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도 어느덧 중반이다. 처음 1구간을 걸을 때 막연하게 '완주를 해보아야겠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어느새 11구간이다. 시작이 절반이라는데 절반을 왔으니 끝까지 걷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으리라. 오늘은 어느 여름날처럼 제법 한낮의 햇살이 따가왔다. 처음 걷기로 한 구간은 9,10구간이었지만 한 구간 더 나아가 11구간까지 걷기로 했다.

9구간은 이전 8구간의 종료지점에서 바로 시작하기 때문에 8구간에서부터 이어서 걸은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거리 손실이 있게 된다. 오늘은 9구간의 시작지점을 북한산국립공원의 안내에 따라 잡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구간의 종료가 빨랐는데 집에 돌아와서야 이런 사실을 알았으니 이점은 유의하시는 게 좋을 듯하다. 

9,10,11구간은 11구간만 약간 난이도가 있고 9,10구간은 무난한 난이도여서 전체 구간을 한번에 걷는 것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위의 표를 보면 마지막 효자길에서 고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데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좀 더 자세한 이동경로는 이곳을 참조하시면 되겠다.

9,10,11구간을 전부 완주할 경우 전체 소요거리(버스정류장 이동거리 포함)는 7.91km고 성인 남녀 기준(조금 느긋한 걸음)으로 3시간 10분 가량 소요된다. 시작점은 3호선 연신내역에 내린 다음 3번 출구로 나가 그대로 직진을 해서 30여 미터쯤 걸어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여기서 7211번을 타면 된다. 중앙 차로에는 이 버스가 없으니 주의하자.


전형적인 가을의 파란색이 두드러졌던 하루였다. 진관사(하나고) 입구 버스정류장에 내려 조금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길목에서 마실길 구간임을 알려 주는 이정표와 만날 수 있다.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마음은 산 정상에 있지만 몸은 둘레길이다. 9구간 정도 오게 되면 서울의 서쪽으로 제법 많이 이동한 셈이다. 북한산을 아래에서부터 왼쪽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코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북한산둘레길은 각 구간별로 주요 지점을 이정표에 기록하고 있는데 9구간은 효자동을 대표 이름으로 삼고 있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구간을 오고 가는 모습이었는데 이쪽에서 북한산 등반로가 이어져 있어 그렇다고 한다. 사실 오늘 연신내역에서 마주 친 등산객들의 숫자가 내가 평생 만나본 등산객 숫자보다 많은 것 같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 생각해보면 내가 그만큼 산을 자주 찾지 않았다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분명 9구간의 진입 통로는 8구간의 종료점에 표기 되어 있지만 이곳에서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생각을 하면 실제로 걷는 9구간의 거리는 매우 짧은 편이다. 구간 이름인 마실길답게 정말 가벼운 동네 산책하는 수준의 길이 이어져 있는데 좌우 둘러보고 오고가는 사람들과 마주치다 보면 어느새 구간이 종료된다.


팔자 편하게 늘어져 있다는 표현이 어울리게 잘 자는 녀석이다. 누가 와서 업어가도 모를 지경이다.(물론 시도하려는 분은 없겠지만) 그늘이 진 것이 꼭 이불을 덥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인데 아직은 오전이라 햇살이 그렇게 따갑지는 않아 편히 잘 수 있나 보다 싶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개발을 보면 꼭 잡아보고 싶다. 오래 전 기르던 강아지 생각도 나고... 동물을 기른다면 역시 개를 길러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마실길은 정말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휴일이라 오고가는 사람들에 잠깐잠깐 지체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오고가는 모습도 나름 볼거리가 되는 셈이다. 가끔 다른 분들의 사진을 찍어 드리기도 하고 사진에 찍히기도 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걸으면 된다. 휴일에 둘레길을 걷기 위해 내가 나온 것처럼 다른 이들도 그런 생각으로 나온 것인데 '왜 사람이 이리 많아?'라고 생각하고 불평을 할 일은 아닌 것이다. 다른 이들도 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할테니 말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금 걷다보니 이미 9구간은 종료되어 있었다. 10구간 내시묘역길 구간이다. 이 지점을 경계로 9-10구간이 갈리는데 조금 더 진행하면 10구간 입구를 알리는 문을 만나게 되지만 사실상 이곳이 분기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근처에 수방사 교육대가 있어 지도에 상세하게 표시되지는 않는 지점이기도 하다. 


