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고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해야한다.


나는 아직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외자로 된 이름인지 두글자로 된 이름인지조차 나는 알지못한다.

나는 아직 그녀의 얼굴을 모른다. 이미 어디선가 스치듯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가끔 길을 걷다 문득 눈이 마주쳐 한참을 서로 바라보다 지나갔던 이가 그녀일지도 모른다.

장난스런 농담에 살짝 두볼을 붉히며 돌아서는 그 얼굴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나는 아직 그녀의 눈빛을 모른다. 흩어진 앞머리결 사이로 살짝 비치곤 하는 눈망울을 본 적이 없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 미간을 찌뿌린 채 먼 하늘을 응시하는 그녀의 눈빛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심각한 표정으로 때로는 새침한 표정으로 있다가도 내 말에 살짝 눈웃음 짓는 그 눈가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나는 아직 그녀의 따스함을 모른다. 무척이나 쌀쌀하던 어느 겨울 내 주머니에 가득 들어있는 그녀의 체온을 아직 알지 못 한다.

일상에 지치고 삶에 노곤해질 때 내 어깨를 꼭 안아주는 그녀의 품을 나는 알지 못 한다.


언제 어디서고 그녀를 만날 준비를 해야한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그녀이지만 언제라도 내 앞에 그녀가 서 있을 때

한눈에 그녀가 내가 이제껏 찾아 다니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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