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우리나라에는 쓸만한 기자들이 없다는 글을 적은 일이 있다. 물론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의 맡은 영역에서 묵묵히 일하는 기자들도 많이 있지만 인터넷 언론이라는 신매체의 출현으로 비롯된 '양산형 기자'들의 타이틀 다는 솜씨와 강태공도 울고 가는 낚시글을 보면 딱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조회수 올리기에 사력을 다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일어나곤 있지만 덕분에 국민들이 언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약간의 신뢰마저 바닥까지 내려가고 있다. 양산형 기자들과 트래픽에 집착하는 데스크의 조화가 지금처럼 잘 이루어진 때도 없었던 것같다. '기자'라는 명함을 만들기가 쉬워진 것이 큰 이유 중의 하나지만 기존의 소위 잘 나가는 언론사마저도 떡밥연구에 고심하고 있으니 문제다.

하지만 언론사닷컴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개인 미디어의 영향력이다. 블로거로 대변되는 1인 혹은 다수의 전문가 집단이 모인 블로거들의 여론 조성 능력은 왠만한 군소 신문사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그저 '기사화하면 대충 보고 넘어오겠지'라는 군사시대의 망념을 버리지 않는 한 기존 언론의 입지는 갈 수록 좁아질 것이다.

웹서핑을 하던 중에 이런 현실을 절묘하게 담은 글이 있어 담아온다. 패러디의 진수를 넘어서 기존 언론들의 속성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는 생각이다. 요즘 들어 진보 지식층들의 블로그를 돌아보고 있는데 꽤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다.







‘블로그’라는 단어는 이제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아직까지는 싸이월드처럼 대중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젊은 학생층이나 직장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가고 있다.

블로그(Blog: Web과 log의 합성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7년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됐으며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빠른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싸이월드와 블로그를 구분하기란 사실 쉽지는 않지만 블로그는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블로그가 ‘1인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글들을 다른 독자들에게 전파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싸이월드의 경우 싸이월드라는 틀 안에서 활동해야 하는 제약이 있는 반면 블로그는 개인 홈페이지나 설치형 블로그 혹은 전문 블로그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하지만 개별 블로거들이 작성한 글은 자신의 블로그 이외에는 노출되지 않았고 인기 있는 블로거들이 아닌 이상 자신의 생각을 외부에 알리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올블로그, 블로그플러스 등과 같은 메타블로그 사이트가 생기면서 이러한 ‘노출’에 대한 문제는 해결됐다.

자신이 자신의 블로그에 등록한 글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이들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수집되고 바로 다른 블로거들에게 전파되기 때문이다. 메타블로그의 영향은 새로운 스타 블로거들을 만들어냈고 이들의 영향력은 전문 분야에서 특히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포털 안에 자리 잡은 블로거기자단의 활동 역시 활발하다. 특히 지난 번 태국 쿠데타 당시 현지에서 직접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올린 네티즌들은 기존의 방송이나 신문에서 볼 수 없었던 생생한 현지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 인기를 독차지했다. 혼자만이 알고 있는 요리법이나 여행법 등은 이미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블로그는 1인 미디어로 출발했지만 메타블로그를 통해서 또는 포털의 일부분으로서 기능하면서 기존 언론의 입지를 서서히 위협하고 있다. 최근 ‘포털이 언론이냐?’라는 화두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포털이 언론사닷컴의 기사를 어떻게 배치하느냐보다 언론사에 더 위협적인 것은 '포털 안의 블로그'라고도 볼 수 있다.

포털 입장에서는 언론사닷컴의 기사를 받는 것에 덧붙여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수많은 기자들의 기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고 '콘텐츠의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언론사를 이미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객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새로운 정보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다음’의 블로거기자단은 잠재가능성이 무한하다.

1인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는 아직 새싹과도 같은 초기 단계지만 그 성장가능성과 영향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이제 여론의 형성은 더 이상 기존 언론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문 블로거들 그리고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재치를 가진 블로거들을 보유한 포털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안 언론으로서의 블로그에 주목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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