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을 사용해서 사진을 찍던 시절.. 지금 생각해보면 스캔을 참 어설프게 했구나 싶다. 스캔 원본의 크기도 작고 스캐너를 다루는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 먼지며 스크래치며 난리도 아니었다. 슬라이드 원본은 아직도 잘 보관은 하고 있지만 언제 다시 스캔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루에 두 롤 정도를 찍으면 두 장 정도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든 사진을 빼고는 그냥 지워버린 것들이 많다. 그러지 않았어야 했다. 사진이란 물론 찍는 순간에 완성이 되지만 그 사진에 대한 인상은 당시에는 자기 스스로도 제대로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찍을 당시에 좋아보이건 그렇지 않건 바리바리 싸 들고 와 나중에 다시 돌아보면 오히려 그때의 느낌이 더 잘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절대 지우면 안 된다. 기억이라는 것 혹은 추억이라는 것을 몇 번의 클릭으로 그렇게 잊어서는 안 된다.

Nikon F5, AF NIkkor ED 80-200mm F2.8D,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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