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오랜 시간 사진을 찍고 있고 사진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정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늘 파인더 안을 들여다보면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다큐사진 쪽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그꿈을 접는 순간부터 문제가 된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사진은 인물 스냅입니다. 다만 그 인물의 모습이나 표정에 삶이 담겨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최민식 선생님은 영원한 사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요즘 들어 제 사진을 보면 어색하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대체 무엇을 담고자 하는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예전처럼 그림이 잘 그려지지가 않네요. 그저 멍한 풍경이나 생각없는 공간을 담고 있으니 큰일입니다.

요즘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워낙 보급이 잘 되어서 언제 어디를 가도 카메라 하나쯤은 다들 들고 다니지만 인터넷의 수많은 사진들을 봐도 거의 대부분의 사진들이 2차원의 이미지 이상의 의미를 그려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전 필름을 공부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아무 생각없는 사진들을 찍어내고 있네요.

오랜만에 다시 브레송의 글을 읽었습니다.

"To take a photograph is to align the head, the eye and the heart. It's a way of life."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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