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대한(?) 프로젝트를 이제야 옮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한 친구 녀석과 "우리 대학에 들어가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들을 찾아보자" 라는 작은 약속을 했었지요.  그런데 둘 다 대학에 똑 떨어지고 저는 어찌어찌 해결을 했지만 그 녀석이 무려 4수를 하는 바람에 이 계획은 어느샌가 잊힌 기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이 분주하게 지나면서 그 시절의 소박한 그러나 정말 하고 싶었던 그 꿈은 '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지'라고 이야기하는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죠. 하지만 이제 비록 혼자지만 그 생각을 옮겨 보려 합니다. 이대로 미뤄두기엔 너무나 아까운 어린 날의 바람이었기 때문이고 우리 역사를 잘은 모르지만 막연하게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라면 독거노인인지라 일상이 조금 자유롭다는 것 정도일까요?

블로그 카테고리는 일단 국보와 보물 그리고 사적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보는 현재 310 여개가 있고 보물은 1,700여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적지는 510여군데가 됩니다. 단순한 계산으로는 대략 2,500가지가 됩니다. 하루에 하나씩 찾아가면 6.8년이 걸리지요. 제가 로또에 당첨이 되어 먹고 사는 걱정이 없다면 7년 정도 계획을 잡고 이 작업을 해보겠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지요. 하지만 저 2,500가지 중에 현실적으로 다가설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 숫자는 제법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시작은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시대적 배경은 근현대사부터 시작할 생각이니 생각보다 숫자는 아주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언제 끝이 나는 작업이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하염없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죽기 전까지 하다보면 제법 많은 우리나라의 유산들을 이 블로그 안에 모아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작업은 저 혼자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일은 사실 불가분의 관계죠. 그러니 굉장히 멋진 사진이나 글을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습니다. ^^;

고민 중인 것은 글의 형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인데 디자인은 영 할 줄 모르는데다가 그럴만한 시간적 여건도 지금은 부족한지라 일단 손이 가는대로 적어보고 진행이 되는 과정에서 손질을 해볼까 합니다.  '그냥 하면 되지 뭘 글까지 쓰나?' 싶기도 하지만 제 자신에 대해 목표 의식을 부여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갑자기 블로그에 역사 유물이 등장하게 되면 궁금해하실 분이 혹시 계실까 싶어 적어 봅니다.

그냥 글만 적기 뭐해서 오래 전 찍은 사진을 한 장 같이 올립니다. 많이들 보신 경복궁 경회루입니다. 1412년 건축되었고 대한민국 국보 224호입니다. 국보 지정은 1985년 1월 8입니다. 이글에는 이 정도로 그치겠지만 다른 글에서는 좀 더 상세히 제가 아는 한도에서 역사적인 배경을 적어볼까 합니다. 물론 기존의 교과서들을 많이 참고해야겠지요.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벌써...;

한 가지 바람이라면 우리 유산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았으면 합니다. 외국에 알릴 우리만의 고유한 무엇들이 지금은 너무나 찾아보기가 힘이 듭니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첨단 스마트폰이나 자동차가 아니라 우리의 의식주였으면 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요? 초등학생들도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인데도 그런 것들이 점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것들조차 사라져가고 있지요. 국수주의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우리 뿌리는 알고 살면 어떨까 하는 바람입니다. 아마 글의 시작은 내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내일 가 볼 곳은 서울의 중심부의 어느 동네인데 생각보다 이곳을 아는 분은 극히 적으리라 생각이 되는 장소입니다. 


향원정은 여름에 가야 제맛인데 무엇보다 연꽃이 활짝 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떤가 모르겠지만 예전의 향원정은 말 그대로 옛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래서 시간의 개념조차 잊게 되던 그런 곳이었다. 위 사진은 16mm인데 아마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렌즈가 아닐까 싶다. 어안렌즈 특유의 느낌을 살리기에 적당한 바디를 쓰지 못해 아쉬웠던 날...

연꽃을 담아보려 이리저리 노력을 해봐도 쉽지 않은 것은 역시나 거리. 당시 D1x와 200mm 렌즈였는데도 좀처럼 마음에 드는 꽃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꽃이라는 게 피고지는 때가 있는 법인데 어느 날 갑자기 찾아가 왜 꽃이 없냐고 항의를 해봐야 무지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일 뿐...

살아가는 일은 결국 순리대로 따라가는 것이 상선(上善)이다. 즉 물처럼 살아가는 동안에 가장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이지 싶다. 그럼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우리네 삶은 물처럼이 아닌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삶을 보다 추구하는 모양새다. 꽃처럼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때가 되면 조용히 물러나 다음 개화를 기다리는 마음.. 그것을 우리네 인간은 참 갖기가 어렵다.

허나..어렵다 생각하면 또 끝이 없는 법.. 물의 흐름을 따라 꽃의 순리를 이해하는 마음을 얻기 위해 살아가는동안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 된다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경복궁을 자주 찾는 것은 고즈넉함과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이 아닐까 싶다. 삶의 각박함 속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인데 각자 개인이 그 평화를 찾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도시적인 느낌이 적은 공간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다.


꽤 오래 전..아마 10년은 더 된 필름 스캔이다. 디지털과 달리 필름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란다. 아날로그란 그런 것이다. 수치화되어 0아니면 1, 이런 식으로 딱딱 끊어져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흐르듯이 점점 퇴색되어 간다. 그것이 세월이고 시간과는 다른 흐름이다.


소위 쨍하고 또렷한 사진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흐릿하고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사진은 오로지 세월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물론 이것도 디지털 보정을 통해 가능하겠지만 자연스레 세월 속에 녹아난 감성과 감정을 숫자로 표현하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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