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선택의 순간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을 대처하는 자세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보통 갈림길에 직면했을 때 왼쪽을 택하느냐 오른쪽을 택하느냐의 결정은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차이는 커지게 된다. 하나의 갈림길을 택하고 걷다보면 또 다른 갈림길이 나오고 다시 선택의 순간을 거치다 보면 최초 내가 출발했던 지점과는 상당히 멀어지게 된다.

내 경우라면 최초의 선택은 의학 공부의 포기였고 두번째 선택은 법학 공부의 포기 그리고 세번째 선택은 결혼의 포기라고 할 수 있겠다. 선택의 순간마다 포기를 한 것을 보면 그렇게 긍정적인 인생은 아닌 게 맞는 것같다. 그러면 그렇게 포기를 하면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철이 없던 시절에는 좋은 여자를 만나서 내 가정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보기 위해 나름대로는 열심히 노력해보았지만 남과 인연을 이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절실하게 느낄 뿐이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연금술의 아주 기초적인 이 법칙은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반대로 어떤 것을 버리게 되면 그만큼 상대적으로 얻는 것이 있다. 우리는 버리는 것은 느끼면서도 얻는 것은 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포기한 것들은 느끼면서도 얻은 것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니 말이다...

어쨌든 다시 한 번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버리는 것이 먼저다. 어떤 결론이 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결론이 확실하다면 애초에 고민할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