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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은 비 오는 날이 제격이다. 무언가 아스라한 그러면서도 고독한 이미지는 흑백이 아니면 좀처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때로는 흑백 자체가 주는 인상이 너무 강해 이미지 전체의 분위기를 무겁게 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구도나 노출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사진은 훨씬 우울한 분위기가 나버렸다. 사진은 그 장면을 찍는 순간의 사진가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시 내 기분이 이랬을까? 게다가 사용한 필름은 네오팬 50. 주미크론을 선택한 상황에서 네오팬은 적절한 선택은 아니었던 셈이다. 생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이 되어 버렸다.

우울한 날에 우울한 사진가와 우울한 필름..이런 조합이 만들어낸 사진은 어쩔 수 없는 우울한 컨셉인 셈이다. 사진이 정직하다가는 것은 이런 면이 아닐까.. 감정을 그대로 실어주니까..

Leica M6, Summicron 35mm f/2.0, Fuji Neopan,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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