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45를 헐값에 분양하고 들여놓은 펜은 80년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146이다.

146은 만년필史에서 가장 밸런스가 좋은 펜 중의 하나로 꼽히는 펜인데 149가 크기 때문에 실사용에서 조금 부담스러운 점이 있는 데 반해(물론 149의 큼직함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무게나 그립감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균형이 가장 잘 잡혀 있어 실사용으로 적당한 펜이다.



구형 146의 경우는 닙이 현대 146과는 달리 원톤닙으로 되어 있다. 70년대의 146이 상당한 플렉시블함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서는 약하나마 탄성도가 있는 편이어서 필압에 따라 제법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 146은 EF닙의 경우에도 상당히 굵게 나오는데 반해 구형 146은 상당히 얇은 필기가 가능하다. 이것은 몽블랑 만년필의 특징 중의 하나인데 빈티지 쪽으로 갈 수록 닙의 품질이나 탄성도가 좋다. 그래서 만년필 동호인들은 빈티지 몽블랑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현대 몽블랑의 경우는 뭐랄까 인간적인 면이 상당히 빠진 삭막한 도시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구형 몽블랑의 경우는 장인의 손놀림이 느껴진다고 말하면 좀 거창하지만 인간적인 면이 제법 느껴진다.



조금 아쉬운 것은 몽블랑의 가장 큰 장점인 풍성한 잉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두줄 에보나이트 피드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결국 또 다른 지름신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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