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도시가 밝을까 싶지만 사실은 밤의 도시가 더 밝다. 낮의 도시는 태양 아래 주어진 빛에 의해 보이는 풍광인 반면에 밤의 도시는 보여주는 빛에 의해 보이는 풍광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낸 빛.. 그 빛에 비친 세상은 낮의 그것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순리대로라면 밤은 어둡고 캄캄해서 그 시간동안은 세상이 낮의 열기를 식히고 휴식을 해야 하지만 인간들의 욕망은 밤의 어둠을 멀리 걷어버리고 낮에는 보이지 않던 치부마저 선명하게 드러내버린다. 그래서 가장 편안해야할 밤의 시간은 욕망의 시간이 되어 버리곤 한다.


Contax Aria, Carl Zeiss 35mm Distagon f/2.8, Ilford XP2,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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