내시묘역길 구간을 담은 블로그에 한결같이 소개되는 비석이다. 경천군이라는 이에게 나라에서 하사한 토지니 소나무를 베기 위해 들어가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문이라고 보면 된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은 간 곳이 없고 그 흔적만 남아 그 사람을 기억하게 된다. 100년도 못 살면서 1,000년의 근심으로 사는 것이 사람이라 한다. 나는 지금 100년의 근심을 하고 있을까 1,000년의 근심을 하고 있을까.. 근심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나은 일이지 싶다. 그저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할 뿐... 


10구간은 전반적으로 길이 평탄하고 걷기에 큰 부담이 없는 그러면서도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이 강한 구간이다. 물론 나들이 인파들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 속에서도 '묘역'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왠지 모를 적막함이랄까..그런 것이 느껴졌다. 실제 내시들의 묘역은 사유지 안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 구간을 걸으면서 만나기는 어려웠다.


하늘이 정말 '가을이구나'싶은 날이었다. 혼자서 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같은 목적지를 공유하는 누군가와 걷는 것은 또 다른 느낌과 의미가 있다. 그 시간이 짧건 혹은 길건 한 방향을 바라보고 걸어간다는 것이 참 소중하다. 그 길을 끝까지 함께 걷건 혹은 중간에 다른 길로 멀어져 각자의 길을 가게 되건 적어도 함께 한 시간만큼은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니 살아가는 동안 그런 기억들을 모아둔다는 것 아니 모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기억을 새긴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삶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만나는 사람들, 하는 일들, 나를 둘러 싼 모든 것들이 하루하루 매시간시간 하나둘 쌓여가고 그것이 나의 역사가 되고 결국은 그것이 나의 삶이 된다. 과거를 돌아볼 필요도 없고 미래를 바라볼 필요도 없다. 그저 지금이 최선이다. 현재에 만든 기억이 과거가 되고 또한 미래가 된다.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고 지나치게 미래를 갈구했던 시간들 속에서 정작 현재를 잃고 살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현실적이라는 건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속에 어느덧 10구간도 종료. 전체적으로 9구간과 10구간은 난이도가 거의 없고 평지를 걷는 수준이어서 손쉽게 걸을 수 있다. 그만큼 속도도 빠르다. 11구간 효자길도 하급 난이도의 구간인데 거리는 내시묘역길보다 짧지만 체감상으로는 중하 정도의 난이도랄까. 이전 구간보다는 약간 높낮이도 있고 산길도 있어 조금 시간이 걸리는 구간이다.


처음 이 구간에 접어들면서 마주치는 황당함인데 도로 옆으로 난 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이쪽편의 북한산 자락이 험한 편이어서 산으로 길을 내지 못 하고 할 수 없이 돌려돌려 길을 낸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해는 갔지만 이건 좀..이라는 생각이 든다. 둘레길도 초반부는 제법 각종 시설이 원칙대로 잘 구비되어 있지만 이 정도쯤 오게 되면 여기저기 부실한 부분들이 눈에 띄는데 '어쩔 수 없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으로는 개선이 되겠지라고 기대를 해 본다. 한여름이었다면 이곳을 걷기는 제법 힘들었겠지 싶다.


어느 정도 걸어가면 이 이정표를 만날 수 있는데 사실 여기서부터 제대로 된 구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법 산길이고 밤골을 지나게 되면서 정말 많은 밤들을(물론 거의 대부분 알맹이는 없는) 볼 수 있다. 가끔 머리 위로 밤송이가 떨어지기도 하니 모자 정도는 챙기도록 하면 좋겠다. 이쪽으로 올라가면 북한산의 등반 코스 중의 하나인 백운대 코스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전 구간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효자의 길은 멀고도 험한 법인가 제법 산길이다. 일반 도로를 걷다 흙길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발 밑으로 구르는 돌부스러기나 흙들의 느낌이 포근하다. 맨발로도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흙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속에 풀들이 나무들이 돌들이 그렇게 뒤로뒤로 스쳐지나간다.


오랜만에 등장하는 계단길이다. 사실 계단은 산행에서 그리 반가운 존재는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 많이 지쳤다면 이 계단을 보고 힘을 얻을 수도 있다. 인공물이 하나 없는 산길은 가끔은 막연한 피로를 불러올 때도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똑딱이 카메라는 색감을 잡기가 쉽지가 않다. 내 SLR의 경우는 철저하게 내 세팅으로 되어 있어 잘 나오건 안 나오건 그려려니 하는데 이 녀석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런저런 코치를 받아가며 색감을 바꾸어 봐도 영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기계를 탓할 노릇은 또 아니니...


