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아이폰이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치열한 방해 공작(?)을 뚫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IT 최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기업들의 이익때문에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 당한다는 것은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의 IT분야는 그 어느 분야보다 개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독점과 차단이 고도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언론들 역시 이런 대기업들의 사주(?)에 연일 국산 기기의 장점만을 보도하고 있는데, 이건 국수주의도 아니고 참 한심한 일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백날 네이버를 검색해봐야 답은 안 나온다는 말입니다..)


물론 아이폰이 전지전능한 기기는 아닙니다만 만약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다면? 과장을 좀 보태어 국내 휴대폰 시장은 전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해가 가실 수도 있겠습니다. 현재의 아이팟 터치에 휴대폰과 3G 기능이 얹혀진다고 생각해보시면 과연 아이폰과 경쟁할만한 국산 기기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우리 것을 사랑하고 아껴야지 뭔 소리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이건 그런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제품이 있으면 그것을 들어오게 해서 경쟁을 해야지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벽을 쳐버리면 무슨 발전이 있을까요..


애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영상인데, mov파일인지라 재생이 안 되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옮겨 왔습니다.



 

어떠신가요? 아이폰이 국내에 왜 못 들어오고 있는지 짐작이 되시나요?



그간 격의 없이 지내는 개발사 한 곳을 방문했다. 신규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라는 소식을 들었던 탓에 안부도 물음 겸 요즘 개발사들 분위기를 들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아니 왜 말도 없이 왔어요? 온다고 했으면 점심이라도 할 걸 그랬네요” 밝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박 팀장은 다음 주에 휴가라 정리할 것이 많다며 어수선한 책상 위를 급히 정리정돈했다.

“서비스 준비 막바지라 정신이 없습니다. 신규 투자건도 무난히 받게 되었고 그동안 직원들이 고생들 많이 했는데 이제 형편이 좀 나아지겠죠” 다행히 추진 중이던 프로젝트가 이통사의 승인을 받아 다음 달부터 고정 수입도 들어온다고 한다.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 이통사들과의 어려움은 없느냐는 질문에 “어렵죠” 라고 말문을 뗀 박 팀장.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바로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통사 내부의 절차도 복잡하고 가령 저희 회사가 A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도 그게 이통사의 플랫폼에 적용이 안 되면 의미가 없잖습니까”라고 말한다.

“특히 이통사 내부의 절차가 서비스 지연에 많은 원인이 됩니다. 그런 면에서보면 SKT쪽이 피드백이 빠른 편이죠. 장비를 지원해주거나 테스트룸을 배정해준다거나 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개발의 우선순위를 SKT에 맞추는 것이냐고 되묻자 “원칙적으로 하자면 SKT, KTF, LGT 3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그러긴 어렵습니다. 솔직히 서비스를 개발할 때 LGT쪽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많죠"

"가입자 수를 봐도 그렇고 내부 프로세스도 그렇고 SKT쪽과 이야기 하는 게 빠릅니다. 저희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자연히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그런 여건이 타사에 비해 SKT가 낫다는 거죠”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봐도 이통 3사의 현재 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냐고 물었다. “LGT가 어렵긴 어렵습니다. 다른 두 이통사를 따라가기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고 개발사나 CP들도 LGT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인 게 문제죠. SKT가 독주를 하는 것은 일종의 순환고리라고 볼 수 있어요. 가입자가 많으니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그 돈을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에 투입하고 이런 게 지속되다 보니 노하우도 타사에 비해 많은 거죠”

개발사의 하루하루는 마치 전쟁과 같다. 환경이 좋은 업체도 있지만 많은 개발사들이 아직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을 상대하다보니 고충도 많다. 박 팀장은 “우리가 만드는 기술들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면 힘이 나죠. 다만 아직도 많은 개발사들이 대기업의 힘에 눌려서 기를 못 펴고 있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라고 말한다.

늦은 휴가 준비를 하면서도 박 팀장은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기획, 영업, 개발까지 담당하고 있다 보니 혹 자기가 없는 동안 회사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다. “직원들이 일당백이니 괜찮을 겁니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박 팀장은 다음에는 어려운 얘기는 관두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했다.


이동통신사들의 멤버십 카드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가 줄어들게 되면 자연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드는 데도 소비자들의 별 다른 저항 없이 하나 둘 서비스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 얼마 전 TV에도 방송된 것처럼 그네들의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 명목으로 제공하는 멤버십 유지비용은 작년 한 해 2,200여억 원에 이를 만큼 큰 금액이어서 이통사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줄이자니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하고 유지하자니 비용부담은 큰 골칫거리의 하나였다.


이통사들의 이런 고민은 의외의 장소에서 그것도 쉽게 풀려 나갔다. 전국의 동네빵집들이 2005년 10월 SKT를 상대로 소위 ‘빵집 전쟁’을 벌였고 올해 2월 SKT는 빵집들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의 대형 제과점 체인의 멤버십 카드 할인율을 20%에서 절반인 10%로 축소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조치는 겉으로 보기에는 SKT가 빵집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동네빵집들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를 계기로 기존에 제공되던 멤버십 서비스를 절반으로 줄여버린 것이다. “빵집 전쟁”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특이하게도 SKT가 승리를 거두고 전쟁에 개입도 하지 않은 소비자가 피해를 본 모양이 되었다.

지난 6월 서울시극장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SKT·KTF·LGT 등 이동통신사의 영화관람료 할인제도와 관련, 할인요금 중 그동안 극장 측이 부담해 온 금액을 더 이상 부담할 수 없다는 내용을 재확인했다. 이창무 협회장은 "최근 할인요금을 1000원으로 인하하되 450원은 극장이 부담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회원사의 뜻을 모은 결과 이대로는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결국 7월이 되면서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카드로 더 이상 서울에 있는 극장에서 할인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이동통신사와 극장들 간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작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빠진 이상한 싸움이 다시 벌어진 셈이다.


“극장 전쟁”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멤버십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니 말 그대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통사의 멤버십 서비스는 이통사가 자사의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약속이다. 이것을 고객의 동의도 얻지 않고 ‘협상이 잘 안 되어 멤버십을 축소한다’고 하는 태도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서의 기본을 잃은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한편 이통사와 멤버십 계약을 맺고 멤버십 비용에 해당하는 2천원을 관람료로 인상해 소비자들에게 떠넘긴 극장들도 만약 이통사들과의 제휴가 종결되면 당연히 이전의 관람료로 환원을 시켜야 자신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빵집 전쟁', '극장 전쟁'으로 불리며 실제적인 피해자는 빠진 채 이통사와 제휴사간 벌어진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근본적으로 이통사의 무분별한 가입자 유치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오늘처럼 성장하게 된 것은 이통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둬들인 수익을 가입자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인식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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