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진동호회 친구들과 외출을 했다. 이번 모임은 촬영 모임이라기보다는 "계절도 계절인데 냉면이나 먹으러 갈까?" 라는 제안에서 시작해서 "그럼 어디로?"라는 중간 과정을 거쳐 "양평에 있는 냉면집에 가자"라는 결론으로 게획을 짰다.

"냉면 한 그릇 먹으러 양평에 가?" 라는 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여행의 참맛은 목적보다는 그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닐까? 어쨌건 비교적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사당으로 가 세희를 태우고 중간 합류점인 구리한강시민공원으로 향했다. 중간중간 네비양이 엄한 길을 알려줘서 본의 아니게 시내 구경을 한 게 흠이라면 흠.

후발대가 약간 늦어 아예 양평에서 만나기로 계획을 변경하고 양평에 있는 옥천냉면집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대충 위치는 옥천면사무소 근처로 이곳의 특징은 역시 CD크기만한 완자와 편육 그리고 쫄면 면발 두께의 냉면에 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가득했고 특이한 냉면맛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회포풀이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늦은 점심을 먹고 "이번에는 어디를 다녀올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봉평에 있는 허브나라에 다녀오기로 했했다. 봉평이라면 역시 이효석의 생가가 있는 곳이고 피닉스파크가 있는 면온에 인접한 곳으로 메밀꽃이 한창인 6월에 가보기 제격인 곳이다.

평창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는 한산하기 그지 없어 오늘이 평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모처럼 쭉 뻗은 도로와 커브길을 보니 그동안 이것저것 보강을 한 차 성능도 확인할 겸 악셀을 지긋이 밟아줬고 그동안의 시내주행에 불만이었는지 경쾌한 엔진음으로 치고 나가는 차를 보니 '돈 들인 게 아깝지는 않군'이라고 내심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물론 옆좌석에서 들려오는 불만의 소리는 어쩔 수 없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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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는 대략 이렇지만 중간중간 경유지가 있었고 휴게소 들른 것을 감안하면 대략 편도 220km정도의 거리였다.

이효석 생가를 지나 외길로만 길이 나 있는 봉평허브나라로 가는 길은 주말이어서 그런 지 무척이나 차들이 많았고 도로 사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 스프링 교체후 가장 많이 바닥을 긁은 하루가 아니었나 한다. 허브나라 입장료는 5천원으로 조금 비싼 감이 있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아 입장료가 그리 아깝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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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씨가 찍은 허브나라 전경

다만 서울에서의 거리가 멀다보니 애초에 강원도 쪽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라면 몰라도 당일 코스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곳이라는 점은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강원도 여행을 1박 이상 생각하고 있다면 중간에 한 번 들르기에는 제격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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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아기자기한 면이 많아 아이들과 동반하면 좋을 것같다. 물론 연인끼리도 좋다


아무튼 오랜만의 모임이라는 것자체에 들떠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장거리 여행을 다녀온 셈이 되어 무척이나 기분이 상쾌했다. 역시 여행은 그 자체가 생활의 활력소이자 힘이 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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