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앨범을 뒤적였다. 그러고보니 제대한 지도 참 오래되었다. 내가 군에 갈 당시에는 복무기간이 제법 길었던 시절이라 학사장교의 경우 소위 임관 전 교육 3개월에 실제 복무 36개월을 붙여 실제적으로는 39개월이라는 기간을 군에 있었어야 했다. 같은 학번인 ROTC장교들이 전역한 후에도 1년을 더 있었던 셈.

보통 남자들에게 다시 군에 가라하면 가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다시는 안 간다고들 말하지만 내 경우는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다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사병과 장교가 여러가지면에서 차이가 많기 때문에 편한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전방 수색대에서 보내던 시절에는 육체적으로는 상당히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은 분명하다.


군 시절 사진들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부대 특성인지 제 성격인지는 몰라도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그 기억들을 남기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이 사진은 언젠가의 훈련같은데 우리 소대원들 데리고 나가서 찍은 사진이다. 저 녀석들 지금은 어떻게들 지내고 있는지...

수색대라는 특성 상 제법 훈련이 많았고 소대 단위로 철저하게 독립이 되어 있는 부대다보니 아무래도 한 소대 내에서의 단결이나 인화가 무척이나 중요했었다. 지금은 체력이 제법 부실하지만 당시는 아침마다 몸에 타이어를 달고 연병장을 돌았었던 때라 무척이나 튼실했었는데..

아무튼 첨단 무기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수색대라는 조직은 참 뭐랄까..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조금은 전근대적인 조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인데 그래도 직접 사람이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기계가 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겠지 싶다..그러고보면 이 시절에 제법 추억들이 많았던 것 같다.

흔히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는데...뭐랄까..그래도 남자들이 모여서 군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 것도 없이 바닥에서 시작하는 곳이고 사회에서 무얼 하고 왔건 계급이 전부이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점을 함께 나누고 등등... 뭐라고 딱 짚어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아마 전역자들이라면 대개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다..

Band of Brothers를 보다가 뜬금없이 앨범을 뒤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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