계곡을 감싸고 도는 다리의 느낌이 또한 포근하다. 날은 덥고 땀은 흐르지만 이런 풍경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사계절의 풍경이 제각기 주는 느낌은 다르겠지만 역시 가을과 겨울의 풍경이 내게는 마음에 와 닿는다. 머지않아 겨울이고 백색으로 물든 계절이 오면 이곳은 또 어떤 느낌과 생각을 던져줄까 미리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올해는 둘레길을 걸으며 여름과 초가을 사진이 많아져서 흐뭇하기도 하다. 사진에 늘 겨울만 나오면 그 또한 식상한 일이다.


오늘의 걷기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하면 밤골탐방지원센터를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백운대와 다음 구간으로 그리고 하산 코스로 길이 나뉘게 된다. 갈림길이란 늘 사람에게 선택을 요구하는데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문제다. 온전히 자신의 결심만으로 하나의 길을 택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허나 내가 내린 결정이 능동적이건 수동적이건 결국 그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자신이다. 가끔 이 단순한 진리를 잊게 되는데 그럴 경우 꼭 문제가 생기곤 한다. 시작이 '나'라면 그 끝도 '내'가 내야 한다.


12구간 충의길을 알리는 문을 만날 수 있다. 충의길은 중급 난이도로 이제까지 걸어온 거리와 시간을 생각하면 이어서 가기는 쉽지 않다. 이 구간은 다음 주 정도에 혼자 와 볼 생각이다. 이곳을 뒤로 하고 내려 와 길을 건너 버스를 타면 연신내역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내려가는 길은 제법 긴 편인데 휴일일 경우는 오고가는 차들이 많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연신내역으로 이동해 조금은 늦은 점심을 먹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정말 어찌가는 줄도 모르게 빨리 갔다. 

어떤 이는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도 마치 몇 시간을 이야기를 한 것처럼 피로한가 하면 어떤 이는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잠깐 이야기 한 것처럼 신선하다. 만나자마자 곧 헤어지고 싶어지는 이가 있는가하면 헤어짐이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이가 있다. 살아가는 동안 마주치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 후자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어느 새 이만큼을 왔다. 거리상으로는 절반을 더 걸어온 셈이다. 막막함이 구체화되고 현실이 되니 이루어지는 셈이다. 거북이 걸음이고 황소걸음이지만 목표를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아예 시작도 안 한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시작하자. 일단 밖으로 나가 걸어보자. 한 걸음.. 그 시작이 절반이고 그 절반이 전부가 된다. 

 

4구간을 마치고 5구간은 조금 여유있게 출발할 수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정릉주차장에 5구간의 입구가 있는데 그전에 쉬어갈 수 있는 공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음료수가 부족하면 이곳에서 보충하고 등산장비를 가지고 갔다면 마찬가지로 확인을 하고 출발하도록 하자.  5구간은 1구간부터 걸어온 이라면 처음 만나게 되는 상급 코스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이 구간은 중간에 빠져 나올 방법이 없다. 즉 한번 들어가면 구간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코스 자체가 그렇게 험하거나 복잡한 것은 아니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제법 길게 이어져 있고 군데군데 등산로처럼 바위로만 길이 이어진 곳이 있으니 등산화 정도는 신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4구간의 편안한 마음으로 진입하기는 약간 무리가 따르는 곳이다.

이전 글에도 올린 그림인데 실제로 5구간의 거리는 4km가 조금 더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직선거리로만 볼 것이 아니고 고도차가 제법 크기 때문이다 만약 5구간을 시작점으로 한다면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43, 110B번을 타고 북한산관리공단입구에 하차한 다음 주차장 쪽으로 이동하면 입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고도계가 정밀하게 맞지는 않지만 출발지점인 북한산 주차장의 고도가 가장 낮고 이후로 진행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고도가 상승하는 모양새를 이루고 있는 구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표를 보면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5구간이 종료지점에 가 보면 생각보다 높이 올라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명상길이라는 이름을 잘 기억해두자.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둘레길의 각 구간은 구간별로 특색이 두드러진 편이다. 명상길이라면 그만큼 생각을 하기에 좋다는 의미일텐데 과연 그런 구간인지 올라가보면 알게 된다.

부처님오신날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 길을 천천히 올라가다보면 방문자 수를 확인하는 개찰구 비슷한 곳을 지나게 된다 시작점부터 오르막 계단인데 어지간해서는 끝날 생각은 안 한다. 그렇다고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구간의 끝지점을 만날 수 있으니까

오랜만에 마주치는 둘레길 표지판. 계단을 지나 흙길을 조금 걷가보면 다시 계단과 만나게 된다. 전에 다녀왔던 설악산 대청봉 코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잠깐이나마 그때 생각이 나기도 했다.

