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자들의 수준을 여러차례 언급 했었지만

이 기사 를 보면 대체 기자 선발 기준이 무엇인가 의심스럽다. 기자가 최소한의 조사조차 안 하고 글을 쓰고 데스크는 최소한의 검토조차 안 하고 게재를 한 것이 아닌가..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은 성이 박 씨고 이름이 유진이다..아무리 스포츠 신문이라고 해도 성이 유 씨요 이름이 진박이라고 인식하다니 참..

혹시 야후 뉴스에서 실수를 한 것인가 싶어 스포츠서울 사이트 에 들어가봤다. 왠만해서는 스포츠신문(신문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는 모르겠다)은 안 보지만 그래도 기자라는 명함을 파서 다니는 사람이 실수를 했겠는가 싶었지만 오히려 확인만 한 꼴이 됐다.

만약 기자가 정확하게 소속사의 의견을 전화나 면담을 통해 확인한 것이 맞다면(많은 기자들이 그 쉬운 전화조차 잘 하지 않는다) 기자는 소속사에서 소속 연예인의 이름도 모르고 있다는 것에 의문을 품었어야 하는 것인데..그대로 옮겨온 것을 보니 기자도 유진 박이 누군지 모르고 소속사도 그가 누군지 모른다는 말이 아닌가?

아니면 기자는 소속사와 이야기 한 적도 없이 그저 추측 -이름도 잘 모르는 바이올리니스트-으로 기사를 쓴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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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알파벳이 참 많이 등장한다. 'A양이 B군을 때렸는데 지나가던 C가 이를 보고 뜯어 말리다가 다쳤다'는 식의 기사다. 기자들 아니 데스크 입장에서는 독자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고 알파벳 이니셜로 표시하면 나중에도 뒤탈(?)이 없을테니 일단 내보내고 본다. 독자들은 이런 기사를 보면 당황스럽다. 기자되기가 참 쉽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소위 '아니면 말고'가 온 나라에 일종의 유행처럼 되어 있다.

알파벳 놀이를 하다보니 기자 본인이 틀리기도 한다.

아래 기사는 오늘자 모 언론사(?)의 기사인데 나중에 고칠 우려가 있어서 일단 캡쳐를 해 두었다.



제목 자체도 일단 독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식이다. 요즘은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으면 독자들이 눌러보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이건 독자를 무시해도 한참 무시하는 태도다. 정말 좋은 기사는 제목이 없어도 독자들이 찾아다니면서 읽는다.

위 기사를 보면 역시나 알파벳이 등장한다. A고교의 B양이 투신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경찰은 K양을 조사하고 있다. 여기서 등장한  K는 누구인가? 우리 경찰이 실수를 한 것인가? 입력 실수라고 보기에도 영문자 B와 K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다.

두 번째 단락의 문장은 주어술어 구분도 애매하다. 아무리 기자되기가 쉬워진 세상이긴 하지만 이 문장은 대체 어떻게 읽어야할지 난감하다. 글자의 나열일뿐이지 기자가 쓴 기사라고 하기는 아무리봐도 어렵다.

알파벳 놀이에 문장은 엉키고..요즘 기자라고 명함을 들고다니는 이들의 현 주소가 이렇다면 꽤나 우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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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화재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뭔가 제목이 특이한 기사가 있어 클릭을 해봤다.

이 기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처음 읽어내려 갈 때는 별 무리가 없어보이는 데 중간쯤 가면 신파조의 문체가 나와 읽는 이를 당황하게 한다. 

마치 한여름 풍경을 전하는 방송사 기자의 전형적인 멘트인 "해변가는 이미 수많은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고... "나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속도로는 마치 거대한 주차장을 연상시키며.."와 별 차이가 없다. 기사라는 것은 사실을 전달하는 데 주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가만히 읽다보니 기자의 주관이 참 많이도 들어가 있다. 마치 기자는 전지적 작가가 된 듯한 모습으로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주변 상황까지 그려내고 있다. 요즘 워낙에 이런 기사가 많으니 그려려니 하고 화면을 닫으려는데...

