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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즐거운 것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메말라버린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감정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Canon EOS-1Vhs, EF 24-70mm f/2.8L, Fuji RDP III,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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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도 3년이 지나간다. 시간의 흐름이 어찌나 빠른 지 내가 혼자라는 사실조차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세월이 이렇게 흘러버렸다. 때로는 따스한 손길이 가슴이 시리도록 그립다. 사람의 체온이라는 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이라는 걸 막상 곁에 있을 때는 몰랐다.

그리고 막상 그 빈자리의 흔적조차 옅어질 무렵이 되서야 그 따스함이 그리워진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후회없는 인생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언제고 잡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이 아닐까...

데미안의 싱클레어의 독백이 유난히 가슴 속에서 맴돈다. 어차피 인생은 그런 것이니까..

늦은 밤 퇴근길에 지나치는 밤거리는 꽤나 감상을 자아낸다. 원래 감성적인 면이 많은 성격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 감성에 스스로 취해버리는 것같다. 또 다른 세계로 떠나야할 시간이 다가온 것일까? 감정의 틀을...마음의 벽을 넘어선다는 것은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쉽지가 않다.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ö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sst Abraxas

Nikon F5, MF 50mm f/1.4, Ilford XP2,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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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외로운 것은

사랑이 떠나버렸기 때문만이 아니다.

사랑과 함께 추억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Nikon D200, AF-S 17-5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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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일상에서 변화를 주기란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다. 지인이 사진이 마냥 좋아 잘 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인도로 촬영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하나의 틀을 깨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아서 나서는 일은 길지 않은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돌아와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 그 좋은 직장을 버리다니 어리석다..고 대부분 말을 하지만 그네들이 빼놓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다. 물론 현실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심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그 친구가 인도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충분히 현실에서도 멋지게 살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삶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이 있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는 넘어설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인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벽을 넘기까지가 어려운 법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생이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지고 만다. 벽을 넘어서 자신만의 삶을 찾는 것..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임에도 말이다..

Nikon F5, AF-S 17-35mm f/2.8, Ilford XP2,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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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연애를 할 때는 비교적 여행을 자주 다녔던 것같다. 서울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과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보내는 것은 정말이지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이 무리를 해서라도 금요일 밤에라도

차를 몰고 멀리 가보곤 했던 것같다. 그리고 막상 혼자가 되고 나니 카메라가 방 구석을 지키는 일이 잦아졌다.

혼자라도 들고 나가야 사진을 하는 사람의 도리(?)일텐데 긴 연애기간의 후유증 탓인지 혼자 어디를 가기가

이젠 여간해서는 쉽지가 않다. 나이가 들면서 연륜이 쌓여야 하는 데 나이가 들고 혼자가 되면서 더 소심해진

것같아 쓴웃음도 난다. 올 겨울에는 정동진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Canon Eos-1Vhs, EF 28-70mm f/2.8L, Fuji RDP III,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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