계단의 끝에는 스탬프투어 하는 분들을 위한 포토포인트가 있다. 여기서 셀카 한 장 찍고 주변 경관을 한 번 바라보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전망대라고는 하지만 약간 빈약한 느낌이 든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이제 명상길이 대충 어떤 모양의 길인지 짐작이 된다. 구간이 끝날 때까지 이렇게 진행이 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번엔 내리막이다. 계단이 제법 잘 꾸며져 있다. 명상길을 걷다 보면 내리막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앞서 적은 것처럼 구간 전체가 위로 올라가는 모양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내려왔나 싶더니 보이는 오르막 계단. 길을 걷다보면 이길을 만든 이들이 새삼 대단하다 싶다. 전국의 어느 산을 가도 마찬가지인데 등산을 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것과 일을 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은 말그대로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힘겨움으로 인해 내가 지금 편하게 길을 간다는 생각을 둘레길 걷기에 나선 이후 처음 하게 되었다.

한참 올라가니 저 멀리 내리막이 보인다. 시작점에서 조금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면 이 정도 오면 제법 숨이 찰지도 모르겠다. 명상길이라는 이름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속도를 줄이다. 빨리 걷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천천히 걸어도 가고자 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으면 좋은 여행이다. 집을 나서 먼길을 왔는데 굳이 힘겨워하며 걸을 필요는 없다.

5구간 명상길은 전체적으로 '산'이라는 느낌이 많이 드는 구간이다. 이전의 구간들처럼 민가와 마주칠 일도 없고 오직 사방이 산이다. 자연 그대로의 공간이고 그 안을 조용히 걷다 보면 어느샌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전 구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바위길이다. 이런 길들이 여러 군데 나오고 내리막도 이렇게 바위로만 이루어진 곳들이 있다. 운동화를 신은 분이라면 주의를 해야 한다. 여름이라 크게 무리는 없지만 겨울에 이 구간을 지날 때에는 아이젠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돌과 나무들도 이제는 하나 둘 눈여겨 보기 시작한다. 처음 둘레길 걷기를 시작할 때와는 몸이나 마음이나 많이 달라졌다. 목적지에는 언제든지 도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언제 도착했느냐보다 어떻게 도착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된다.

여름이지만 낙옆은 어디나 존재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칠 수 있는 길이지만 차분히 내려다보고 거기 있는 존재들과 차분하게 대화를 해 나가며 걷는다.  길은 사람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가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있어 그 이야기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뿐이다. 사람과도 마찬가지다. 마음으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돌이켜 생각해보자.

길은 멀리 이어져 있고 사방은 온통 나무들 뿐이다. 오고가는 이들도 없어 정말 적막한 분위기. 가끔 들리는 까마귀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여기서도 저기서도 들리는 듯하다. 이 구간도 햇살이 직접 내리 쬐는 일은 거의 없어 들고 간 모자는 그냥 가방 속에 넣어두고 손수건 한 장만 꺼내어 들고 걸었다. 

이렇게 많은 길들이 내가 모르는 곳에 얼마나 또 많이 있을까 생각을 한다. 세상의 모든 길을 다 걸어보고 싶다는 꿈을 꾸어도 본다. 하지만 사람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길은 하나다. 한 사람이 두개의 길을 동시에 걸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네들은 가지 않은 여어 개의 다른 길에 너무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굉장히 단조롭고 큰 변화가 없는 구간인 명상길. 왜 명상길이라 이름지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4구간을 걸을 때는 괜찮았던 왼발에 슬슬 부담이 간다. 다음에 가라는 말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선 것을 처음 후회했던 순간. 그래도 길이 있으니 가야지..

만약 저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리고 길을 냈다면 이곳의 의미는 퇴색했겠지. 나무는 그대로 자라게 놓아두고 그 사이로 길을 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을 함부로 거슬러서는 안 되는 법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자연의 흔적들이 인간의 욕심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길이 끊어졌나? 생각했다가 바위 사이로 발걸음을 옮긴다. 길은 사람이 내는 것이 아니라 산이 허락하는 것이다. 문득 든 생각인데 사람이 억지로 길을 내기는 했지만 가장 자연스러운 길은 원래부터 만들어진 길이라는 것. 주어진 길에 순응하고 받아들이며 걷는 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길을 걷는 것보다 더 편안하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이정표가 등장한다. 거의 막바지인가 싶었는데 사실 여기서도 조금 더 가야 한다. 오히려 형제봉까지 가는 길이 더 가까운데 둘레길을 올 때마다 정상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하지만 정상은 언제든 오를 수 있고 둘레길은 지금 가야 하는 길이다. 

55mm렌즈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꼈던 구복암. 바위 이름인지 뒤의 암자 이름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정말 큰 바위 두 개가 버티고 서 있다. 아무리 뒤로 가도 내가 담을 수 있는 사진은 여기까지. 반대편에서 올라오던 지긋한 노신사분도 이 바위를 보고 카메라를 꺼내든다.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같은 공감을 준다.

