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 만년필은 실사용에 적합한 라인업에서부터 소장용 라인업까지 다양한 것이 장점이다. 이번에 소개할 펜은 얼마 전 국내에 출시된 M205 데몬스트레이션으로 흔히 '데몬'이라 불리는 속이 투명하게 처리된 펜이다. 사실 M200 데몬은 이미 출시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새롭게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할까?


국내에서 만년필을 구입하는 루트는 아주 비싸게 사는 방법에서부터 아주 싸게 사는 방법까지 다양한데 M205 데몬의 경우는 현재로서는 일반 온라인 샵에서 구입하는 것이 그나마 저렴한 축에 속한다.



케이스에 비해 아담해보인다. 사실 블루 데본이라고 했을 때 색상이 좀 어색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청색 계열이어서 마음에 든다.



펠리칸의 특징은 역시 캡에 새겨져 있는 새 문양인데 이 문양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왔다.. 현대의 펠리칸은 어미새 한 마리와 아기새 한 마리로 이루어져 있다.



청색 계열임에도 투명도가 높아 상당히 맑은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제품의 장점 중의 하나다.



캡 안쪽으로 닙을 볼 수 있다. 투명도가 얼마나 우수한지 확인해볼 수 있다. 다만 스크래치가 날 경우에는 단점이 될 수 있겠다.



M205의 경우 스텐닙이다. 펠리칸의 스텐닙은 오랜 시간 써서 이리듐이 적당히 마모되면 어지간한 금촉보다 필감이 좋기로 유명한데 실제로 내가 사용 중인 M150의 경우 15년 이상을 써오면서 지금은 거의 미끄러지듯이 글을 쓸 수 있다.



M150과의 크기 비교다. 펠리칸 라인업은 200부터 본격적인 닙의 호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표준적인 크기는 200부터라고 볼 수 있다. 150은 200에 비해 약간 작다.



내 M150은 촉이 도금되기 이전의 모델이라 그냥 스텐의 색상을 가지고 있다. 닙에 디자인적인 변화를 주지 않은 단순하고 직선적인 모양이다. 반면 200으로 올라가면 서서히 닙에 라인을 주기 시작한다. 데몬 버전에는 금색보다는 은색이 어울리는 것 같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캡에 새겨진 로고가 변화하는 데 이것으로 펜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참고로 펠리칸의 제품명 표기는 한 종류일 경우 200, 205 등과 같이 변화를 주는 데 끝 자리에 5가 붙으면 은장(CT)을 말한다. 이외에도 중간에 1이나 5가 들어가는 조합 등 다양한 조합의 라인업이 나온다.


 
내가 펠리칸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 필기에 최적화된 만년필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펜의 몸통 자체가 잉크 탱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잉크를 많이 담을 수 있고 가벼워서 장시간 필기에도 손이 피곤하지 않다. 물론 펠리칸의 경우도 수집용 제품들은 무겁기도 하고 실사용으로는 쓰기 어려운 제품군도 있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수집용이다. 적어도 순전히 글을 쓸 목적이라면 가장 좋은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펠리칸이고 지금 내 책상 위의 보물이다.





결국 145를 헐값에 분양하고 들여놓은 펜은 80년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146이다.

146은 만년필史에서 가장 밸런스가 좋은 펜 중의 하나로 꼽히는 펜인데 149가 크기 때문에 실사용에서 조금 부담스러운 점이 있는 데 반해(물론 149의 큼직함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무게나 그립감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균형이 가장 잘 잡혀 있어 실사용으로 적당한 펜이다.



구형 146의 경우는 닙이 현대 146과는 달리 원톤닙으로 되어 있다. 70년대의 146이 상당한 플렉시블함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서는 약하나마 탄성도가 있는 편이어서 필압에 따라 제법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 146은 EF닙의 경우에도 상당히 굵게 나오는데 반해 구형 146은 상당히 얇은 필기가 가능하다. 이것은 몽블랑 만년필의 특징 중의 하나인데 빈티지 쪽으로 갈 수록 닙의 품질이나 탄성도가 좋다. 그래서 만년필 동호인들은 빈티지 몽블랑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현대 몽블랑의 경우는 뭐랄까 인간적인 면이 상당히 빠진 삭막한 도시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구형 몽블랑의 경우는 장인의 손놀림이 느껴진다고 말하면 좀 거창하지만 인간적인 면이 제법 느껴진다.



조금 아쉬운 것은 몽블랑의 가장 큰 장점인 풍성한 잉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두줄 에보나이트 피드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결국 또 다른 지름신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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