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댓글승인에 대한 블로거들간의 의견나눔이 있었습니다. 댓글승인은 블로거의 자유의지라는 입장과 소통을 거부하는 것은 안 된다는 의견으로 크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 제 경우는 승인제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생각해볼 수 있지만 한 가지 이유만 집어내자면

시야가 막힐 수 있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는 점입니다. 댓글승인을 하게 되면 자신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댓글들 중에 블로거 본인이 취사선택을 하게 되는데 100%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사람인 까닭에 싫은 소리를 그대로 등록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댓글들 중에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비판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스팸, 혹은 비방의 댓글들이 있는데 스팸의 경우는 블로거가 차단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비판성 댓글이나 비방성 댓글의 경우는 생각의 여지가 있습니다.

어떤 주제를 놓고 토론 중일 경우이 비판성 댓글은 반드시 적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블로거 자신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전체 블로고스피어의 문제이기도 한데요. 어떤 논제에 대해 자신이 주장을 펼치고 그에 동조하는 의견들만 골라서 승인을 한다면 마치 기성 언론들이 여론을 호도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블로거 스스로도 그런 댓글만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반면 비방성 댓글은 조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데 전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블로거를 욕하는 경우까지 그대로 적을 수 있도록 해야하느냐 이 문제는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순전히 유언비어나 거짓된 사실로 일방적인 비방을 하는 글의 경우는 배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블로거가 블로그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해서 인격 자체에 충격을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바에는 블로그를 아예 안 하는 것이 낫겠죠.

그런 면에서 이전에 사용하던 텍스트큐브의 블로그 주소가 있는 경우 댓글을 남기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은 바람직합니다. 물론 가상의 URL만 쳐도 되기 때문에 완벽한 방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비방론자들의 경우 귀찮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1차적인 필터링은 되지 싶습니다. 역시 텍스트큐브의 IP노출 플러그인도 제법 효과적인데 티스토리는 아직 없어 보입니다. 티스토리도 IP필터링이 가능하군요. 일단 댓글이나 트랙백이 달린 상태에서 조회를 하면 되네요.

다른 블로거를 비방하면서 자신의 블로그 주소를 적는 경우는 전 아직 본 적은 없습니다. 그만큼 비방론자들이 소심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물론 현재의 티스토리는 그런 방어 수단은 아니고 블로거의 승인제를 두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다양한 메타블로그에서 블로그를 통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들이 넘쳐 나면서 블로그가 광고 아닌 광고판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곳 역시 다음의 애드클릭스, 구글의 애드센스는 물론 각종 수익 모델들이 지금도 돌아가고 있죠. 그렇다보니 제 블로그에 남겨지는 소위 악플들은 전부 그런 광고성 글들에 걸리더군요. 이건 블로그가 진보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 아닌가 합니다. 기존의 언론에 나타나는 다양한 광고의 모습이 이제는 블로그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보니 사실 요즘 광고 없는 블로그 즉 순수(?)한 블로그를 찾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든 이유기도 합니다. 

아무튼 블로거를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생활과 블로깅의 중립지점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도 꾸준히 내 블로그에 스팸 댓글을 입력하는 이분..

뭐랄까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은 아예 막아도 보았는데..그때는 영 접속을 못하시더니..

스킨을 바꾸면서 해제를 했더니 어김없이 찾아오셨다..

재밌으세요?

귀찮지만 다시 막습니다..안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공간에서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기는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어렵다. 무엇보다 글은 ‘어조’나 ‘억양’을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의 심리상태 등에 의해서 글쓴이의 원래 의도가 왜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 인터넷 상에서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댓글싸움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고 나아가 ‘화면 너머에 있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전제에서 발생하는 ‘상대방 무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게시판에서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은 자기의 입장만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에 반대하는 댓글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비판을 가하는 반면 조금이라도 자신의 입장에 동조하는 댓글이 달리면 그것을 최대한 자신의 글에 합리화시켜 세력을 키워나가곤 한다.

특히 유명인이나 대기업 오너 같은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은 좀 더 강도가 심한 데 이는 일종의 심리적 열등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현실에서는 마주칠 수 없는 인물을 비판함으로써 자신이 비판하는 인물보다 좀 더 우월적인 지위에 있고 싶어하는 심리를 표출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로 전문적인 분야에서 이런 댓글싸움이 많았지만 요즘은 일상의 아주 사소한 일들에까지 그 싸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인화된 공간인 미니홈피나 블로그는 '키보드 워리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좋은 표적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행태를 문화적 과도기에서 비롯되는 일시적인 유행으로 보기에는 정도가 심하다. 오히려 이런 행태 자체를 하나의 문화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형성되고 있는 이 초기 단계의 댓글 문화는 조금 더 시간을 거치면 어느 정도의 영향력 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웹 서핑을 하다가 들른 몇몇 블로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호비방과 상대방을 거침없이 깎아 내리는 모습, 그것도 모자라 아무 관계도 없는 일가친척들까지 싸잡아 ‘테러’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명의 발전속도와 사람의 정신의 발전속도의 차이가 갈수록 커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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