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y'라는 단어가 요즘 들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얼핏 봐서는 기술과 연관된 무엇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이 단어는 사실 2000년 초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용어로 개발자를 부르는 다른 별칭으로 사용되어 온 말이다.

당시 Techy의 우리말 번역은 '개발자'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개발자 중에서도 다소 폐쇄적인 자신만의 공간, 세계를 구축하고 개발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주로 지칭했다. 하지만 이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니며 자신의 개발에 대한 자신감과 독자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위 전문가를 부르는 말로 사용됐다.

한 개발자는 "개발자 사이에서 유행했던 개발자의 단계라는 글을 보면 '코더(coder)-프로그래머-Techy-개발자-엔지니어-설계자-컨설턴트' 라는 과정이 있다. Techy는 설계의 능력을 갖추지는 못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사용되던 Techy는 일부 블로거들 사이에서 얼리어댑터와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얼리어댑터들은 일반인들보다 먼저 어떤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이를 먼저 구입해 평가를 내린 뒤 주변 사람들에게 제품의 특성을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해온 사용자 집단으로 최근에는 이 얼리어댑터에 이어 프로슈머라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Techy는 이 얼리어댑터나 프로슈머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요즘 사용되고 있는 Techy는 이전까지의 개발자를 지칭하는 용어에서 정보 기술에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의미로 변화했다. 즉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제품 및 서비스 등 IT전반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다시 말해 '기술 애호가'들이다.

외국에서 Techy는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되며 이들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주요 IT전문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IT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이들의 의견은 신뢰성을 가진다는 것이 장점으로 최근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1인 미디어 상황에서 이들의 힘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005년 세빗에 참가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총괄 최지성 사장은 "삼성전자의 유럽 공략 전략은 이 Techy를 사로잡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을 정도로 기업에서도 이 Techy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로 MP3나 휴대폰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Q1도 초기 구매예상 고객을 Techy로 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업체들도 얼리어댑터나 프로슈머들도 '관리대상'이지만 실제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로 Techy를 꼽는다. 제품이나 트렌드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이들의 말 한 마디는 그야말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명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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