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을 자주 찾는 것은 고즈넉함과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이 아닐까 싶다. 삶의 각박함 속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인데 각자 개인이 그 평화를 찾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도시적인 느낌이 적은 공간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다.


꽤 오래 전..아마 10년은 더 된 필름 스캔이다. 디지털과 달리 필름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란다. 아날로그란 그런 것이다. 수치화되어 0아니면 1, 이런 식으로 딱딱 끊어져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흐르듯이 점점 퇴색되어 간다. 그것이 세월이고 시간과는 다른 흐름이다.


소위 쨍하고 또렷한 사진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흐릿하고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사진은 오로지 세월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물론 이것도 디지털 보정을 통해 가능하겠지만 자연스레 세월 속에 녹아난 감성과 감정을 숫자로 표현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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