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PMP를 혜성처럼 나타난 ‘신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 시장에 PMP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4년이다. 하지만 불과 2년도 안된 현재 디지털 디바이스 시장을 맹렬한 기세로 장악해가고 있다. 마치 예전에 워크맨이나 MP3 플레이어가 등장했을 때 못지않은 열풍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용자들을 PMP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PMP의 최대 장점은 ‘컨버전스’다. 하지만 무조건 여러 기능들이 한 군데 모여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장점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오히려 각 기능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으로 남기 쉽기 때문이다.

PMP는 그런 면에서 보면 가장 성공한 컨버전스 기기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이점은 PMP라는 기기 자체가 ‘들고 다닐 수 있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의 줄임말이듯 멀티미디어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있는 데 왜 PMP가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히는 것일까? PMP만의 장점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액정 (LCD)

모든 멀티미디어 기기들 심지어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직접 사용자와의 접점이 되는 부분이 바로 액정이다. 특히 PMP가 구현하는 영상 정보의 출력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액정은 기존의 단순히 영상 정보만을 출력하는 단계에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입력 장치 단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특히 PMP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음악 콘텐츠보다는 동영상 콘텐츠를 주로 이용하는 점, 인터넷의 검색, 사진 보기나 지도 찾기 그리고 최근 부각되고 있는 내비게이션 등의 측면을 고려하면 4.3인치라는 적당한 크기의 PMP 액정은 상당한 강점을 가지는 것이다. 물론 4.3인치가 작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휴대성이라는 측면을 감안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액정도 점차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PMP 초기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큐브의 V43의 액정 사양이 4.3인치 480X272의 1600만 컬러 TFT-LCD에 165cd/㎡의 밝기와 200:1의 명암비였으나 최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유경테크놀로지스의 P2는 350cd/㎡의 밝기와 400:1의 명암비로 두 배 정도 업그레이드 됐다. (물론 V43의 후속작인 T43은 스펙이 향상됐다)

액정의 밝기와 명암비가 증가함에 따라 보다 선명한 화질의 구현이 가능해졌고 야외에서도 햇빛의 반사 때문에 화면을 볼 수 없는 일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선명도가 높아지는 것이 오히려 눈에 피로를 줄 수도 있지만 이는 옵션에서 충분히 수정할 수 있으므로 기본 사양이 향상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생각이다.

◆ 중앙연산처리장치(CPU)

PMP는 컴퓨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컴퓨팅 기기다. 즉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거나 스타일러스를 이용해 입력한 정보를 CPU를 통해 계산해서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PMP가 동작하게 된다. 특히 PMP는 동영상 재생을 주로 하기 때문에 프로세서의 성능이 일반적인 PDA나 휴대폰에 비해 강력하다. 강력한 CPU는 이를 바탕으로 PMP가 보다 다양한 확장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 운영체제(OS)

PMP의 하드웨어적인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가 필수인데 오픈 소스인 리눅스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리눅스의 장점은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PMP를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오픈소스 프로그램인 큐토피아를 이용해 게임이나 스케쥴 프로그램, 다국어 사전, 인터넷 접속, 지도 검색 등이 가능하며 V43이 초반에 약진하게 된 배경 중에도 이 큐토피아의 역할이 컸다.

최근 들어 PMP의 운영체제는 리눅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CE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CE를 사용하게 되면 오픈소스의 장점을 잃어버리는 대신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같은 범용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다만 PMP에서는 PC처럼 두 개의 운영체제를 동시에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경의 P2와 같은 제품은 듀얼부팅을 이용해 양 운영체제의 장점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듀얼부팅은 아직 PMP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새로운 방식이어서 안정성 문제만 극복한다면 PMP의 활용도가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 확장성

최근의 휴대폰도 멀티미디어 기기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MP3 플레이어 역시 확장이라는 면에서 보면 주체라기보다는 USB 슬레이브를 이용한 저장장치라는 객체의 입장이 될 뿐이지만 PMP는 이 부분에서 다른 기기들을 압도한다. 특히 USB 호스트 기능을 이용해 다른 기기들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점은 PMP의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아울러 보통 2개 정도의 USB 슬레이브 슬롯을 내장하고 있어 외부 DMB 수신기나 휴대용 키보드, 게임패드 등을 결합할 수 있는 점은 PMP를 단순한 비디오 재생기가 아닌 ‘멀티미디어 허브’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게 하고 있다.

PMP가 가지고 있는 이런 장점들은 물론 다른 기기들도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지만 유독 PMP에서 강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다름 아닌 ‘휴대성’에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특징들을 이동하면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 다른 기기에서는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던 부분들이다. 최근 들어 UMPC와 같은 경량화된 노트북형 PC들이 출현하고는 있지만 PMP의 독주를 따라잡기 어려운 것도 휴대성의 측면에서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PMP가 완벽한 기기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히 많은 발전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고 올해를 기점으로 그 발전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점 중의 하나로 꼽히는 안정성도 많이 개선되었고 배터리 시간도 연장되고 있다. 무엇보다 제조사와 사용자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속적인 제품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점은 PMP의 앞으로의 전망을 보다 밝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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