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이팟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고 생각했었다. 미국에서는 아이팟이나 아이폰때문에 난리고 세계 각국에 다양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저거 그냥 MP3 아니냐?"는 생각에 시큰둥했었다. 일단 가격이 제법 비싸고 무엇보다 예전에 잠깐 써봤던 아이튠즈가 영 마음에 안 들어서 아이튠즈가 아니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아이팟 역시 선입견이 있었다.

얼마 전 아이팟 나노를 얻게되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어차피 쓰게된 것 제대로 좀 써보자는 생각에 국내 아이팟 동호회며 미국의 커뮤니티며 며칠을 뒤지고 다녔고 골치 아픈 아이튠즈(대체 날려 버린 음악과 동영상이 얼마나 되는지...)에 슬슬 적응이 되고 나니 "이거 물건이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나노의 성능적 한계(나노 자체가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내 기기에 대한 취향에 맞지 않을 뿐이다.)에 좌절하고 터치를 입양했고 이제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시간을 터치와 보내고 있지만 쓰면 쓸 수록 활용영역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왜 아이폰의 국내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지(이게 단순히 위피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억측이지만 아이폰이 들어오면 휴대폰 시장 자체가 흔들릴지도 모르겠다) 이해가 간다. 덕분에 나름대로 최신 휴대폰이라고 생각하던 내 터치웹폰은 알람으로 변해버렸다. (터치에도 알람이 있긴 하지만 오래 써오던 휴대폰 알람이 그래도 잠을 깨기에는 더 낫다.)

   
아이팟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사용자가 하기 나름인데 음악의 경우 커버플로우라는 독특한 방식의 앨범 찾기 기능이 제법 재미있다. 음질에 대해서는 워낙 말이 많지만 막귀인 내가 듣기에는 큰 무리는 없어보이고 그나마 음질을 향상 시키려면 이어폰을 일단 조금 괜찮은 것을 장만하고 아이튠즈에서 이퀄라이저를 커스텀으로 설정한 후에 모든 곡에 적용시킨 다음 아이팟으로 보내면 그럭저럭 괜찮다. 음악과 관련해서 앨범아트나 가사찾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다음 번 포스팅에서 다뤄보겠다.


커버플로우는 어쩌면 쓸데없는 기능일 수도 있다. 음악을 들을 때 액정을 보면서 듣는 것도 아닌데 굳이 곡마다 앨범아트를 넣어줘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긴 한데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사실 끝도 없다. 그냥 이런 기능도 있구나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하다. 물론 국산 MP3도 앨범아트와 가사를 훌륭하게 지원하고 있다.

* 화면에 보이는 처자는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가수 중의 한 명인데 노래부르는 것 자체가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열혈아가씨다

* 벌써 애플 찬양자가 된 것이냐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다. 스티븐 잡스가 존경스러울 뿐이다.

   아직도 잡스 敎에 가입하지 않으셨습니까?

아이팟의 가장 강력한 기능 중의 하나는 역시 Wifi다. 아마 이 부분이 국내 도입에 또 하나의 장벽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왠만한 큰 건물에서는 신호를 잡을 수 있어 말 그대로 무료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있다. 인터넷을 무료로 쓰는 것에 대해서는 또 할 말이 제법 많은데 이것도 일단 보류를..


터치 1세대의 경우는 소위 해킹이 존재한다. 애플이 막아둔 터치의 내부에 진입해 사용자가 임의로 UI나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다. 애플과 사용자간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수 많은 커뮤니티에서 해킹에 대한 방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아직 2세대의 경우는 해킹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도 나름 재미있는 볼 거리다.

MS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애플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사용하기 또한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것은 적응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문제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쓰기 위해서는 국내 애플 사이트에서는 어려움이 많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수도 극히 적고 사용자와의 의사교류도 원만해보이지는 않는다. 어플리케이션을 구하기 위해 미국 계정을 만드는 편법이 유행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다. 국내 사용자 지원이 영 부족하다는 점은 애플코리아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되지만 쉽지는 않아보인다.