한참을 더 걸으면 마지막 계단을 만날 수 있다. 5구간 명상길의 계단은 나무만으로 되어 있지는 않고 중간중간에 바위들을 모아 계단 역할을 하게 꾸며놓은 곳이 많다. 비가 오게 되면 미끄러지기 쉬운 점도 주의사항.

5구간의 종료 지점은 6구간 평창마을길의 시작이다. 다음 방문시에는 여기서부터 시작을 할 생각이다. 국립공원의 안내를 그대로 따르면 걷지 못하는 길이 생기는 점이 아쉽기 때문이다. (다행히 6구간은 홈페이지의 안내도 이곳에서부터다) 

이문을 나가도 바로 교통편이 있지는 않다. 멀리 보이는 길에서 왼쪽으로 나가 10여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주의할 것은 걷는 방향에서 버스를 타게 되면 출발점인 길음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내 경우는 불광역으로 향했기에 그대로 탔지만 만약 4호선을 탈 생각이라면 길을 건너 반대편에서 차를 타야 한다.


아무튼 이번 구간은 '수동'으로 돌아본 구간이었다. 노출도 초점도 모두 머리속에서만 계산해야했고 아주 오래 전 필름 카메라를 쓰던 시절 사용하던 어설픈 공식들을 쥐어 짜가며 한컷 한컷 담아보았다. 사진을 찍는 것도 걷는 것만큼이나 아날로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걷기가 아니었나 싶다.

4구간, 5구간은 아주 어릴 적에 살던 동네와 이어져 있어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찾았던 곳이다. 6구간 평창동 역시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 집이 있던 곳이라 자주 다니던 곳이었는데 우연치 않게 둘레길을 걷기로 한 것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신기했달까..

역시 인연이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가 없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만나고 싶다 해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헤어지고 싶지 않다 해서 이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운명론에 빠질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사람의 힘이 닿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사람의 할 일을 다 하면 그때는 하늘의 부름을 기다리라는 고사성어도 있지 않은가...

발의 통증이 생각보다 깊어 이후 일정을 어떻게 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마음이 너무나 혼란스러워 몸을 조금 움직여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걷기가 조짐이 이상하던 발에 무리를 준 모양이다. 그래도 차라리 몸이 아픈 것이 낫지 않을까라며 위안을 해보지만 아직은 마음 역시 완전히 낫지는 않은지라 이중고에 시달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둘레길은 매력적이다. 다음 주에 걸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Nikon D700, Ai micro Nikkor 55mm f/2.8S


순례길은 독립유공자 묘역과 4.19묘역이 공존하는 구간입니다. 제 경우는 1구간 소나무숲길에서 바로 이어서 2구간으로 접어들었는데 2구간부터 걸으실 분들은 수유역 3번(공사중)출구에서 120번이나 153번을 타고 덕성여대 입구에서 내린 다음 길을 건너시면 됩니다.

순례길 구간은 1구간보다 짧습니다. 그러나 소요시간은 조금 더 걸립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텐데요. 소나무숲길이 주로 평탄한 길이었던 것에 비해 순례길은 다양한 계단과 언덕, 내리막이 함께 하고 있어 걸음속도가 조금 늦어지게 됩니다.

전체 동선은 위 그림과 같습니다. 이 구간은 아래 사진으로 보시겠지만 1구간에 비해 조금 더 산다운 느낌이랄까요. 계곡도 통과하고 등산로의 전형적인 계단도 오르내리기 때문에 제법 산을 타는 분위기가 납니다. 물론 크게 어려운 구간은 아니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2구간의 시작. 순례길 입구입니다. 1구간을 마치고 조금 걸어내려가면 입구를 볼 수 있습니다. 1구간을 들어설 때는 널찍한 느낌이었는데 순례길은 문 뒤로 계단이 보입니다. 제법 길어보입니다.

입구를 조금 지나니 쭉 뻗은 계단이 보입니다. 처음엔 저 계단을 보고 예전에 설악산 대청봉을 오를 때 기억이 문득 들더군요. 물론 설악산의 계단과 비할 정도는 아닙니다. 간단히 다리 근육 좀 풀어주고 천천히 오르면 됩니다. 

