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화재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뭔가 제목이 특이한 기사가 있어 클릭을 해봤다.

이 기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처음 읽어내려 갈 때는 별 무리가 없어보이는 데 중간쯤 가면 신파조의 문체가 나와 읽는 이를 당황하게 한다. 

마치 한여름 풍경을 전하는 방송사 기자의 전형적인 멘트인 "해변가는 이미 수많은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고... "나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속도로는 마치 거대한 주차장을 연상시키며.."와 별 차이가 없다. 기사라는 것은 사실을 전달하는 데 주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가만히 읽다보니 기자의 주관이 참 많이도 들어가 있다. 마치 기자는 전지적 작가가 된 듯한 모습으로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주변 상황까지 그려내고 있다. 요즘 워낙에 이런 기사가 많으니 그려려니 하고 화면을 닫으려는데...

아래 쪽의 답글을 보고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우신조의 혜택을 받아 다른 여성을 구한 이는 '조' 씨인가? "권" 씨인가?

요즘은 기자들도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를 양산해낸다. 온라인 미디어의 급증으로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의 수도 많아졌다. 소위 메이저 일간지들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낮다. 결국 우리 주변에서 정통성과 권위를 가지고 있는 기사를 만나기는 참 어려워진 셈이다.

일간지도 아니고 월간지에서 처음 기자 생활을 했던 나도 사실과 어긋난 기사를 쓰면 말 그대로 재털이가 날아왔었는데...요즘 기자들의 근무 여건이 아주 좋아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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