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이건 혹은 개인생활이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대답없음'이다. 사회생활이라면 커뮤니케이션 혹은 소통의 부재라는 거창한 단어로 대체해볼 수도 있고 개인생활이라면 대꾸가 없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아주 철저한 독불장군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인데 '대답없음'은 관계의 성립은 물론 유지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린다. 더 나아가 자기 할 말만 하고 이후의 소통이 없는 경우는 싫어하는 차원을 떠나 인격을 의심해보게 만드는 일이다.

직장에서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특히 피드백을 강조하기 마련이고 나 역시 피드백에 제법 민감한 편인데 어떤 지시사항을 내려주었는데 한 나절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면 그 사람의 업무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건 직장 내에서도 마찬가지고 대외 업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해관계가 얽힌 여러 업체간의 경쟁구도라면 피드백은 업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일상에 있어서도 이 소통은 중요한데 특히 연인관계나 가족관계에 있어서 '말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후유증'은 상당히 크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단 오해를 불러올 수 있고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가까운 사이임에도 단절된 관계가 되어 버린다. 특히 요즘은 메신저나 문자를 통한 소통이 많은데 감정이 실리기 어려운 2차원의 텍스트다보니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다투고 나서 문자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는 말이고 내 경험에서 느낀 점이기도 하다.

아무튼...말을 나눈다는 것은 관계의 기본이자 유지 나아가 새로운 발전을 위한 기본임에도 날이 갈 수록 사람의 목소리가 듣기 어려워지는 요즘 세상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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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처럼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사는 그런 시절을 이제는 떠나 보내고 나니 이성을 만난다는 것에 대한 감정도 이전과는 다른 것 같다는 말이다. 이전에는 누군가를 만나면 사랑이라는 감정을 개입시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혼과 같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서른 중반을 넘기고 또 결혼에 대한 부담감에서 나 스스로를 분리시키고 나니 이성이라는 존재가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주말에 가끔 만나 편하게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지는 편한 친구와 같은 이성도 있을 수 있겠고 정말 연중 행사로 스치듯 인사만 나누는 그렇지만 가끔은 문자로도 안부라도 물을 수 있는 이성도 있을 수 있겠다. 또 자주 만나 이야기를 하고 동성 친구처럼 편한 이성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친구는 가장 위의 주말에 편한 친구와는 또 다른 의미다. 갑자기 저녁에 술 생각이 나서 전화로 불러낼 수 있는 동성 같은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런가하면 결혼에 서로 부담이 없어 주말에 가끔 여행을 가기도 하고 잠자리를 같이할 수도 있는 이성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이 친구의 경우는 제법 주의가 요망되는데 이미 애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이런 친구가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즉 둘 다 애인이 없는 솔로라는 점이 전제가 되야겠다. 소위 불륜이 벌어지는 것은 결혼한 사람이나 애인이 있는 사람이 이런 친구를 만들게되면서 발생하는 것인데 이건 기본적인 양식의 문제인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심심치않게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내 경우라면 위의 예로 들었던 어느 친구건 다 환영이다. 원초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주말에 편하게 만나 어디론가 떠나보고 서로에 대한 부담이 없는 잠자리로 가질 수 있는 친구가 가장 좋다. 이런 친구의 경우 사실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꼭 같이 자지 않더라도 영화도 보고 밥도 먹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친구가 필요할 때 상대방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하느냐..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세프레'라는 단어가 있긴 하지만 이건 또 너무 성적인 부분에만 집착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달리 보면 친한 이성 친구와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있느냐? 는 문제도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네이버만 두들겨도 수 많은 페이지가 나오니 별론으로 하겠다.

아무튼...결혼을 달나라 이야기로 보내버린 내 상황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이게 또 이론과 다른지라...실제로 어떻게 될 런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단적으로 누군가 마음에 들어 그 이성에게 "우리 결혼에 부담이 없는 프리섹스를 추구하는 연애를 해볼까?"라고 말한다는 것이 대체 가능한 일이냐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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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기는 했지만 개인적인 고집에 성당을 안 나간지도 수 십년은 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만 해도 종교라는 것이 구속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고집이 강했었죠. 그렇다고 제가 무신론자는 아닙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이성과 논리가 세상을 지배해도 인간의 힘으로 넘을 수 없는 진리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 영역은 신의 영역으로 불러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무늬만 천주교지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추기경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들이 제게 던져집니다. 얼마 전에는 종교에 대한 이해를 해보고자 가톨릭 교리서와 불교입문서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두 권 모두 첫 장도 제대로 펼치지 못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일까요...정신적인 영역을 그토록 갈망하면서도 선뜻 그 손을 잡지 못하는 저는 참 부끄럽기만 합니다.

살아가면서 정작 얻어야할 것을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현실의 복잡함과 번거로움에 취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생각도 또 시간이 지나면 현실에 묻혀 잊혀져 가겠죠...정신적인 멘토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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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ISIC에서 온 뉴스레터를 보니 블로그에 국제학생증을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문제는 이렇게 올라간 정보가 그대로 타인에게 노출된다는 점인데요.


ISIC 우측 하단에 S로 시작하는 12자리의 숫자는 개별 인식 코드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코드가 웹 상에 노출이 될 경우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점인데요. 이 코드를 도용당할 경우 소지자 본인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 등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ISIC는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네요..아무튼 다른 신분증과는 달리 ISIC의 경우 국제적인 혜택이 많기 때문에 가지고 계신 분들이 각별히 주의를 하셔야할 신분증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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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장소라면 역시 잠실이다. 처음 시작한 연애의 장소였고 그 아이의 집이 있던 곳이었는데 데이트를 할 때는 내가 잠실에 가 그 아이를 만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공항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고 잠실 롯데백화점에 내리면 언제나 환한 얼굴의 그 아이를 볼 수 있었고 벌써 헤어진 지 수 년이 지났음에도 잠실과 신천 주변은 내게 각별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직장이 될 회사가 있는 곳도 잠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올림픽공원 앞. 며칠 차를 몰고 그 아이의 집 앞을 바로 지나가면서 그리고 무척이나 익숙한 그 주변을 돌아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다. 인연이란 참 맺기도 어렵지만 끊기 또한 어려운 것인가보다.

같은 하늘 아래에 살아간다는 것만 해도 참 큰 인연인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것일까...

앞으로 많은 시간을 또 난 이 거리를 걸을 것이고 가끔은 그 아이와 찾아갔던 상점이나 같이 걷던 거리를 나 혼자 찾아가볼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첫사랑을 평생 못 잊는다 하던가..적어도 내 경우라면 그 이야기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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