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의 종신 교수인 랜디 포시가 세상을 떴습니다. 다른 나라의 교수가 세상을 뜬 것이 중요한 일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책으로 소개되어 있는 '마지막 강의'의 저자이자 주인공입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이책이나 랜디 교수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팀원 한명이 이책을 사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서점에서 책에 대한 내용을 보고 팀원 모두에게 한권씩 선물해주었죠. 그러면서도 정작 저는 이책을 사지 않았는데 뻔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 그러고나서 얼마 후 랜디 교수의 임종 소식을 접했고 뒤늦게 그의 강의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 강의의 제목은 "Really 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s"으로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은 어떤 것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본은 1시간이 넘는 분량인지라 편집본을 링크로 걸어둡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꿈을 갖기 마련인데 랜디 교수는 평생을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았고 나름대로 대부분의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그리고 강조하죠.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느냐? 그리고 지금은 그꿈을 이루기위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또 무엇을 할것이냐고 묻습니다.

어떻게보면 참 단순한 이야기인데 실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그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은 정말 적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마음 속으로만 그꿈의 향수에 가끔 잠기는 것이 평범한 우리네들의 삶의 모습이겠죠.

살림출판사에서 '마지막 강의'를 출간한 것이 6월말이었으니 이책은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책이고 책을 읽어나가는 많은 이들이 그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일어서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운명을 달리했고 그가 남긴 메시지들이 더 절실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랜디 교수의 이 강의는 그가 살아있는 동안의 마지막 강의였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처럼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당장 시한부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그동안 갈 수 없었던 긴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고 잔뜩 밀린 책들을 읽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랜디 교수처럼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남은 가족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남겨두는 것도 큰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책은 그런 의미에서 가족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책은 랜디 교수가 세상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사후 세상에 남겨진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게 되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계속 남의 일처럼 공감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마음을 조금 넓게 열고 내가 남겨진 그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나가기를 권합니다.

끝으로 이 강의의 스크립트를 링크로 걸어둡니다. PDF니 리더가 있어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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