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두 사람이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연애 시기가 끝나고 다시 누군가를 만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내 곁에서 묵묵하게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유일한 존재는 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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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 하다보니 적절한 이동수단이 필요로 했기에 부차적인 목적으로 마련된 것이지만 요즘은 오히려 차가 주가 된 듯한 느낌이다. 한 지인은 "내게 마음 붙일 곳이 없어 차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해 주었고 나는 겉으로는 "아니 그렇지는 않아"라고 변명하면서도 속으로는 '그 말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비록 기계부속으로 뭉쳐진 현대문명의 이기일 뿐이지만 차는 내가 차에 정성을 기울인만큼의 성능을 보여준다. 마치 애완동물들이 주인의 사랑을 받은만큼 주인에게 충성하듯이 말이다. 우리네 인간관계가 그렇지않은 것에 비하면 사람에게 지친 내게 차와 카메라는 좋은 벗이자 동지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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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차가 매력적인 것은 내가 언제든 어디로든 나를 데려다준다는 점이다. 세상에 내가 뜻한 바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차가 주는 이 매력은 꽤 큰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른 새벽 아직은 차가운 안개를 가르며 도로를 달리다보면 세상의 번거로움도 모두 날아가는 느낌이다. "차는 그저 운송수단일 뿐"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이 있지만 어떤 것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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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인은 내게 "너무 한 가지에 푹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곤 한다. 나는 전적으로 그 말에 동의한다. 일이건 사람이건 혹은 취미나 사물이건 나는 한 가지에 마음을 주면 꽤나 그것에 몰두하는 성격이다. 차와 사진은 한편에서 보면 이런 내 성격과 잘 어울리는 취미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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