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제법 많은 소문을 몰고 다닌 제네시스 쿠페가 이번 달에 출시된다. 호평보다는 혹평에 더 시달리고 있어서 과연 출시 후 어떤 양상이 될지 벌써부터 제법 흥미롭다. 혹평이라면 역시 현대에서 나왔다. 수입차를 섞어놓은 것이다. 개성이 없다. 2.0이 200마력이 뭐냐 등등 다양하지만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차를 두고 지나친 비판 일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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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도 일단 만만치는 않다. 가장 기본 모델인 2.0 GL의 경우 210마력 쎄타 2.0 TCI RS엔진, 운전석&동승석 에어백, 6단 M/T, 18인치 알로이휠, ABS, 차량자세제어장치(VDC), 버튼시동시스템, 시트워머,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갖추고 가격은 제세공과금 포함 대략 2,700만원 선이다. 여기에 오토미션이나 선루프, 그리고 브렘보 브레이킹 키트를 추가하면 거의 3,000만원 가까이 될 듯 하다.

3,000만원이나 주고 국산차를 사느니 수입차를 사겠다는 말들도 제법 많다. 특히나 란에보의 국내 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굳이 현대차를 그렇게 비싸게 줄 필요가 있냐는 견해들이다. (뭐 잘만 찾아보면 BMW 320i도 2,000만원 초반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일견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제법 관리해본 사람이라면 실질적으로 차에 들어가는 비용이 구입 후부터 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직 수입차의 경우 경쟁체제가 정착되지 않아 부품이나 정비비 등에서 부담이 크다. 물론 현대차 노조의 모양새를 보면 도무지 현대에서 나온 차를 사고싶은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쩌다 보니 현대차만 10년 가까이 몰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잔고장 한 번 없이 버텨준 현대차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또한 애프터 튜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가 주는 장점은 더더욱 작아진다.

내 개인적인 운전 습관이나 패턴을 보면 200마력 전후의 차면 적당하지 싶고 더 늙기 전에 문 두개짜리 차는 타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니 아무래도 제니시스 쿠페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에 나오는 2.0과 3.8의 가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 오히려 3.8을 구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도 있는데 굳이 애프터 튜닝을 하지 않고 순정으로 충분한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3.8이 낫지 싶다. 물론 세금 폭탄은 떠 안아야 한다.

다만 구입시기는 1년 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FL을 염두에 둔 것인데 국산차에 아쉬운 점은 이것이다. 새모델을 바로 구입하기가 망설여지는 점 말이다. 제네시스 쿠페가 아닌 대안이라면 수입차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 일본차는 도무지 마음에 안 드니 그나마 좋은 선택이라면 사브 9-3 벡터정도가 되지 싶다. 물론 수입차를 탈 생각은 전혀 없다.

(이전의 현대차의 상술을 감안할 때) 그렇게 많은 옵션 사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워낙에 구입 계층이 얇은 까닭도 있다- 내가 보기에 2.0 GL모델에 선루프만 얹은 다음 개인 스타일에 맞는 애프터 튠을 해주는 게 그나마 저렴하게 제네시스 쿠페를 장만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LSD를 기본 사양에 넣어주지 않은 것은 역시 불만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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