 자문해보자.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와 사회생활  (0) 2008.07.01
인터넷 시대에 글쓰기  (0) 2008.06.18
언제부턴가..  (0) 2008.06.11
휴가  (2) 2008.06.03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나..  (2) 2008.06.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