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의 삶은 선형에서 비선형으로 크게 이동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 저 멀리 중동의 기름 사정이 내 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주듯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이 내 삶의 본질적인 부분에 영향을 주는 시대다.

젊어서 열심히 일해서 노후를 준비한다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청춘을 불살라가며 힘겹게 일을 해도 남는 건 얼마 안 되는 잔고와 피로에 지친 몸뿐. 미래를 위해 오늘의 고통을 감수하고 희생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가하는 원초적인 질문이 반복될 뿐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자아의 본질적인 가치조차 버려가고 하루라도 더 지금 직장에 남아 있기 위해 마지막 자존심마저 잃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

어차피 인간이란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누가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감과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함에도 요즘 인간들의 삶이란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돈이 있어야 세상을 살고 세상을 살아야 가치도 찾을 것이 아니냐?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싫어도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과연 얼마만큼의 돈을 그네들은 필요로 하는 것일까 반문하고 싶다. 물욕이란 끝이 없는 것인데 ‘이 정도면 나 스스로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돈을 벌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란 대체 언제란 말인가?

많은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벌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런 일거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개념은 어느 정도 접어두고 시작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뜻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 하고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종종 신문에 나오는 사표 쓰고 세계일주 떠난 이들이 마냥 부러운 것이다. 마음은 그들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지만 현실에서는 용기를 내지 못 한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이때쯤이면 되겠지’라는 시기가 되고 나면 이미 몸이 따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비선형적인 방정식이 지배하는 요즘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란 무엇일까? 답은 본인이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을 실천할 용기가 없을 뿐...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을 떠나는 것은 쉽지가 않다  (2) 2008.08.13
기자의 자질이란 무엇일까?  (4) 2008.07.25
소설가 - 1일  (2) 2008.07.05
사람을 잃었을 때는  (0) 2008.07.03
정치와 사회생활  (0) 2008.07.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