물론 여전히 아이팟은 만만치가 않다. 액세서리 구입비용이 본체 가격에 육박할 정도고 처음 아이팟을 접한 사용자가 아이팟을 제대로 움직이려면 시간이며 비용이며 여타 노력이 제법 많이 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아이팟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재미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팟의 재미 중의 하나인 나이키 +다. 이것에 대해서는 또 나중에(-_-;)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아이팟을 사용한다면 나이키+의 운동 코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센서와 같은 추가 구입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혼자 외롭게(?) 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제법 괜찮은 개인코치를 두는 셈이죠.

아이튠과 나이키+를 연동하면 개인의 운동 기록을 나이키+로 보내주는데 자신의 운동량 관리는 물론이고 전세계의 나이키+ 사용자들과 경쟁을 할 수 있기도 해 제법 동기 부여가 됩니다.

다만 처음 사용자라면 아이튠의 복잡한 설정에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는데 한글판 설명서를 첨부파일로 올려둡니다. 요즘에는 워낙 아이팟 관련 커뮤니티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서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애플스토어 등을 이용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죠. 아무튼 아이팟을 가지고 계시다면 나이키+를 이용해 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은 활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Ultimate Ears라는 회사는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얼마 전 로지텍이 이 회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거기가 뭐하는 회사야?"라는 흥미를 일으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회사의 이어폰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유명하다. 원래 UE의 제품을 살 계획은 없었지만 얼마 전에도 적었듯이 음악을 듣는 취향이 변한 것인지 그전에는 맑고 고음 위주의 음을 즐겨 들어서 소니의 E888을 썼었는데 요즘에는 중저음대의 영역과 조금은 하드한 음악을 자주 듣게 되어서 그런지 커널형(귀속에 넣는 형태) 이어폰에 관심이 생겼다.

UE의 제품은 역시 super fi. 시리즈가 유명하고 본격적인 하이엔드급 이어폰이라고 하지만 그만한 여건은 안 되고 UE의 맛을 그래도 느껴볼 수 있는 Metro시리즈 중 fi.2라는 녀석을 들여놓았다. 사실 super fi. 라인업 중 3 studio를 구입할 수도 있었지만 (가격차가 3만원 정도다) 아무래도 막귀인 나로서는 이 정도만 해도 한참을 무리한 셈이다.


일단 포장은 제법 뭔가 있어보인다. 정품이라는 금색 라벨이 선명한데 AS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UE의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 뚜껑부분.


구성품은 간단하다. 이어폰 본체와 설명서, 실리콘 이너팀과 휴대용 케이스(이건 품질이 별도다) 가 전부다. 디자인은 SF시리즈에 비해서는 얌전한 편.


조금 크게보면 이렇게 생겼는데  커널형이라 확실히 귀에 밀착되는 느낌은 확실하지만 내 귀가 이상한 것인지 오른쪽이 조금 헐겁다는 느낌이다. 자주 사용하다보면 익숙해지지 싶다.


아직 오랜 시간 듣지는 않아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커널형의 특성상 음의 세세한 부분까지 그대로 전달해준다는 면에서는 일단 우수하고 역시 기대했던대로 중저음을 제대로 살려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폰의 특성상 발라드나 클래식과 같은 차분한 음악을 들을 때는 제맛을 느끼기는 어렵고 메탈 계열과 같이 무거운 스타일의 음악에서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이엔드급 AV장비로 들어가면 이게 또 끝이 없다고 한다. 이어폰만 해도 수십만원 대의 제품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그만한 장비들을 소화해낼 음악적인 감각이 일천한 탓에 이 정도의 이어폰만 해도 과분할 지경이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점수를 줄 수는 있는 제품이다.

