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와 집다리골 자연휴양림을 다녀왔다. 이름이 낯선 곳이어서 집에 와 찾아보니 시원한 계곡으로 유명한 곳이다. 실제로 계곡에 내려가보면 흐르는 물은 얼음물이고 바람은 에어컨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어제 비가 와서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집다리골의 유래라는데 칠석의 설명과도 어딘가 비슷한 것 같고.. 새로 만들어진 느낌도 나지만 이름이야 어떻든 시간을 내어 방문할만한 곳이라는데 의미를 부여하면 족하지 싶다. 왼쪽에 약간 보이는 다리는 중간쯤 가면 흔들림이 커지는데 고요한 휴양림에서 그나마 운동감을 느낄 수 있는 소도구랄까.

가뭄에 물이 없는 요즘치고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어제 온 비의 영향인 듯하다.  제대로 물이 흐른다면 꽤 장관일 것 같다. 계곡 자체의 경사가 제법 되어서 물의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아이들을 동반할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투명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맑은 물. 이 정도로 맑은 물을 본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인데.. 꽤 오래 전 청평사에 갔을 때 계곡에 발을 담그고 논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만큼 계곡을 돌아다니지 않은 탓도 있긴 하겠지만..

그냥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온몸이 으슬으슬해질 정도로 차가운 물과 바람. 자연 자체에서 느껴지는 바람인지라 몸 속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오래 있기는 정말 어려웠다. 피서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었다.

자연 안에 들어가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지 싶다. 시간이 갈 수록 인간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지만... 그래도 자연은 묵묵히 인간을 감싸 안고 있다. 비록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그저 어머니처럼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이 안아주는 것이 자연이다..

초행길이고 네비가 구춘천가도로 길을 안내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린 편이었다. 거리는 생각보다 멀다. 서울 노원역 기준으로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데 주말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싶다. 펜션 비슷한 숙소도 있고 야영을 위한 장소들도 제법 잘 갖춰두고 있어 가족 캠핑으로 방문하기에도 괜찮아 보였다.

다만 집다리골 휴양림 자체를 빼면 주변에 접근하기 용이한 다른 관광지가 가깝지 않은 점은 단점이라 할 수 있겠는데 휴양림에서 진득하게 쉰다고만 생각하면 큰 무리는 없다. 


Panasonic L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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