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재미가 붙을 무렵이면 소위 '장비병'을 앓게 된다. 가장 빨리 오는 장비병은 카메라 바디와 렌즈에 대한 병인데 이 병이 워낙에 깊다 보니 곁다리로 오는 작은 병들은 무시하기가 일쑤다. 사진을 찍으려면 어떤 장비들이 필요할까? 지식인을 뒤지고 사진 동호회에 나가 이것저것 보다보면 한도 끝도 없다.

사진 장비의 경우 가격이 일단 상상외로 비싸다. 특히 SLR로 넘어오게 되면 무슨 주변 장비들이 그리 많은지 막막하기도 하다. 누군가 내게 SLR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장만할 장비가 뭐냐고 물으면 세 가지를 추천해준다.

하나는 삼각대

다른 하나는 가방이고

마지막 하나는 스트로보다.

이 세 가지의 중요성은 하나하나마다 장문의 글을 써도 공간이 모자라지 싶은 데 일단 이번 글에는 갑자기 등장한 핸드스트랩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원래 나는 스트랩 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촬영을 하는 데 있어서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넥스트랩은 그래도 카메라가 낙사하는 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핸드스트랩은 도무지 효용을 모를 장비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우연치않게 핸드스트랩을 하나 얻게 되어 '그래, 일단 한 번 써보기는 해볼까..'라는 생각에 아침 내내 이 녀석의 길이를 맞추느라 제법 고생을 했다.(넥스트랩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두 개를 모두 달려는 무모한 생각 탓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아놓고 나니 뭔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이 모양새는 영 마음에 안 드는데 그립감은 당연히 이전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핸드스트랩이 과연 실용적인지는 실제 촬영을 여러 차례 겪어 봐야 한다. 그립감이 좋아지기는 하지만 셔터찬스에서 이 녀석이 도움이 될지 방해가 될지를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아무튼 일단 다음 주 정도에 실사를 나가서 효용을 판단해볼 생각이다. 손등이 안정적인 점은 마음에 드는데 스냅에 있어서도 제대로 기능을 해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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