요약하면

중저음 베이스의 타격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법 훌륭한 제품이라는 점.
착용감은 그리 좋지 않다는 점.
이어폰 가격치고는 그래도 비싸다는(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점.

등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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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결혼 동기가 클래식이었던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항상 음악이 있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항상 무언가를 듣고 있는 것에 익숙해있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반 친구의 지도(?)로 팝송에 입문을 했고 덕분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도 주로 듣는 음악은 가요보다는 외국 장르가 더 많다. 클래식과 재즈, 뉴에이지와 팝은 제법 익숙한데 가요도 요즘은 제법 많이 듣는 편이다. 아마도 운전을 하게되면서 차안에서 편하게 들을 음악을 찾다보니 가요가 제격이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음악보다는 휴대폰에 넣어둔 드라마 시리즈 보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우연치않게 아이팟을 선물받게 되면서 다시 예전의 음악을 끼고 살던 시절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사실 아이팟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써볼 생각은 전혀 한 적이 없는데 무엇보다 아이튠즈라는 제법 불편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선입견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냥 음악만 넣어서 들으면 되지 뭐가 그리도 손댈 것이 많은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아이팟이 생기고나니 어쩔 수 없이 아이튠즈를 써야했는데 별 것 아니겠지하는 자만심으로 가지고 놀다가 몇번 아이팟의 음악을 홀랑 날려보리고서야 이거 제대로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카페도 가입해보고 복잡한 설명서도 읽으면서 나름대로 적응을 하고나니 생각보다 쓸만한 소프트웨어인 것 같다. 특히 관리라는 면에서는 이만한 소프트웨어가 없지 싶다. 우리나라에도 아이리버의 아이리버 플러스3이 유사한 기능을 한다.



아무튼 아이팟, 이거 생각보다 투자할 것도 많고 신경쓸 것도 많은 기기다. 그냥 MP3 플레이어라고 생각하면 속 편한데 내 성격상 무슨 기기가 하나 있으면 완벽하게 세팅을 해주어야 하는 탓에 제법 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

특히 조금 당황했던 것은 액세서리류다. 종류도 굉장히 많고 가격도 제법 비싸다. 케이스 하나를 사려고 해도 본체 기기의 6분의 1정도의 비용이 드는 녀석도 있다.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니 내 취향에 맞는 것은 크리스탈 케이스다. 실리콘 케이스는 느낌도 이상하고 무엇보다 휠이 안 돌아간다...(사실 조금 좋은 실리콘 케이스를 하나 구입했다가 빠지지가 않아서 혼자 성질 부리다가 아이팟 뒷면에 긴 스크래치를 하나 남겼다...성격이 이 모양이다..)

그나마 조금 마음에 드는 케이스(?)를 발견했는데


이건 케이스라기보다는 일종의 스킨으로 아이팟 전체를 감사는 방식인데 일단 마음에는 드는 데 주문한 것이 도착해봐야 알 것 같다. 인터넷 시대의 가장 큰 단점인 만져보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순간이다.

아무튼 아이팟이 식구로 들어오면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간 투자는 이어폰이다. 이전부터 잘 쓰고 있는 소니의 E888이 있기는 한데 나이가 들면서 취향이 바뀌는지 요즘은 중저음 영역에 대한 애착이 생겨서 새로 주문을 넣은 녀석이 바로


이 녀석이다. 커널형 이어폰은 잘못 사용하면 귀가 조금 아픈 경향이 있는데 원음을 그대로 귀안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미세한 음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비교적 훌륭하다고 생각이 된다. 메이커만 보고 고가의 이어폰을 산 것이 아니냐고 할 분도 계시겠지만 이 녀석은 메트로 버전으로 보급형이라 UE의 다른 제품처럼 황당한 가격은 아니다. 이 이어폰에 대한 느낌은 며칠 후에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조그마한 아이팟 하나가 생기면서 본체 가격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음악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그만한 값어치는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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