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이건 혹은 개인생활이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대답없음'이다. 사회생활이라면 커뮤니케이션 혹은 소통의 부재라는 거창한 단어로 대체해볼 수도 있고 개인생활이라면 대꾸가 없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아주 철저한 독불장군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인데 '대답없음'은 관계의 성립은 물론 유지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린다. 더 나아가 자기 할 말만 하고 이후의 소통이 없는 경우는 싫어하는 차원을 떠나 인격을 의심해보게 만드는 일이다.

직장에서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특히 피드백을 강조하기 마련이고 나 역시 피드백에 제법 민감한 편인데 어떤 지시사항을 내려주었는데 한 나절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면 그 사람의 업무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건 직장 내에서도 마찬가지고 대외 업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해관계가 얽힌 여러 업체간의 경쟁구도라면 피드백은 업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일상에 있어서도 이 소통은 중요한데 특히 연인관계나 가족관계에 있어서 '말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후유증'은 상당히 크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단 오해를 불러올 수 있고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가까운 사이임에도 단절된 관계가 되어 버린다. 특히 요즘은 메신저나 문자를 통한 소통이 많은데 감정이 실리기 어려운 2차원의 텍스트다보니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다투고 나서 문자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는 말이고 내 경험에서 느낀 점이기도 하다.

아무튼...말을 나눈다는 것은 관계의 기본이자 유지 나아가 새로운 발전을 위한 기본임에도 날이 갈 수록 사람의 목소리가 듣기 어려워지는 요즘 세상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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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일상 생활이 되면서 사람들 간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다. 한편에서 보면 온라인을 통해 좀 더 많은 그리고 적극적인 인간관계가 가능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만 보면 오히려 이전의 아나로그 시대보다 더 각박해진 면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같다. 아나로그 시대에는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일단 해결을 하려면 만나야 했었으니 서로간에 해묵은 감정이나 좋은 감정들도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풀어나갈 수 있었다. 즉 오해를 만들만한 소지는 그만큼 적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온라인 시대 특히 요즘같이 메신저나 블로그가 일상화된 시대에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만 그만큼 사람을 잊기도 쉬워졌다. 얼굴을 마주하고 무언가를 논의하기보다는 메신저 상에 보이는 감정이 실리지 않은 평면 문자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해야 하고 익명성을 기반으로한 게시판의 글들은 아예 상대방의 인격을 배제하고 들어가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는 즉흥적이고 또 일방적이다. 누군가와 좋지 못한 일이 있었다 싶으면 메신저에서 삭제해버리고 차단해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정리가 된다. 애초부터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오늘날의 우리네의 모습은 메신저에 보이는 이모티콘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이 나를 차단해버린 줄도 모른다. 행여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나 역시 그 사람의 아이디를 내 메신저에서 지워버리며 그만이다.

만나서 할 이야기도 이렇게 메신저나 이메일이 대체해버리고 미니홈피나 블로그가 또 다른 자아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보니 과연 인간성이라는 것을 언급할 가치조차 있을까 싶기도 하다. 차라리 주먹다짐을 하더라도 오해를 풀고 '관계'를 잃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아니면 그냥 오해를 해소할 여지도 없이 차단을 해버리는 것이 나은 것일까?

온라인의 장점은 분명 상당히 크고 대단하지만 그 부작용 역시 만만치가 않다. 이러다가 미래의 인간의 모습은 긴 손가락과 큰 눈만 가진 괴물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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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오고 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의사소통이 아닌가 한다. 가만히 보면 인간사의 모든 문제들은 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인류의 역사를 조금만 뒤젹여 봐도 이런 실례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굳이 역사까지를 언급하지 않더라고 사람과 사람간에 주고 받는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아 난감한 경험을 한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연인 관계가 그렇고 가족 관계가 그렇고 사회 생활을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직장 생활이 또 그렇다. 상대방은 A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것을 A`로 듣는데서 오해가 발생하는데 오해가 발생했을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초 그것이 발생한 원인을 서로 진단하고 차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풀어야함에도 실제 일상을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상대방의 말을 잘못 들은 나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이 잘못 들은 사실을 쉽게 진실이라도 믿어버리는 것이 사람의 한 속성이니 말이다. 차라리 성을 내면서 "왜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냐"고 다그치는 상대방은 오히려 나은 쪽에 속한다. 서로의 잘못된 점을 풀어갈 여지라도 있으니 말이다.

가장 난감한 상황은 내가 뭐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상대방이 그냥 무시해버리는 경우다. 내 생각을 전달했는데 아예 그에 대한 대꾸조차 없는 경우는 한쪽의 일방적인 오해로 치달을 위험성이 크다. 인터넷에서 흔한 말이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이라고 하지 않던가.

애초에 의미없는 의사를 전달하거나 장난을 친 경우야 상대방이 대꾸가 없어도 가볍게 치부해버릴 수 있지만 내 딴에는 정성을 다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을 받은 이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이런 관계는 도무지 유지될 수 없는 관계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나중에 이런저런 변명을 하더라도 이런 관계는 이미 신뢰가 깨져버렸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돌이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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