아래 쪽의 답글을 보고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우신조의 혜택을 받아 다른 여성을 구한 이는 '조' 씨인가? "권" 씨인가?

요즘은 기자들도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를 양산해낸다. 온라인 미디어의 급증으로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의 수도 많아졌다. 소위 메이저 일간지들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낮다. 결국 우리 주변에서 정통성과 권위를 가지고 있는 기사를 만나기는 참 어려워진 셈이다.

일간지도 아니고 월간지에서 처음 기자 생활을 했던 나도 사실과 어긋난 기사를 쓰면 말 그대로 재털이가 날아왔었는데...요즘 기자들의 근무 여건이 아주 좋아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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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지난 기억들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앨범을 뒤적인다거나 편지를 다시금 열어보는 것이외에 딱히 이렇다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사진이 없어지거나 편지조차 잃어버렸을 경우에는 내게 그런 기억이 있다는 것조차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내 모습을 글자 하나하나까지 기억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바로 인터넷 덕분이다. 특히나 구글 검색을 이용하면 내 이름과 나를 상징할 수 있는 몇몇 단어들만 같이 넣어주면 "언제 이런 일이 있었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나에 대한 정보들을 나열해준다.

컴퓨터 잡지 기자로 활동했던 덕분에 비교적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비단 기사 뿐 아니라 여러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적었던 글이나 사진.. 나는 잊고 있었지만 그 단편들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이었다.

내가 죽은 이후에도 이런 단편들은 꾸준히 남아 나의 기억을 대신할텐데...

문명이 발달하면 할 수록 나를 지우기는 어려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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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블로깅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종종 들린다. 기자들이 블로그를 만들어서 그 트래픽을 언론사 자체로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은 언론사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 활발하게 블로깅을 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회사의 의도와는 별개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블로그를 꾸며가고 있다. 특징이라면 블로깅을 하는 기자들 중에 많은 수가 IT 쪽에 취재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고 중앙 일간지나 방송사의 기자들은 적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가 시사하는 점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전에도 몇 차례 말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유난히 '기자'라는 명함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보편적으로 사회 혹은 공중이 인지하고 있는 '기자'는 4대 일간지 혹은 4대 방송사 정도이지 그것을 넘어가는 경우는 '기자'라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은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자'의 영역에 대한 선이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언론이 활성화된 이후 좀 더 구체화되었는 데 메이저 언론이니 마이너 언론이니 하는 말들이 서서히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언론이라는 말조차 인터넷 포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 가고 있다. 뭔가 새소식이 알고 싶으면 네이버나 야후 뉴스를 보면 되고 그곳에서는 소위 조중동 기자들의 글만이 아닌 이제까지 마이너 대접을 받던 미디어 기자들의 글들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에는 신문지상에 실리기만 해도 그 파워(?)와 공신력이 압도적이었던 조중동의 기사들이 인터넷 상에서는 네티즌들에 의해 반박당하고 오탈자를 지적당할 정도니 세상이 변하기도 많이 변했다. -물론 아직도 우리 어르신들은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내용을 모두 사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지만-

또한 요즘은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존의 보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예전같지 않다. 오히려 기존의 언론보다 블로거 1인의 글이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날카로운 내용을 담는 경우도 많다. 기존 언론이 상대적으로 커다란 틀에 갇혀 있는 사이에 이들의 영향력은 날로 커져 가고 있고 소위 언론고시를 치르고 입사한 '수재'들을 제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디어의 개방화와 인터넷의 재도약과 맞물려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은 이러한 영역파괴가 IT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는 현재 블로고스피어의 주류가 IT분야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은 분명하다. 즉 시간이 흐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미디어들의 접근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기존의 보수 언론들의 입지는 갈 수록 좁아질 것이다. 물론 기존 언론들이 이러한 변화를 모를 리 없다. 이미 조중동의 경우는 인터넷과 블로그를 자신들의 영역 안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입법, 사법, 행정에 이어 제4부로 그 위상과 권력을 휘둘러온 언론이 그 권력을 일반 대중들에게 내 줄 날도 머지 않았다. 과연 기존 언론들은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해 나갈까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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