계단을 오르나 싶더니 바로 내리막입니다. 2구간은 이런 길들이 많습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양새인데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무릎에 부담이 갈 수 있으니 천천히 걸으면 되겠습니다. 이정표를 보면 오른쪽은 이제까지 온 우이동길이고 왼쪽이 정릉동을 향한 길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정릉은 제가 초등학교때까지 살던 곳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탁 트인 대로도 나옵니다. 2구간은 북한산의 산줄기에 조금 더 가까운 구간인데 이런 넓은 길을 만나면 제법 시원한 느낌이 들죠. 평일이어서 오고가는 분들이 거의 없다보니 이런 사진도 나옵니다.

넓은 길을 지나 다시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4.19묘역과 만나게 됩니다. 2구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넓은 풍경입니다. 순례길에서 볼 수 있는 4.19묘역은 거의 이 각도가 대부분인데 전망대의 위치와 구조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엔 의자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좋겠네요.

4.19묘역을 지나 다시 오르막 계단과 만나게 됩니다. 등산로도 우측통행이니 유의하셔서 걸어가시면 됩니다. 아마 주말에는 제법 많은 분들이 오고갈텐데 등산 예절을 지키는 것이 서로 편한 둘레길 걷기가 아닐까 합니다.

다시 이정표와 만나는 곳. 보광사라는 제법 큰 사찰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제법 걸은 거 같은데 이제 400미터 전진했네요. 진행속도는 더디지만 길 자체가 주는 변화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부분이 바로 멧돼지입니다. 설마 하고 다니긴 하는데 분명히 나오긴 나온다네요. 대처요령을 잘 읽어 보고 행동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막상 정면에서 마주치면 저대로 할지는 의문입니다만..) 아무튼 어떤 동물이건 마주치면 뒤를 보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맷돼지가 나올까..생각하고 걷다보면 어느새 마주치는 또 다른 이정표. 2구간의 종료지점엔 북한산 둘레길 탐방안내센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1.1km정도를 더 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길이 이렇게 잘 닦여 있지만 가끔 길이 없어지는듯한 구간도 있고 좌우로 길이 나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잠시 헷갈리는 구간도 나옵니다. 주말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보고 가면 되지만 이렇게 아무도 없는 길을 갈 때는 조금 애매하더군요.

2구간 순례길은 앞서 적은 것처럼 좀 더 산다운 느낌이 듭니다. 다리 아래로 작은 계곡이 펼쳐져 있는데 물이 정말 맑고 송사리들도 제법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여름에는 분명히 뛰어드는 분들도 계실 듯한데...벌금 30만원입니다..

작은 계곡 모습입니다. 물은 그리 많지 않지만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정말 맑은 물을 볼 수 있습니다.

계곡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다리를 건너면 됩니다. 순례길을 걷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문 장소가 이 다리였네요.

이제 좀 북한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북한산 등반로 중 무난한 등반로로 꼽히는 진달래능선 진입로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순례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묘역들도 보이고요. 내친 김에 북한산을 올라가 볼까 싶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둘레길만 완주하기로 했습니다. 집이 목동인지라 오고가는 시간만 4시간이 걸리니 무리였죠.

조금 더 나아가면 바로 순례길의 종착점입니다. 이 문을 나서면 큰 도로가 펼쳐지는데 이제까지 걸어온 길하고 너무 상반되는 모습이라 적응이 안 되기도 합니다. 저 멀리에 통일연구원이 보이는데 3구간은 저곳으로 이동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마 다음 주 포스팅에서 보실 수 있을 거 같네요.

출구를 나온 상태에서 그대로 100미터 정도 아래로 내려가면 둘레길 탐방안내센터가 있습니다. 인증샷을 찍은 분들은 이곳에 가셔서 스탬프를 찍으시면 됩니다. 센터에는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니 땀 좀 식히고 귀가하시면 되겠습니다. 센터를 나와 다시 위로 올라가면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버스를 타면 수유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2구간은 전체적으로 산다운 느낌이 들고 등산을 한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각각의 구간별로 그 특색을 잘 살리고 있는 점은 상당한 장점이지 싶네요. 다음 주에는 3구간과 4구간을 예상하고 있는데 하루에 두 구간씩 나아가는게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보여서 3구간만 갈까 생각 중입니다.


북한산은 예전에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올라가곤 했었는데 둘레길은 걸어본 적이 없어 이번에 전체 코스를 완주해보자 생각했습니다. 둘레길은 전체 길이가 71.8km에 이르고 전체 21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일주일에 한 구간씩만 생각해도 5개월이 걸리는 대장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짧은 구간은 하루에 여러 구간을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걷는다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겠죠. 

