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가면 무인카페인 "5월의 꽃"이 있습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아마 일전에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마 주말이라면 자리가 없어서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도 상의 위치는 여기가 되겠습니다. 주소가 자세히 나와있으니 네비게이션에 살짝 찍으시면 됩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내려간 주인장께서 2년을 준비해 오픈한 곳입니다. 참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이곳을 만들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싶기도 합니다. 입구 쪽에 요금함이 있으니 성의껏 내시면 됩니다.



어지간한 카페 못지 않게 분위기도 좋고 각종 마실거리와 과자도 있습니다. 당연히 자기가 마신 식기는 알아서 설거지를 해야 하지요. 공간이 아주 넓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동행과 함께 방문했다면 주변의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이야기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싶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웬 아줌마 부대가 거의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회사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좀 어수선했었네요.





4박 5일은 제주를 다 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물론 관광지 위주로 다닌다면 적당할 수도 있겠지만 관광지도에 나오지 않는 제주 그 자체를 느끼려면 적어도 한 달 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SLR로 찍은 사진은 일단 라이트룸에 넣어두었는데 시간이 나면 슬슬 편집을 해볼 예정이고 핸드폰으로 짧게 남긴 스케치를 먼저 적어본다.

아시아나 에어버스. 이 녀석은 유독 작아서 시골 버스 수준이었다. 비행누님은 두 분.


마라도로 건너가기 전의 대합실. 저 입구의 문은 좌우로 열어야 한다. 당기면 안 열린다.


4박 5일동안 고생한 포르테. 강판이 말 그대로 종이 수준이었던 것이 아쉬웠던 점


마라도로 가기 전 항구의 모습


대한민국 국가기준점의 하나인 마라도


대한민국 최남단 편의점. GS25..무엇이건 마라도에 있으면 대한민국 최남단이다.


마라도 왕복에 이용했던 모슬포 호. 새우깡을 노리는 갈매기와의 한 판.


역시나 맑은 마라도 해안의 바다




우연치 않게 당산역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별 생각없이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을텐데 발걸음은 선유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데자뷰라고 하지요. 마치 이전에 겪었던 것을 다시 반복하는 듯한...  당산역에서 선유도까지는 제법 거리가 멉니다. 거리를 걷는 동안 지난 기억들이 순식간에 머리 속을 가득 메워나갔습니다. 거리는 그대로인데 사람만 달라졌습니다. 


한참을 걸어 선유도로 넘어가는 육교에 다다랐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표지판은 없었는데 새로 생긴 모양입니다. 이곳을 다시 찾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평일 오전 시간인지라 선유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도 저뿐이더군요. 날이 좀 흐려서 하늘이 뿌옇더군요. 예전에 왔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아진 것 같더군요. 아마 새로 생긴 것이라기보다는 보는 시각이 달라져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미 계절이 가을의 중반에 접어들어서인지 떨어지는 낙옆들도 제법 많아졌습니다. 예전에 왔을 때도 아마 10월말인가 11월로 기억을 하는데 그날은 오늘보다는 훨씬 흐린 날이었죠.

사실 선유도에 혼자 오면 딱히 재미는 없습니다. 누군가를 모델로 삼아 사진을 찍어주기 위한 것이라던가 잠시 세상사를 잊고 그저 푹 쉬고 싶을 때가 아니면 넓은 공원을 돌아봐도 별다른 감흥이 오는 곳은 아니었죠. 다만 오늘은 오늘이 아닌 과거의 제 모습으로 그 길을 다시 걸었기에 조금은 느낌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그 오래 전의 기억이 마치 슬라이드처럼 머리 속에서 펼쳐진다는 것이 참 믿기지가 않더군요. 이미 다 잊은 줄 알고 있는 기억들이 단지 그 장소를 다시 걸은 것만으로 마치 지금의 이야기처럼 되살아나다니...


오랜만에 사진동호회 친구들과 외출을 했다. 이번 모임은 촬영 모임이라기보다는 "계절도 계절인데 냉면이나 먹으러 갈까?" 라는 제안에서 시작해서 "그럼 어디로?"라는 중간 과정을 거쳐 "양평에 있는 냉면집에 가자"라는 결론으로 게획을 짰다.

"냉면 한 그릇 먹으러 양평에 가?" 라는 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여행의 참맛은 목적보다는 그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닐까? 어쨌건 비교적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사당으로 가 세희를 태우고 중간 합류점인 구리한강시민공원으로 향했다. 중간중간 네비양이 엄한 길을 알려줘서 본의 아니게 시내 구경을 한 게 흠이라면 흠.

후발대가 약간 늦어 아예 양평에서 만나기로 계획을 변경하고 양평에 있는 옥천냉면집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대충 위치는 옥천면사무소 근처로 이곳의 특징은 역시 CD크기만한 완자와 편육 그리고 쫄면 면발 두께의 냉면에 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가득했고 특이한 냉면맛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회포풀이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늦은 점심을 먹고 "이번에는 어디를 다녀올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봉평에 있는 허브나라에 다녀오기로 했했다. 봉평이라면 역시 이효석의 생가가 있는 곳이고 피닉스파크가 있는 면온에 인접한 곳으로 메밀꽃이 한창인 6월에 가보기 제격인 곳이다.

평창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는 한산하기 그지 없어 오늘이 평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모처럼 쭉 뻗은 도로와 커브길을 보니 그동안 이것저것 보강을 한 차 성능도 확인할 겸 악셀을 지긋이 밟아줬고 그동안의 시내주행에 불만이었는지 경쾌한 엔진음으로 치고 나가는 차를 보니 '돈 들인 게 아깝지는 않군'이라고 내심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물론 옆좌석에서 들려오는 불만의 소리는 어쩔 수 없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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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는 대략 이렇지만 중간중간 경유지가 있었고 휴게소 들른 것을 감안하면 대략 편도 220km정도의 거리였다.

이효석 생가를 지나 외길로만 길이 나 있는 봉평허브나라로 가는 길은 주말이어서 그런 지 무척이나 차들이 많았고 도로 사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 스프링 교체후 가장 많이 바닥을 긁은 하루가 아니었나 한다. 허브나라 입장료는 5천원으로 조금 비싼 감이 있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아 입장료가 그리 아깝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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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씨가 찍은 허브나라 전경

다만 서울에서의 거리가 멀다보니 애초에 강원도 쪽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라면 몰라도 당일 코스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곳이라는 점은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강원도 여행을 1박 이상 생각하고 있다면 중간에 한 번 들르기에는 제격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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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아기자기한 면이 많아 아이들과 동반하면 좋을 것같다. 물론 연인끼리도 좋다


아무튼 오랜만의 모임이라는 것자체에 들떠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장거리 여행을 다녀온 셈이 되어 무척이나 기분이 상쾌했다. 역시 여행은 그 자체가 생활의 활력소이자 힘이 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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