1구간은 소나무숲길이라 불리는데 국립공원측에서 밝히는 자료에 의하면 3.1km에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난이도는 낮은 편에 속합니다. 소요시간은 어르신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1km를 30분에 가는 것으로 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걸은 구간은 1,2구간인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1구간 소나무숲길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북한산둘레길을 1구간부터 가보고 싶으신 분은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3번 출구(2012년 5월 8일 현재 공사중이라 4번으로 나가셔서 돌아가시면 됩니다)로 나간 다음 120번이나 153번을 타고 종점까지 가시면 됩니다. 종점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는데 둘레길이라고 표지판이 크게 있는 것이 아니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간 길을 트래킹한 지도인데요. 맨위에 삼양교통이라고 보이는 곳에서 조금 내려와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이렇게 가면 실제 거리는 3.1km보다 더 됩니다. 2구간 출발점까지 하면 대략 4km정도가 된다고 여유있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길을 가보도록 할까요.

둘레길로 가는 그리고 둘레길을 걷는 동안 가장 많이 보게될 이정표입니다. 둘레길 자체가 거주지를 관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간에 이정표는 필수입니다. 거주지를 지나간다는 것이 둘레길이라는 이름에 비춰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니 그 나름의 특색이 아닐까 합니다.

본격적으로 둘레길에 접어들기 전 지나가는 길인데 이길도 제법 괜찮습니다. 길을 따라 죽 걸어가면 됩니다. 직접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표시목들이 워낙 많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물론 간혹 헷갈리는 길도 있기는 합니다. 

표시목이 나왔네요. 앞으로 자주 등장하는 요긴한 안내판입니다. 나무에 가능한 손상을 주지 않도록 잘 매달아두고 있습니다. 이제 둘레길의 시작이지만 1,2 구간을 다녀온 후 드는 생각은 제법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단지 비용의 투자만이 아니라 생각을 하고 길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물론 이 부분은 남아있는 19구간이 모두 완결되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도 듭니다. 중간중간 민가(?)가 불쑥 나와서 분위기가 바뀌기도 합니다만... 

길을 걷는다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치는 순간도 없지 싶습니다. 물론 우리는 매일매일 걷고는 있지만 그 걸음걸음 자체가 목적이 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걷기 위해 걸어본 적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여기서부터가 북한산둘레길의 시작입니다. 처음 출발지에서 제법 오래 걷습니다. 주변에는 주택가가 있고 상점은 보이지 않으니 음료수나 기타 준비물은 미리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곳을 통과하면 21구간의 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죠. 

1구간 소나무숲길은 무난한 길입니다. 특별히 험하거나 그렇지도 않고 특별히 화려하거나 그런 느낌도 들지 않는 조금은 무채색의 느낌을 주는 길이랄까요. 앞으로 걸어가야 할 여러 길들을 위한 준비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합니다. 

대부분의 길은 흙으로 되어 있습니다.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등산장비는 크게 필요없어 보이지만 등산화는 신는 것이 좋습니다. 햇살이 제법 내리 쬐니 모자와 수건 정도 준비하면 되겠습니다. 등산스틱은 어떠냐..이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는데 1구간에서는 크게 필요치는 않아보입니다. 그러나 무릎이 좋지 않은 분이라면 휴대하시길 권합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돌(?)은 등산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익숙하실텐데요. 중간에 보면 현위치번호가 보입니다. 구간을 진행할 수록 이 숫자가 늘어나게 되지요. 혹 걷기 중에 어려움이 생기면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면 됩니다. 사진으로 한장 찍어두면 요긴하겠네요.

인원수를 세는 게이트를 통과해 쭉 뻗은 길을 천천히 걸으면 됩니다. 5월의 화사함이 그대로 묻어 나는 그런 차분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이곳 1구간입니다. 아무래도 평일이다보니 사람의 왕래가 적어 조용한 속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 걷다보면 등장하는 이것! 국립공원측에서 둘레길 걷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일종의 실적제(?)를 도입한 것인데요. 21구간의 곳곳에 있는 포토포인트에서 인증샷을 찍어 오면 나중에 선물을 주는 이벤트입니다. 선착순인지라 선물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는 이 책자인데(직원분 말씀으로는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합니다.) 위의 포토포인트에서 인증샷을 찍어 가면 안내소에서 확인 도장을 찍어 줍니다. 직원분들이 사진을 꼼꼼하게 확인하더군요. 본인이 맞는지 정확한 장소를 방문했는지 확인합니다.

1구간 소나무숲길은 처음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이런 길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편안한 느낌으로 천천히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걸으면 되는 그런 길입니다. 

거리만 생각하면 2구간보다 길지만 실제로 이동하는 시간은 2구간보다 적게 걸립니다. 대신 버스정류장에서 1구간 출발점으로 가는 시간이 조금 되니 전체적으로는 비슷하겠네요. 이후 포스팅에서 2구간을 보시겠지만 1구간은 전체적으로 수월한 길입니다. '여기가 둘레길이구나..' 생각하며 여기저기 둘러보다보면 벌써 구간종료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둘레길을 어느 계절에 가는 것이 좋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입하가 막 지난 시점에 시작한 장정인지라 한여름에 마무리가 될 것 같은데.. 아마 겨울에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오지 않을까..싶습니다. 그때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 산과 길을 만날 수 있겠지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쉽게 그리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 중의 하나가 GPS입니다.

지구상위치파악 시스템[ 地球上位置把握 ─, Global Positioning System ]

이 GPS기능을 이용하면 네비게이션은 물론이고 길찾기, 주변 맛집 찾기, 마라톤 등의 운동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아이팟과 나이키+를 사용해 운동하는 방법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스마트폰의 GPS는 굳이 그런 별도의 하드웨어가 없이도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는데다가 추가적인 요금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앱은 BMI의 GPSMemo라는 앱인데 이미 많은 분들이 소개를 해 주신 앱 중의 하나입니다. 마켓의 앱에 대한 설명을 한 번 볼까요?



등산, 여행의 필수품 GPSMemo-Lite

메모도구 없이 단말기에 이동 경유지를 메모하여 등산(climbing), 도보(walking), 여행(travel), 싸이클 등 트래킹(tracking) 일지를 작성할 수 있으며, 생성된 GPX 로그기록을 활용하여 다양한 맵을 활용할 수 있고 이동 경유지를 지도에 나타내어 이동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재위치를 주소나 좌표값으로 변환한 후 문자(SMS)로 전송하여 위험상황 발생 시 대처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GPSMemo는 우선 간단하다는데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많은 트래킹 어플들에 비해 메뉴도 쉽고 한글화가 잘 되어 있어 부담이 없습니다.

  


메인화면에서 메뉴를 클릭하면 왼쪽에 보이는 설정창과 오른쪽에 보이는 안내창을 열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사용방법을 익혀두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일단 환경설정창으로 가셔서 간단한 개인정보와 이메일 주소, 단위 설정 등을 입력해줍니다. 사용법은 상당히 간단합니다. 메모시작을 눌러주면 바로 시작이 되니까요 ^^

  


메모가 시작되면 화면 하단에 나침반의 작동 여부 그리고 메모 제목을 넣을 수 있는 창이 나옵니다. 여행의 제목을 적어주셔도 되고 길찾기의 목적지를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원하시는 메모 제목을 넣으시고 왼쪽 사진의 오른쪽 하단에 있는 시작 버튼을 누르면 바로 기록이 시작됩니다.



단 메인화면의 GPS표시가 활성화되어 있어야 하니 사전에 GPS를 켜도록 하세요. 이 어플을 자주 사용하신다면 Tasker같은 어플로 작업을 만들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GPSMemo를 이용하여 지역을 이동하다가 주요 포인트가 나타나면 추가 메모를 할 수 있습니다. 경유지라고 하는데 이 정보는 나중에 제목을 수정하고 추가적인 설명을 달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진촬영, 동영상 촬영은 물론 음성으로 메모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제법 유용한 기능이죠. 어쩌면 여행 기록용보다는 업무용으로 적합할 수도 있겠습니다. 위의 트랙을 보시면 6군데의 주요 장소가 나옵니다. 시작과 종료를 제외하고 4개의 경유지가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이동경로를 구글맵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동거리와 소요시간 등의 기본적인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메모가 완성되면 나중에 비슷한 길을 가게 될 경우 예전에 어떻게 갔는지를 불러와서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죠. 이 기능을 이용하면 길치 소리를 듣지 않겠죠? 단 이 기능은 유료 버전에 한해 작동합니다. ^^ 그리고 현재 자신의 위치를 특정인에게 SMS로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자신이 이동하는 궤적을 상대에게 보내게 되는데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죠. 유료버전의 경우 사용자가 정한 시간에 자동전송이 이루어지고 무료버전의 경우는 직접 보내기 버튼을 통해 전송할 수 있습니다. 낯선 지역에 간다거나 여행 등을 떠날 때 가족들에게 위치를 전송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PC와 동기화가 안 된다는 점이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기록을 남기는 작업은 수동으로 하셔야 합니다. 또한 무료 버전의 경우는 만들어진 메모를 이메일로 전송할 수가 없는데 아스트로 등을 이용해서 파일을 직접 메일로 전송한 후 보셔야 합니다. 파일의 경로는 "GPSMemo\gpx" 폴더로 가시면 자신이 만든 메모장의 이름.gpx파일이 있습니다. 이것을 전송하신 후 구글 어스의 불러오기 기능을 이용하면 PC에서도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료버전의 가격은 2.9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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